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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원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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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제목 국참취재/ 할아버지, 할머니도 노무현이요!!!
작성자 넷파워 작성일 2002-12-18
IP 218.234.175.201 조회/추천 3159/392
정동영도 온몸을 던져 노무현 당선시켜준 분들의 뜻을 배반하지 않겠다

선관위의 알 수 없는 결정으로 이제 희망돼지 분양 및 수거는 모두 끝났다. 그런데도 아직도 유세현장에서는 심심치 않게 시민들이 저금통을 들고 나온다. 지나가던 아저씨 한 분이 연단으로 찾아와 기어코 정동영의원의 손에 3만원을 쥐어주고 간다.

정동영 본부장이 말을 잇는다.

"한나라당이 후원회를 열었습니다. 재벌들이 120억원을 가져다 주었습니다. 얼마 후 노무현 후보도 후원회를 열었습니다. 겨우 5억원 거쳤습니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희망돼지가 있습니다. 백원, 천원 모인 돈이 60억원을 돌파했습니다.

자갈치시장에서, 대구 칠성시장에서 3천원도 받았고, 박카스도 받았고, 귤 1박스도 받았습니다. 이 돈은 제발 썪은 구태정치 청산하라고 주신 돈입니다. 이대로가 좋겠다 생각하시면 이회창입니다. 그러나 통째로 바꿨으면 좋겠다면 생각하시면 정답은 노무현입니다."

알아먹는지 지나가던 일본인 관광객 일행이 손을 흔들고 박수를 친다.

명사회자, 황세곤 사무처장 쓰러지다

국참 돼지꿈유세단하면 정동영, 추미애, 임종석, 명계남을 떠올린다. 그러나 또 한 사람의 감초가 있다. 그 사람이 바로 황세곤 사무처장이다. 이미 DJ때도 유세단의 일원으로서 전국을 누비며 특유의 달변으로 뭇사람들의 시선을 끈 적도 있다.

지금 황세곤 사무처장은 사회자를 맡아 유세자들이 마이크를 잡기 전에 사람들을 불러 모으고, 멋드러지게 연설자들을 소개하는 그야말로 언어의 마술사다. 황사무처장 역시 전국을 누비고 다녔다. 목이 쉬어가 용각산을 연신 먹어대더니, 일이 터졌다. 엉뚱하게 일이 터졌다.

어제 점심을 서둘러 먹다 급체를 일으키더니, 결국 서울로 돌아와 과로까지 겹쳐 눕고야 말았다. 유세팀은 부천에 황사무처장이 나타나지 않았을 때에야 이 사실을 알게 되었다. 항상 유세팀 실무자들의 피로와 긴장을 풀어주던 이가 없으니, 현장의 맛이 상당히 떨어진다.

그래도 유세는 계속된다. 오늘은 1호선 투어다. 지하철 1호선과 국철을 따라 부천, 오류, 신도림, 노량진역앞에서 유세를 펼친다. 어제 비가 오더니 오늘은 날씨도 꽤나 쌀쌀하다.

할아버지, 할머니도 노무현이요!

어제도 없던 일정을 두개나 끼워넣어 애를 먹었는데, 오늘도 시작부터 걱정이다. 부천역 유세가 끝나자 예정에 없던 송내역으로 정동영의원이 향했다. 그곳에 꼭 들러달라는 배기선 의원의 요청때문이었다.

길에선 만난 할아버지 한분이 이러신다.

"내가 5년전 이 자리에서 김대중된다고 했다. 지금 다시 말하는데 이번엔 노무현 된다."

시작부터 기분이 좋다.

투표일이 다가오니 정동영본부장은 20,30대의 투표율이 걱정되나 보다. 가는데마다 젊은이들의 투표를 촉구한다. 대중연설의 특성상 간략하게 얘기하다 보니 때론 곤혹스런 지적을 받기도 한다. 정동영본부장이 20대의 투표를 촉구하면서, '할아버지 할머니들은 날씨가 궂어도 투표장엘 가시는데, 아무래도 이 표는 이회창표가 많다'는 식으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대부분은 말뜻을 이해들 해주시는데, 아무래도 연세드신 분들은 서운하신 것 같다.

수첩을 꺼내들고 몇자 적고 있자니, 올해 연세가 70이라고 밝히신 할아버지 한 분이 말을 건네온다.

"왜 노인들은 이회창이라고 그래? 난 노무현이야!"

곧이어 청중 속의 한 분도 외친다.

"우리 할머니도 노무현이에요!"

정동영본부장이 꽤나 민망했을 것이다. 그래도 기분은 무지 좋았겠지...

노무현을 부탁해!!!

예정에 없던 송내역을 들렀는데도 예상외로 정동영본부장이 오류역에 빨리 도착했다. 이제 흐리던 날씨도 개이고, 환환 햇살이 유세팀을 반긴다.

기분좋은 소리로 연설을 시작한다.

