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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제목 젊은 과학기술자들의 "새정부에 바란다"
글쓴이 한국과학기술인연합 날짜 2003-01-06 오후 9:42:00
IP Address 211.203.46.99 조회 /추천 1647/255
2003년은 새 정부가 5년의 한국 역사를 새로 써나가는 첫 해이다.

'한국과학기술인연합'은 21세기 첫 대통령으로 진보적 성향이 강한 노무현 당선자가 된 것을 축하하며, 한국이 당면한 대내외적인 위기를 극복해나가는데 있어서 활기찬 추진력과 민주평화적인 리더쉽을 적극 발휘해 주기를 기대한다.

현재 북핵문제를 위시로 한 주변 안보상황과 국내외 경제상황이 불확실하며, 청년실업, 이공계 기피, 이민자 증가 등의 사회적 문제는 근본적인 대책이 없이 표류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 상황 타개를 위해서는 안이한 현실인식이나 보수적 접근 대신, 혁신적인 발상과 개혁적 접근이 보다 적합하다고 본다.

지난 40년간 우리나라는, 공업입국에 의한 경제부흥, 민주화와 문민정권 수립, IMF극복과 경제개혁을 위해 달려왔다. 이제 그간 닦아놓은 경제 및 민주화의 토대 위에, '과학기술 강국'으로 선진국에 진입하는 것이 남겨진 숙제라는 판단이다.

이에 새 정부에 젊은 과학기술자들이 바라는 바를 다음과 같이 모아본다.

<b>1. 국정지표: 과학기술 혁신을 통한 국가 경쟁력 확보를 최우선 순위로</b>

지난 5년간 한국경제를 지배해온 IMF사태는 금융 유동성 부족이나 재벌 경제 집중이 직접적 원인이지만, 근본적으로는 지난 20여년간 국가 경쟁력이 지속적으로 저하되어 발생한 위기라는 진단이다. 물론 금융개혁과 재벌개혁은 앞으로도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한다. 하지만, 근본적으로는 수출주도형 경제구조를 갖고 있는 우리나라로서는 우수한 이공계 인력을 바탕으로 선진국수준의 첨단기술을 확보하는 것만이 살길이다. '이제 기술은 충분하다'는 일부 지도층 인사의 안이한 현실인식은, 우리가 결코 제2의 IMF사태로부터 안전하지 않다는 것을 반증하고 있다.

실권자 장쩌민을 비롯한 중국 최고 지도자들이 전원 이공계로 바뀐 사실이나, 후진타오가 앞으로 20년이내에 중국의 GDP를 4배로, 50년이내에 미국 다음의 경제대국으로 중국을 성장시키겠다고 천명한 점은 사소하게 볼 일이 아니다. 기술관료가 80%이상을 점유하는 중국 정부가 국가정책의 최우선 순위를 첨단 과학기술 확보에 둔 것도 예사롭지 않다. 중국에 인권문제나 부정부패 문제같은 것이 없어서, 금융이나 유통, 마켓팅이 중요하지 않아서 국운을 과학기술에 거는 것이 아니다.

독일이나 일본의 경우에도 마땅한 부존자원이나 넓은 영토도 없이 세계 3위 및 2위의 경제대국이 될 수 있었던 것은 다름아닌 우수한 이공계 인력을 육성하고, 이공인들이 국가발전의 주역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단지 연구인력이나 산업인력으로서가 아니라 기업경영, 마켓팅, 관료의 과반수가 이공계라는 것이, 독일과 일본이 기술강국이 될 수 있었던 배경 중 하나다.

한편 우리나라는 2차산업 종사자 28%가 GDP의 44%를 창출하여, 3차산업의 2배, 1차산업의 4배에 달하는 생산성을 보이는, 독일, 일본, 중국과 같이 전형적인 기술중심의 경제구조를 갖고 있다. 참고로, OECD국가 중에서 유난히 3차산업 비중이 커 2차산업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은 미국(OECD 28위)은 이제 더 이상 한국의 경제모델로 삼기에는 부적절하다는 생각이다.

