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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제목 도시행정 전공자로서 행정수도 이전에 대하여...
작성자 흥인지문 작성일 2002-12-11
IP 61.99.2.44 조회/추천 2454/0
제 전공은 <도시행정>입니다...
처음 전공을 선택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줄곧 각종 도시문제, 예컨대 인구문제, 주택문제, 교통문제, 환경문제 들에 대해서 나름대로 고민하고 그 해결방안들을 모색하는 데 관심을 두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 현재 수도권의 과밀 문제는 어떤 실정입니까?

아시다시피, 이미 서울과 인천과 경기도를 포함한 수도권은
국토의 10%에 불과한 지역이지만,
전국 인구의 45% 이상이 모여 살고 있는 기형적인 상태입니다.
이에 수반하는 주택문제가 심각하다 보니 서울의 과밀인구가
주변에 있는 인천광역시와 경기도로 이전하면서
위성도시들이 과다팽창하였습니다.
그렇지만, 자족성을 갖추지 못한 위성도시의 주민들이 여전히
서울로 출퇴근하면서 자연히 교통문제가 심각하게 대두되었죠...
출퇴근시간에 서울로 오가는 도로는 말 그대로 주차장을 방불케 되었죠.

이에 따라 각종 차량에서 나오는 매연가스와 아파트 과밀로 인한 환경파괴,
녹지지역을 아스팔트로 포장하는 바람에 장마때 홍수가 빈발하는 문제들,
교통량 증가와 신공단의 건설 등으로 발생하는 소음공해 등등...

결국 이런 모든 문제들이 좁은 나라에
전 국민이 고르게 퍼져서 살면서 안락한 주거밀도를 유지하고
직장과 주택이 가깝도록 하여 통행시간과 통행량을 줄이게 하는
좋은 방법을 찾을 수밖에 없도록 하는 것입니다.

옛말에 "사람은 나면 서울로 보내고, 말은 나면 제주도로 보낸다"는
말이 있는 것처럼, 우리 나라 사람들은 대부분
사람이 많이 모여 사는 서울지역에 살아야만 남들에게 자랑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자부심을 느낀다고 생각하였습니다...

그러나, 이제 시대가 달라졌습니다.
국민들이 좁은 수도권에 모여서 나쁜 공기 마시고, 나쁜 물 먹으며
힘들게 사는 것보다는,
넓은 지역에 살면서 좋은 공기, 좋은 물 마시며 사는 것이
더욱 잘 사는 것이라는 인식이 퍼져 가고 있습니다.

이제 행정의 중심지, 정치의 중심지, 경제의 중심지, 문화의 중심지가
오로지 서울 한 곳이어야만 한다는 중앙집권적이고 권위주의적인 시대는 가고,
지방이 해당 지역의 주인이 되어서 각자 특색있는 문화, 특징적인 분위기를
만들어가는 지방분권의 시대가 되고 있습니다.

서구유럽의 경우를 살펴 보아도,
미국의 수도는 워싱턴이지만, 경제의 중심지는 뉴욕이구요,
호주의 수도는 캔버라이지만, 경제의 중심지는 시드니입니다.
캐나다의 경우도 비슷합니다...
그외에도 여러 나라들이 일극 중심이 아닌 다극 중심의 국가운영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통일을 대비해서도 행정수도 이전은 꼭 필요합니다.
저도 처음엔 통일할 경우엔 지금의 서울을 통일한국의 수도로 적당할 것이라고 단순히 생각하였습니다.
그렇지만, 현실적으로 실현 가능한 통일 방식을 생각해 보면
그렇게 쉽게만 생각할 수 없는 부분이 있습니다.

어차피 현재의 남과 북이 어느 한쪽에 흡수 통일되는 방식은
실현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바람직하지도 않습니다.
두 쪽이 동등한 지위를 누리면서 자연스럽게 민족 동질성을 회복하여
연방제 형태의 국가가 될 가능성이 제일 높습니다.
그렇다면, 통일 한국의 수도로는 남과 북의 중간정도인 개성 지역쯤에
만드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통일한국의 정부는 외교와 국방 등 대외적인 문제들을 주로 전담하는 될 것이구요...
그렇다고 하더라도, 남쪽 지방자치 정부와 북쪽 지방자치 정부도 여전히
유지되어야 할 것이구요. 각각 해당지역의 경제, 행정 문제들을 전담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남쪽의 중간지역인 충청지역에 행정수도를 두는 것이
통일 이후를 대비하기에도 좋은 대안이라는 것입니다.
반드시 현재의 대전 지역은 아니지만, 충청권은
서울과 부산과 광주와 강원지역에서 동시에 출발할 경우
2시간 안에 도달할 수 있는 지리적 이점을 갖고 있습니다.
그리고, 대전에는 이미 통계청과 같은 특별행정기관들이 이전해 있구요,
가까운 지역인 청주에 국제공항이 있어서 나름대로 이점도 있습니다.

다만, 이런 <꼭 필요한 "행정수도 이전" 공약>이 하필 대통령 선거 직전에 터져 나왔느냐 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그렇지만, 그렇게 볼 것만도 아닙니다.

적어도 도시계획이나 도시행정을 전공한 전문가들의 대부분은
이런 과밀한 수도권의 유지보다는 행정수도의 이전을 통한
대대적이고 획기적인 조치가 필요하다는 데 동의하고,
연구를 해왔습니다.
그런 연구 성과들을 노무현 후보 캠프에서
공약으로 채택한 것이라고 보아야 합니다.

물론, 현실적으로 충청권의 표를 의식한 때문이라고 보셔도 큰 무리는 없습니다.
하지만, 대통령이 되겠다고 후보로 나선 사람이
표를 의식하지 않고 아무 계획없이 그렇게 크고 중대한 계획을
발표한다는 것도 의아할 일입니다.

특정지역의 표를 의식해서만 한 일이라면
특정지역의 표는 얻을 수 있겠지만,
여타의 지역에선 표를 잃을 수도 있는 것이구요...
그런 것을 감안하고서도 계속 구체적인 청사진을 제시하는 것이라면,
좀더 깊이 있게 검토해 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특정지역을 키우는 것이 동시에
불균형적인 수도권의 비대화 문제를 해결하면서
전 국토의 균형 발전과 국토공간의 효율적인 운용에 도움이 되는 것이라면,
정치적인 의미가 가미되었다는 이유만으로 배척할 일은 아닌 것입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지역감정의 골을 메우고 지역통합의 정치를 이루고자 하는 공약도 마음에 들지만,
전 국토를 균형적으로 발전시키면서 동시에 수도권의 과밀을 억제하는
행정수도 이전 공약이 더욱 마음에 듭니다...

생각의 차이가 분명 있을 수 있습니다.
국민투표에 부쳐야 한다는 의견도 있네요...
좋습니다.
올바른 정보를 충분히 전달하고 구체적인 이전 계획과 절차는
국민의 의견을 묻는 절차를 밟을 수 있을 것입니다.

단지 부탁드리고 싶은 것은,
충청도 표 얻으려고 선거용으로 만든 "빌 공(空)자 공약"이라는
무참한 의견만은 자제해 주십시오...
한 번 더 생각해 주시라는 말씀입니다.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국민에게 빚지고 국민에게 빚갚는 국민후보 국민대통령,
이런 멋진 대통령 만들어 보는 것이
제 작은 소망이랍니다*^^*

흥인지문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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