"제주에서 1등하면 대통령에 당선됩니다. 노태우도, YS도, DJ도 다 그랬습니다. 지금 노무현이 제주에서 15%을 앞서갑니다. 여러분! 노무현을 압도적 1등으로 만들어주십시오."

선거운동 기간 중 여론조사 결과는 공표할 수 없는데, 허허 이것참...
그래도 기분이 좋다. 운동원들과 지지자들의 어깨가 더욱 으쓱거린다. 지나가던 편지배달하는 공무원 아저씨도 차안에서 V자를 그린다. 트럭기사님은 경적을 울리며 환호를 해준다. 이제 하루 반만 지나면 새로운 정치의 희망이 열릴 것이다.

오류역 유세를 마치고 신도림역으로 도착했다. 여기서도 지나가던 할아버지가 자기도 노무현이란다. 할머니도 노무현이란다.

이제 한 고비만 넘어가면 됩니다

유세를 시작하기 전에 잠시 SBS 뉴스팀과 인터뷰를 했다. 정동영의원의 진가는 짧은 인터뷰에서 더 두드러지는 것 같다. 선거를 앞두고 마지막 한 마디를 부탁하는 것 같다.

"이제 한 고비만 넘어가면 됩니다. 낡은 정치, 헌 정치, 돈 정치 이것만 넘어가면 새로운 시대가 열립니다. 20, 30대가 투표장에만 가면 노무현이 압도적으로 당선됩니다."

취재팀의 필력이 한스럽다. 옆에서 들고 있을 때는 정말 짧은 말이 뇌리를 쳤는데, 일끝내고 컴퓨터 앞에 옮기려드니 맛이 안난다. 머리를 원망해야하는지 글솜씨를 탓해야하는지... 하여튼 짧지만 무지 힘찬 한 마디였다.(좋게 이해해주세요. 잠 안자고 올리고 있습니다.)

반가운 사람이 왔다. 쓰러졌다던 황세곤 사무처장이 나타났다. 이제 유세가 더 힘차게 진행될 것이다. 지나가던 아저씨 한 분이 고생한다고 격려를 해준다. 그러면서 유세차량인 대형 LED차량을 보고 다시 한번 고생한다고 한다.

LED 차량은 방송, 유세 장비가 통째로 들어있는 대형 트럭이다. 이 아저씨는 트럭 안에 든 무거운 장비들을 사람들이 들었다 놨다 하면서 움직이고 다니는 줄 아셨나 보다.

"이런 것들 끌고 다닐려면 얼마나 힘드세요. 힘내세요."

유세팀이 빙긋이 웃기만 한다. 다들 '이건 차에 고정되어 있는 거에요'라고 말씀드릴려다 아저씨가 하도 진지하게 걱정해주셔서 그저 듣기만 하는 모양이다.

정동영본부장이 볼륨을 최대한 키워달라고 부탁한다. 앞으로도 유세가 남았는데 아무래도 목소리가 쉬어가는 모양이다. 정동영본부장이 나긋나긋한 목소리로 연설을 시작한다. 그러나 이내 정본부장은 예전 모습으로 돌아가 열변을 토해낸다.

"오늘 아침 노무현 후보가 기자회견을 했습니다. '내가 당선되면 이 정권에서 인사문제, 부패문제 등에 책임이 있는 사람, 세력들은 법적, 정치적 책임을 물을 것입니다.'라고 했습니다. 기필코 여러분이 원하시는 깨끗한 정치를 이루어내겠습니다. (목소리가 커지며) 저 정동영이도 온몸을 던져 노무현을 당선시켜준 여러분들의 뜻을 배반하지 않겠습니다."

노무현은 농협사람들이 가장 좋아한다

이제 정동영본부장의 목이 조금은 갈라지기 시작한다. 그러나 격정적인 연설은 계속된다.

"농협 사람들이 노무현을 가장 좋아한다고 합니다. 노무현은 상고나와서 농협 시험에 떨어진 사람입니다. 송내역에서 마삼태씨라는 노후보의 부산상고 동문을 만났습니다. 자기가 학교다닐 때는 더 공부도 잘했고, 농협에도 붙었는데 사람 팔자는 정말 모를 일이라고 합니다. 노무현이 떨어진 농협에 다니고 있는 분들은 얼마나 자랑스럽겠습니까?"

"노무현은 농협에만 떨어진 게 아닙니다. 6번 선거에 나서 겨우 2번 당선되었습니다. 4번이나 떨어지고도 고집으로 고집으로 역경을 헤쳐 나온 힘이 오늘의 노무현을 만들었습니다."

"어제 이회창후보가 광고에서 새로운 대한민국을 외쳤습니다. 자기는 보수가 아니라 개혁적인 사람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올 봄에 한나라당 경선에서 이회창 후보는 최병렬의원과 서로 자기가 보수 원조다라고 싸우기까지 했습니다. 보수다, 보수다 해서 안되니까 이제와서 개혁을 이야기합니다. 그런다고 개혁세력이 되는 것입니까? 젊은 사람들은 이회창이라 말하면 쪽팔린다고 말 못한다고 합니다."

