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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제목 [입체분석] D-3 판세...노무현 우세 지속, 이회창 맹추격
작성자 운영진 작성일 2002-12-16
IP 211.51.58.123 조회/추천 4267/0
오마이뉴스 기사입니다.-편집자

민주당 "100만표 안팎으로 승리"
한나라 "50만표 이상 역전승 가능"

D-3. 대선이 불과 사흘 앞으로 다가왔다. 여론조사 결과가 공표 금지된 지 20일이 지났다. 그런데도 각 당은 물론 언론사와 여론조사 기관이 숨가쁘게 움직이고 있다. 결과 공표만 안될 뿐이지 여론조사는 가능하기 때문에 '물밑 작전'을 수행하는 것이다. 각 대선후보 진영에서는 앞서가는 쪽이나 뒤처진 쪽 모두 손에 땀을 쥐고 있다. '굳히기'와 '막판 뒤집기' 모두 엄청난 에너지가 소모되는 탓이다.


▲ 14일, 노무현 후보 창원 유세

ⓒ 오마이뉴스 권우성

대선 D-3, 노무현 우세 지속, 이회창 맹추격

97년 대선 결과는 그야말로 '반집 승부'였다. 1.5% 포인트 차이였던 최종 결과도 그랬고, D-3 시점부터 박빙의 접전 양상이 벌어진 것도 그랬다. 그렇다면 올해 대선 결과는 과연 어떻게 나올 것이며, D-3의 시점에서 이회창-노무현 후보의 격차는 어느 정도가 될까. 모두의 눈과 귀가 여기에 쏠려 있다.

"오차범위 안에서 격차가 벌어진 여론조사 결과는 무의미하다"는 여론조사 전문가들의 '명제'에 따른다면, D-3 시점에서도 올해 대선 결과는 예측하기 어렵다. 다만, 14∼15일까지 조사된 각 여론조사 결과들을 놓고 보면 97년 대선 때와는 다소 다른 분위기다. 막판 변수가 남아 있긴 하지만, 대다수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조심스럽게 기존의 여론조사 트랜드가 큰 틀에서는 유지되고 있는 양상으로 보고 있다.

지난 11월 26일 여론조사 결과 공표 금지 직전이자 '노무현-정몽준 단일화' 직후에 조사된 여론조사 결과는 노무현 후보가 이회창 후보를 6.3∼9.1% 포인트 차이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노 후보는 영남을 제외한 수도권·충청·호남 등에서 우세를 보였고, 강원·제주 등에서는 백중세였다. 그러나 당선 가능성에서는 이 후보가 노 후보를 30% 포인트 이상 크게 앞섰다.

최근에는 다소의 흐름 변화가 감지된다. 가장 큰 변화는 수도권의 격차가 단일화 직후보다는 좁혀졌고, 부산경남과 충청권도 부동층이 늘었다는 것. 그러나 큰 틀에서는 두 후보간 격차가 다소 줄어들었지만 전체 추세가 역전된 것은 아니다. 노무현 후보의 우세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이회창 후보가 맹추격을 하고 있는 중이다. 두 후보간 당선가능성에 대한 격차는 크게 좁혀졌다.

총 유권자수 3천499만명, 97년보다 8.4% 증가

올 대선의 총 유권자수는 3499만1529명(부재자 86만7476명 포함)으로 확정됐다. 97년 대선 때보다 270여만명(8.4%)이 증가한 수치다. 97년 대선 때의 투표율은 80.7%. 당시 '빅3'였던 DJ·이회창·이인제 후보가 98.25%, 권영길 후보를 비롯한 네 명의 군소후보가 1.75%를 득표했다.

올 대선의 투표율을 80%로 가정한다면 총 투표자수는 약 2800만명이 될 전망이다. 97년 대선 때 DJ와 이회창 후보의 표차는 약 39만표(1.5%)에 불과했다. 1위와 2위의 표차가 50만표도 넘지 못했던 것이다. 올 해 대선은 특히 박정희 후보와 DJ가 맞붙었던 71년 선거 이래 31년 만에 찾아온 양자대결이라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대접전의 양상을 보이고 있다. 71년 선거에서 박 후보는 94만6900여만표(7.6%) 차이로 DJ를 눌렀지만 표차는 100만표를 넘지 못했다.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올 대선에서 1위와 2위의 표차는 대략 1∼3%대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득표수(투표율 80%)로 따지자면 최소 28만표(1.0%), 최대 109만여 표(3.9%)의 표차가 날 것이란 얘기다. 여론조사의 판별분석 결과를 들여다보면 이들의 예측에서 크게 벗어나 있지 않다.