이번 인수위원 25명중에 이공계 인사가 1명밖에 안 되고, 이에 따라 '10대 국정방향'도 현실성과 혁신성이 모두 결여된 채 정치적 상징성만 중시된 공리공론적 성격이 강하다는 것이 과학기술자들의 분석이다. 이대로라면 앞으로 5년후 경제, 안보, 사회, 정치적 측면에서 어떻게 선진국에 근접할지 비전이 불확실하다. 국정 운영의 큰 틀을 짜는데, 지난 20년간 소홀히 취급돼왔던 '국가 경쟁력 확보'로 주제를 단순화 할 것을 주문한다.

<b>2. 정치분야: 주민이 주인되는 직접 민주주의 실현</b>

그동안 좁게는 과학기술인, 넓게는 이공인들에게 있어서 정치는 별천지였다. 관심을 가질 필요도, 관심을 가질 수도 없으며, 자신의 인생과는 무관한 영역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IMF로 무너진 생존권, 그리고 2002 월드컵과 네티즌이 주도한 대선에 적극 참가한 젊은 이공인들의 생각은 다르다.

정치가 제대로 되어야, 민주주의가 제대로 되어야, 이공계 차별이라는 의식구조가 개벽되어야, 이공인들의 행복은 물론 생존권도 보호받을 수 있다는 것을 집단적으로 자각하기에 이르렀다. 따라서 과거 어느 때보다 노무현 정권의 출범에 많은 기대를 보내고 있는 것이다.

국민의 대표인 국회의 구성원부터 법조인, 정당인, 언론인 일색이며, 사회 지도층에 이공계가 지나치게 배제되어 있다는 것을 이공인들은 이제 더 이상 당연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특히 국회내 이공계 위원회인 과기정통 위원회마저 이공계 의원이 10%도 안되는 것에는 아예 망연자실해 하고 있다. 이렇게 직업적으로 편중되어 가지고는 국회가 국민을 제대로 대표한다고 볼 수가 없다. 이 점에 대해서는 이공계에 대한 비례대표 할당을 약속한 노당선자에게 기대를 보내며, 장차 이공계와 더불어 여성계, 노동계, 교육계 등의 적극 진출로 계층적으로 균형잡힌 국회가 되길 바란다.

또한 관료사회의 문과계 독식현상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을만큼, 비능률과 전시행정, 복지부동, 서류중심, 정치적 성향을 드러내고 있어 인적인 개혁이 필요하다. 근본적으로 행시의 1/6에 불과하며 그나마 상당수가 특허청으로 빠져버리는 부족한 기시 정원에 문제가 있다. 일본처럼 기시를 행시보다도 약간 더 뽑고, 2급이상 개방직위에 이공계 연구원, 교수, 기업인 등을 대거 등용하는 등, 전문성과 개혁성이 강한 실무형 관료로 고위층을 대폭 물갈이를 하지 않는 한 새 정부의 개혁추진이 난항을 거듭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그래서 고위직 공무원의 30%이상을 이공계로 채우겠다고 한 노당선자의 약속을 단순히 이공계 배려 차원이 아니라 개혁추진의 원동력으로 삼으려는 것으로 이공인들은 이해하고 있는 것이다.

한편, 자격없는 정치인 및 공직자를 걸러내기 위한 장치로, 정치인, 주요 공직자를 포함한 사회적 인사들의 상세한 신상정보(재산보유 및 재산형성과정, 본인 및 직계 병역현황과 면제 세부사유, 재산세 및 소득세 등의 납세사실, 국적변동 사실, 전공을 포함한 학력과 성적, 공식/비공식 경력, 범죄사실 등)를 국민들이 알 수 있도록 공개하는 제도를 제안한다. 이는 현재의 제한된 공직자 재산공개 제도를 확대한 것으로서, 장기간에 걸친 자선봉사활동까지도 요구하는 유럽 사회의 엄격한 공직 인선기준에 비춰볼 때 전혀 가혹한 것이 아니다.