반가운 소식을 들고 왔습니다

오늘의 대미는 부산 서면 유세다. 정동영의원도 급히 부산으로 지원가기로 되었다. 6시 반 비행기를 타야한다. 그런데 신도림역 유세를 마치고 노량진역으로 오니 다섯시 30분이다. 큰 일이다. 퇴근길이 시작되는데... 아쉽지만 한 10분 정도만 연설을 하기로 했다.

그러나 오늘도 일이 어려워진다. 5시 50분이 되어서야 공향으로 떠날 수 있었다. 학원 앞을 지나가던 젊은이들이 모여들고, 공중육교 저편에서 큰 소리로 외쳐대는 아저씨, 아주머니들의 환호를 마냥 뒤로할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어떤 젊은이는 자신의 옷에다 사인을 해달라고도 한다.

어찌됐든 어렵게 유세를 마치고 공향에 도착하니 출발 5분전.

먼저 도착한 국참의 손정주 법무팀장이 그나마 먼저 티켓팅을 마쳐주고 공항 직원분들이 도와주어서 비행기를 탈 수 있었다.

서면에 도착했더니, 먼저 내려온 추미애 본부장이 열변을 토하고 있었다.

사회는 명계남 단장. 이건 완전히 국참판이다.

추미애 본부장의 연설이 날로 호응이 높아지고 있다. 강단있는 여성 지도자의 연설인지라...

사람이 너무 많다. 누가 나보고 몇명이나 될 것 같냐고 물어본다. 도저히 알 수가 없다. 내가 서있는 위치에선 끝이 보이지 않는다. 누구는 한 2만명이라고도 하는데, 대개들 만 오천명 정도되는 것 같다고 한다. 세워서 확인할 수도 없고... 하여튼 이후의 연설은 정말 드문드문 적을 수밖에 없다.

취재팀도 분위기에 함께 어우러지지 않을 수 없었다. 수첩을 꺼내들고 적기보다는 박수치고 환호하는 행동이 본능적으로 튀어나왔기 때문이다. 드문드문 적더라도 이해해주시길...

추미애 의원이 연호를 유도했다. '노무현! 노무현!' 청중 수가 많다보니 왼쪽과 오른쪽, 앞과 뒤가 박자가 안맞는다.

추미애 본부장이 다시 연호를 유도한다. 그리고는

"21세기는 동북아 시대...동북아시대를 열려면 노무현입니다...50대 지도자를 뽑아 신동북아 경제시대를 앞서갑시다."

연설 도중 도중 추미애 의원이 힘차게 손을 치켜든다. 마치 여전사를 보는 것 같다.

돼지엄마 추미애 본부장의 뒤를 이어 정동영 본부장이 마이크를 잡았다. 노란풍선, 노란 옷이 한 차례 일렁인다. '정동영! 정동영!'을 연호한다.

"감사합니다. 하지만 오늘은 노무현입니다. 여러분이 원하는 소식을 압니다. 반가운 소식을 들고 왔습니다. 이제 하루만 지나면 노무현이 대통령이 됩니다. 승리가 임박했습니다.

경남북만 빼고 노무현이 압도적으로 1등입니다. 그런데 오늘 부산이 뒤집어지고 있습니다. 이제 부산에서 뒤집어지면 대한민국 전체에서 1등입니다."

"노무현 정부는 새로운 세력과 함께 지난 30년간 가보지 못한 새로운 길을 개척할 것입니다. 여러분께서는 누가 이 땅의 낡은 정치를 깨뜨리고...(뭐라뭐라) 입니까?"

"노무현"

"누가 재벌경제, 정경유착을 끝장내고...(뭐라뭐라) 입니까?"

"노무현"

"성장과 복지, 복지와 성장을 두 바퀴로 굴려서 사회적 약자의 눈물을 자기 일처럼 아파하고 닦아줄 사람이 누구입니까?"

"노무현"

"이땅에서 영원히 전쟁의 공포를 없애고 통일을 15년 앞당길 사람이 누구입니까?"

"노무현"

"지역을 넘어, 빈부계층을 넘어 국민을 통합시킬 진정한 지도자가 누구입니까?"

"노무현"

연호 속에 노무현 후보가 도착했다. 도저히 헤쳐나오질 못한다. 이제 국참 취재도 잠시 멈춰야겠다. 취재팀도 노후보의 연설을 들어야하니까...그리고 후보 연설문팀이 친절하게 이야기를 올려줄테니까...

오늘 밤에는 모든 식구가 모여 포장마차에서 소주라도 한 잔 했으면 좋을 것만 같은 밤이 계속된다.

(국참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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