민주당은 최근 행정수도 이전문제가 크게 쟁점화되면서 지지율이 조금 빠지긴 했지만 여전히 오차범위 안팎에서 이회창 후보를 앞서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각 여론조사기관의 최근 여론조사 결과(12∼14일)에서도 노 후보는 아직까지 아슬아슬하게 오차범위 안팎에서 우세를 지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1주일 전 지지율에서 조금 빠진 상황이다.

민주당, "100만표 안팎으로 승리할 것"

민주당 선대위의 한 핵심관계자는 예상득표와 관련 "3% 정도의 차이는 날 것"이라며 "100만표는 넘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이 관계자는 또한 "행정수도 이전문제로 수도권 지지율이 조금 빠져나간 것은 사실이지만 한나라당의 주장이 흑색선전임이 점차 드러나고 있어 현재 진정되고 있는 국면"이라며 "16일 TV합동토론을 통해 행정수도 이전 공방을 마무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은 정몽준 대표의 지원유세가 막판 판세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한나라당의 강세지역인 영남·충청·강원권에서 '단풍'(單風: 단일화 바람)이 불어 지지율을 최대한 끌어올릴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부산 선대위의 한 관계자는 "35% 이상의 득표는 가능하다"며 "이회창 후보의 PK지역 지지율은 50%대를 넘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PK지역에 이어 TK지역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 특히 이재용 전 남구청장이 노 후보 지지선언을 했고, 이수성 전 총리가 편지를 통해 소극적이나마 사실상 지지선언을 했으며 최근 김중권 전 대표가 귀국해 노 후보 지지를 선언하고 지원유세를 펼치고 있기 때문.

대구지역 선대위의 한 관계자는 "지난 97년 대선에서 DJ가 12.9%를 얻었는데 우리의 목표는 30% 정도"라며 "최근 부동층이 늘고 있고 40대 표심이 노 후보 쪽으로 많이 움직이고 있어 우리에게 유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민주당측은 한나라당이 막판에 돈·조직선거를 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막판 변수로 꼽았다. 경기도 선대위의 한 관계자는 "한나라당이 최근 유세전으로는 안된다고 판단했는지 밑으로 기어들어가 금품살포 등 '두더지작전'을 쓰고 있다"고 지적했다.


▲ 12일, 이회창 후보 마산 거리유세

ⓒ 오마이뉴스 이종호

한나라당, "50만표 이상으로 막판 역전승할 것"

한나라당은 현재 행정수도 이전문제가 쟁점화되면서 노무현 후보와의 지지율 격차가 이전보다 더 좁혀졌으며 역전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후보의 한 핵심참모는 "지난주부터 서울의 40대가 이회창 후보 쪽으로 돌아서고 있다"고 주장했다. 최근 한 여론조사 결과 판별분석에서 이 후보가 하룻만에 노 후보와의 지지율 격차를 2% 포인트 더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 하지만 여전히 단순지지도나 판별분석에서 아주 근소한 차이로 지고 있다는 점은 한나라당도 인정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올해 선거도 97년 대선 때처럼 박빙의 승부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예상득표와 관련, 대체로 1∼2% 차이로 대연전극을 펼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즉 최저 28만표에서 최대 81만여표 차이로 이길 수 있다는 것. 한나라당 선대위의 한 관계자는 "50만표 이상의 차이로 막판에 역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하기도 했다. 하지만 한나라당측은 역으로 '97년 대선'(39만표 차이)이 재현될 수 있다는 점에서 막판까지 경계심을 늦추지 않고 있다.

한나라당은 일단 '행정수도 이전문제'가 지지율 반등에 날개를 달아주고 있다고 보고 방송토론과 수도권 거리유세에서 이를 집중 부각시키고 있다. 이를 통해 수도권 30·40대의 표심을 이 후보 쪽으로 돌려놓겠다는 전략이다. 또한 한나라당은 '정몽준 효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정몽준 대표의 노 후보 지원유세가 부동층을 흡수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그래서 연일 '후보단일화 흠집내기'를 통해 노 후보와 정 대표를 싸잡아 공격하고 있다.