한편, 신년사에서 노당선자는 국민이 주인되는 정치를 약속했는데, 이를 구현하기 위한 세부과제로 유럽 국가들이 널리 시행하고 있는 다양한 주민참여 위원회의 활성화를 제안한다. 경찰, 세무서, 검찰, 법원, 학교, 시군구청이 지역 주민들의 감시와 통제하에 놓이게 하기 위해, 경찰위원회, 세무위원회, 검찰위원회, 배심원제도, 학교운영위원회, 행정감시위원회를 운영하는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주민이 실질적인 권한을 갖도록 감사 권한을 갖도록 하는 것이다. 그래야만 선진국들처럼, 국민의 세금으로 급여를 받는 경찰, 세무원, 검사, 판사, 교사, 공무원이 항시 주민들을 의식하고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

또한 이번 대선을 계기로 본격화한 네티즌의 현실정치 참여를 합법적으로 보장하고 관리하기 위한 관련법 정비와 제도 개선을 바란다. 대선이후 경찰이 인터넷에 올린 글에 대한 수사를 벌이고 있다는데, 이는 국민의 직접적인 정치참여를 일부 제한하는 현행 선거법과 더불어 시정되어야 할 대상이다. 권력의 국민으로의 이동은 이제 한낫 꿈이 아니다. 전자정부를 조속히 구현하고, 전자투표와 회원제 여론조사 및 인터넷 의견수렴 등을 하는 등 한국이 직접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21세기 최초의 국가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

<b>3. 경제분야: 벤처 육성으로 제 2의 경제도약을</b>

재벌의 해체와 자본 건전성 강화 등 현 정부의 재벌개혁에 대해서는 국민 대다수가 적극 지지를 보내고 있고, 우리 단체도 이를 적극 지지하는 입장이다. 하지만 여전히 수 %의 지분밖에 없는 재벌회장들이 구조조정본부 등을 통해 배후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고, 경영권을 대물림하면서 편법을 동원한 탈세를 하고 있다. 또한 기업내의 비민주적인 의사결정 절차 및 과다한 근로시간, 주 5일제 근무 등은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상태이다. 기업의 구조개혁 뿐아니라 평등한 노사관계, 근무환경 개선 등을 새 정부는 추진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벤처의 재육성이 차기 정부의 주력 과제로 판단된다.
미국의 경우나 이스라엘의 경우 이의 정착에는 10-20여년 이상의 세월이 소요되었는 바, 겨우 3년여의 짧은 기간으로 성패를 논한다는 것은 부적절하다. 올해 벤처 캐피탈의 투자 액수가 다시 크게 늘어 1조원대에 이를 전망이라는데, 시장의 분위기가 벤처 재육성에 우호적인 점을 십분 활용해야 한다.

현재 벤처거품이 걷히면서 기술력이 있는 많은 벤처들까지 덩달아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바, 현재 우리 나라 벤처회사들의 문제는 기술력을 요하는 첨단기술에 대한 국내 수요부족과 낮은 인지도로 인한 세계시장 개척의 어려움으로 요약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한 방안은, 미국이나 이스라엘처럼 국방과학기술과 벤처를 접목하는 것이다. 기술력이 있는 벤처기업은 국방 관련 첨단 과제수행을 통해 기술력을 인정받아 세계시장에 뛰어들 기반을 마련할 수 있는 것이다. 연간 6조원에 달하는 국방 전력(Force) 분야 국내시장에 대기업 위주의 방산회사보다는 국내 벤처기업이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진입장벽을 낮춰주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일부 벤처기업이 확보하고 있는 세계적 수준의 IT기술은 첨단 무기체계 개발에 직접 활용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b>4. 사회분야: 사회적 차별 해소 및 직업의 평등성 보장</b>