한 핵심당직자는 "노 후보가 재벌 2세와 손잡은 채 재벌개혁을 외치고, DJP 공조와 같은 권력 나눠먹기를 하면서 새 정치를 외치고, 북핵 파문으로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 외교·안보문제를 정 대표에게 맡긴다고 선언해 자기정체성을 잃어버렸다는 점을 집중 부각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미디어대책을 총괄 지휘하고 있는 윤여준 의원은 "두 사람이 같이 뛴다고 해도 추가 득표요인은 없을 것"이라며 '정몽준 효과'를 평가절하했다.

한나라당은 또한 나라종금 비자금이 노 후보 측근들에게 전달됐다는 의혹과 관련 16일 특검제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이규택 원내총무는 "노 후보 측근인 A씨와 Y씨에게 건네진 2억5000만원이 노 후보에게 전달됐는지 여부가 핵심"이라며 "대선과 관련없이 즉각 임시국회 열어서 특검제를 통과시키겠다"고 벼르고 있다.

이 총무는 특히 "노 후보가 2000년 총선 끝나고 '돈을 원도 한도 없이 썼다'고 말했는데 바로 이런 돈이 들어간 것 아닌가 생각한다"며 칼끝을 노 후보에게 겨냥했다. 하지만 이러한 한나라당의 대응이 진실규명보다는 정치공세에 더 무게중심을 두고 있어 유권자의 표심을 사로잡기에는 역부족일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은 여론조사에서 노 후보의 우세지역으로 나타난 충청권에서 분위기가 반전돼 이 후보가 대전을 제외한 충남·충북에서 노 후보를 앞질렀다고 보고 있다. 또한 PK지역에서도 노풍을 잠재웠다고 평가하고, '불안한 후보론'을 다시 부각시켜 지지표 굳히기에 들어간다는 계산이다. 한나라당은 특히 선거가 막판에 접어든 점을 감안해 자신들의 최대 강점인 '조직'을 최대한 가동해 부동표 흡수에 나설 계획이다.

최대의 부동층, 대전·충청과 20대의 표심은?

15∼16일 MBC와 <조선일보> <동아일보>는 여론조사 판세분석을 보도했다. 이들 언론사는 한국사회과학데이터센터, 코리아리서치센터 등의 여론조사 기관과 함께 조사한 내용을 근거로 막판 변화의 추이를 점검했다.

3사의 판세분석 결과, 공통된 사항은 부동층이 97년 이맘 때보다 늘었다는 것이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대략 30% 안팎이 부동층인 것으로 나타났다. <동아일보>는 부동층이 23.3%라고 했지만, 무응답을 포함하면 대동소이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조선일보>는 "예전과는 달리 부동층이 줄지 않고 있다"고 봤고, <동아일보>는 "부동층이 빠른 속도로 줄고 있다"고 엇갈린 분석을 한 게 특이했다.

부동층이 가장 많은 지역이 대전·충청이라는 것에도 이견이 없었다. 이는 노 후보의 '행정수도 이전' 공약 논쟁이나 '친노(親盧)-친창(親昌)'으로 엇갈린 정몽준-이인제의 지원 효과, 속내를 잘 드러내지 않는다는 충청 표심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 충청 표심이 수도권, 부산·경남과 더불어 '최대의 격전지 빅3'로 꼽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다만, 호남의 경우 <조선일보>는 부동층이 가장 적은 것으로 봤지만, MBC에서는 광주·호남의 부동층이 28.%로 대전·충청(30.5%)만큼이나 높은 것으로 나타나 대조를 이뤘다.

각 언론사 여론조사 결과, 부산·경남의 부동층이 20%를 상회하는 것도 눈 여겨 볼 대목이다. 부동층이 늘어난다는 것은 결국 표심이 흔들린다는 이야기다. 또한 어떤 조건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이른바 '벽돌 표'는 웬만해서는 흔들리지 않는다. 따라서 부산·경남의 부동층 증가는 이 곳에서 우세를 보이고 있는 이 후보의 표가 더 많이 '갈대 표'로 변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나이별로는 젊은층일수록 부동표가 많다. 16일자 <조선일보>에서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20대가 40%로 가장 많고, 50대가 20%로 가장 적었다. 이러한 결과는 50대에서 앞서고 있는 이 후보보다 20대에서 앞서고 있는 노 후보에게 불리한 조건이다. 부동층은 지지 후보를 결정한 사람들보다 소극적인 투표 행태를 보이는데다가 후보 교체 가능성도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막판변수: 행정수도 이전과 북한 핵

아직 드러나지 않은 돌출 변수를 제외한, 대선 막바지의 최대 쟁점은 '행정수도 이전'과 '북한 핵' 문제다. 그렇다면 이같은 문제에 대한 여론은 과연 어떤가.

16일자 <동아일보>에 따르면, '행정수도 충청권 이전'에 대해 전체적으로 반대(41.9%)가 찬성(30.7%)보다 11.2%나 많게 나왔다. 최근 노 후보가 수도권에서 이 후보에게 격차를 좁혀주는 추격을 허용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그러나 11일과 14∼15일의 조사 결과의 변화 추이가 흥미롭다. 서울의 경우 11일에는 반대(56.9%)가 찬성(22.8%)보다 두 배 이상 높게 나타났는데, 14일에는 반대 48.8%, 찬성 30.6%로 '찬·반 격차'가 절반 가량으로 좁혀졌다. 수혜자라 할 수 있는 대전·충청은 거꾸로다. 11일에는 찬성(61.8%)이 반대(21.1%)의 세 배 가까이 됐으나, 14일에는 찬성 53.2%, 반대 21.7%로 '찬·반 격차'가 10% 가량 줄었다.

행정수도 이전 문제에 대한 서울과 대전·충청의 여론이 며칠 사이에 바뀐 것처럼 여론조사 결과도 비슷한 추이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민주당에서는 "다소 주춤하던 수도권의 '창-노 격차'가 더 이상 좁혀지지 않고, 미세하게나마 더 벌어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 반면, 한나라당은 "아직까지도 수도권의 격차가 좁혀지고 있는 추세"라고 주장한다.

북한 핵 동결 해제 방침에 따른 2002년판 '북풍(北風)'도 막바지 대선 변수 가운데 하나다. 대다수 정치 전문가들은 '북한 핵 문제'의 파장이 어느 후보에게 유리하게 작용할지 섣불리 판단할 수는 없지만 이전 대선 때처럼 큰 영향을 주는 변수로 작용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16일자 <동아일보>에서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이 사안이 '한반도 안정에 심각한 위협(21.2%)'이 되거나, '어느 정도 위협(37.4%)'이 될 것이라는 답변이 '별다른 위협이 되지 않을 것(26.4%)'이라는 답변보다 두 배 이상 많았다. 15일 MBC <뉴스데스크>에서는 '북한 핵 문제'를 다른 각도로 조사했다. 그 결과, '북한 핵 문제'를 '대화로 해결해야 한다(56.3%)'는 입장이 '강경 대응(23.3%)'보다 두 배 가량 높았다.

이 두 조사결과를 거칠게 분석한다면, 절반이 넘는 응답자가 '북한 핵 문제'가 한반도 안정에 심각한 위협을 주고 있으며, 이 문제를 대화로 풀어야 한다고 답변한 셈이다. 흥미로운 것은 15일 이회창 후보가 키워드로 제시한 '안정이냐, 불안이냐'와, 노무현 후보가 밝힌 '전쟁이냐, 평화냐'라는 슬로건에 대한 모범 정답이 이번 답변을 통해 제시됐다는 것이다. 따라서 북한 핵 문제가 어느 일방에 유리하게 작용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앞으로 3일, 디데이(D-day)가 지나면 각 언론사들에서는 '여론조사 공표 금지' 기간 동안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할 것이다. 그리고 지금까지 벌여왔던 여론조사와 최종 결과 간의 '함수 관계'를 풀이할 것이다. 그러나 역대 대선에서 그래왔듯이 그 둘 간의 함수 관계에는 언제나 '미지수'의 영역이 존재할 것이다. 그 미지수가 바로 유권자의 표심이자 민심이다.


이한기/구영식 기자 hanki@oh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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