노당선자는 국민통합을 위해 사회적 차별해소를 중요한 국정과제로 제시하고 있다.
공약사항 중, '사회적 차별 금지법' 제정과 ‘국가 차별시정 위원회’ 설치는 이의 구현을 위해 매우 적절한 조치라는 판단이다. 우리 헌법은 성별·종교 또는 사회적 신분에 의하여 차별받지 아니한다고 정하고 있으나, 현실 세계에서는 광범위한 지역차별, 성차별, 종교차별 및 직업, 나이, 외모, 장애, 재산에 따른 차별이 횡행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 중에서 우리 단체는 특히 이공계에 대한 뿌리깊은 사회적 차별 방지대책이 입법과정에 포함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며, 나아가 헌법 제22조에서도 규정하고 있는 '과학기술자의 권리'가 법률로써 보호되기를 기대한다. 자격없는 사람이 '기술자'라고 칭하면 법에 의한 처벌을 받도록 한 캐나다나, 이공계는 '어렵고 힘들고 위험한' 일을 하는 것으로 보아 문과에 비해 보수를 1.5-2배 정도 높게 책정하는 선진국들과 비교하면, 우리나라의 이공계 천시는 시대역행적이고 반문명적인 것이다.

한편, 의사, 변호사 등의 특정직업으로의 극심한 인력편중 현상은, 직업의 평등성을 심각히 훼손할 뿐만 아니라 금전과 권력지향적인 사회적 가치관을 조장하여, 개혁적인 차원에서 대처하지 않으면 안될 심각한 상황이다. 이는 이공계 기피와 맞물려 우수 이공계 인력 일탈의 가장 큰 원인이 되고 있다는 것이 우리의 판단이다.

문제는 이러한 특정 직업 선호가 근본적으로 법조인과 의료인력의 절대적 부족에 기인하고 있고, 이를 의협과 변협으로 대표되는 이익집단이 철저히 기득권 수호차원에서 지켜왔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OECD 10위권의 우리나라 경제수준에 비해 변호사 수는 5-6배, 의사 수는 2-3배 이상 부족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예컨대, 의사수는 인구 천명당 1.3명에 불과하여 OECD국가 중 28위에 그치고 있으며, OECD평균인 2.9명의 절반에도 못 미치고 있다.

근본적으로 의사, 변호사 뿐 아니라, 여타의 전문직(회계사, 기술사, 변리사 등)에 대해서도 부당한 진입장벽을 철폐하며, 어렵고 힘들다하여 기피하지만 사회적으로 중요한 직업에 대해서는 우대해주어야만이 노당선자가 설파한 '땀흘려 일하는 사람이 우대받고 상식이 통하는 사회'가 건설될 수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도 '직업에는 귀천이 없다'는 것을 국민 대다수가 현실적으로 체감할 수 있도록, 심각한 임금격차를 해소하여 직업의 평등성을 보장해주는 것이 사회적 민주주의를 위해 새 정부가 반드시 해야할 일이다.

<b>5. 언론방송 분야: 독자 및 시청자가 선택하는 언론이 되어야 </b>

이번 대선을 통해서도 극명하게 드러났지만, 공정한 보도보다는 여론 왜곡의 근원지로서, 국민 개인의 언론 자유를 오히려 심각히 위협하는 것이, 이른바 대중신문들과 TV 방송사들이었다.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어떠한 권력도 국민 위에 있을 수가 없다. 지금까지 무소불위였던 언론권력이 국민들의 선택과 감시 하에 놓일 수 있도록 ABC제도의 전면시행과 언론사 세무조사 및 불공정 행위 단속을 철저히 시행해주길 바란다.

그래서 이제는 언론권력이 정치도 하고, 사회적 차별과 대립을 반목하며, '국민을 계도'하던 구시대적 폐습을 청산하고, 국민의 선택과 감시하에 언론방송이 놓이게 하는 언론 민주주의를 실현해주길 바란다. 나아가 기존 매스미디어의 일방적 정보전달에 식상한 네티즌이 전체 국민의 60%이상인 것으로 파악되는 바, 국민 여론을 존중하여 인터넷 언론방송을 적극 육성하고, 관련 법과 제도도 선량한 네티즌을 보호하는 방향으로 개선해주길 바란다.

한편, KBS와 같은 공영방송은 정치적이거나 지나치게 오락적인 것을 지향하는 대신, 국민적 관심 고양과 현대 과학문명 사회 진입을 위해, BBC, NHK 등이 하는 것과 같이 과학다큐멘터리 및 최신기술 소개 프로그램 등을 황금시간대에 방영할 수 있도록 '과학기술 방영 쿼터제' 실시를 제안한다.

<b>6. 교육분야: 사회에서 필요로 하는 과학기술인력 양성에 주력해야</b>

현재 4년제 대학 졸업자의 42%가 이공계, 52%가 인문사회계, 나머지가 의학계 등이지만, 인문사회 계열은 전통적으로 사회적 수요에 비해 인력을 과다하게 배출해 왔고, 최근들어 이공계도 공급과잉 으로 청년실업에 동참하고 있는 추세다. 문제는 이렇게 과다한 인력배출에도 불구하고 기업으로 대표되는 사회의 기대수준을 제대로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현재와 같이 대학과 산업체가 따로따로여서는 사회가 필요로 하는 인력을 제대로 교육해낼 수 없다. 또한 초중고 교사나 대학 교수들이 산업체를 비롯한 사회적 경험이 거의 없는 현 교육자 수급 체제도 문제다. 그리고 사회생활하는데 거의 도움을 주지 못하는 교과서들도 문제다. 7차 교육과정의 시행으로 학생들의 선택폭이 넓어졌다고 하나, 창의력과 실용성이 중시되는 21세기형 인재양성과는 아직도 거리가 멀다.

새 정부가 할 일은 교육 제도라는 큰 틀을 바꾸려 하기 보다는, 내용적으로 부실했던 초중고 대학 교육의 수준을 향상시키는 일이다. 무엇보다도 선진국들처럼 산업체, 연구계, 관계 출신의 다양한 전문가들을 교육자로 대거 활용하여 교육이 내실화되도록 하는 일이 중요하다.

특히 끊임없이 세계적인 경쟁을 해야만 하는 과학기술 분야를 담당할 고급인력 육성에 새 정부는 발벗고 나서야 할 것이다. 그 동안 KAIST나 서울대 이공계 대학원 육성에 정부가 지원을 아끼지 않았던 것이 우수 과학기술 인재 양성의 모델이 되어, 포항공대를 위시로 한 일부 국내 이공계 대학원 수준을 세계적 수준으로 끌어올렸고, 이렇게 육성된 우수 과학기술자들이 지난 20년간 반도체, 정보통신, 가전 신화창조 및 자동차, 조선, 철강 산업의 주역이 되었던 것이다.

하지만, IMF 이후 우수인력들이 국내대학원을 기피하고, 보다 직장이 안정된 해외로 유학을 떠나는 현상이 심화된 나머지, 그나마 국내에 있던 이공계 두뇌들마저 해마나 1.5만명이 떠나는 이민행렬에 동참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래가지고는 한국의 미래가 없다고 단언한다. 아직 코리안 드림은 끝나지 않았다! 새 정부는 적극적으로 국내 이공계 대학원을 육성하고, 과학기술 두뇌가 소외받지 않는 사회적 여건을 시급히 조성하여 이 난국을 헤쳐나가기 바란다.

<b> 결론</b>

새 정부는 노당선자와 그 주변인사의 개혁성향을 떠나서, 국민 대다수가 원하는 여러가지 개혁과제를 적극 추진하지 않을 수 없는 입장이다. 하지만, 장기간 개혁추진에 따른 개혁의지의 퇴조, 국민들의 개혁 피로, 개혁 저항세력들의 조직적인 반발 등으로 인해 결코 그 결과를 장담할 수 없는 실정이다.

그러나 우리 나라가 처한 상황은 달리는 호랑이 위에 탄 형국이다. 여기서 개혁을 멈추면 경제가 휘청거리게 될 것인데, 경제성장이 둔화하면 불어난 정부재정 적자가 메워질 길이 없어질 것이고, 경쟁력을 상실한 주력상품의 자리는 일본을 위시로 한 선진국이 다시 탈환해 가거나 맹추격해오고 있는 중국이나 아세안 국가같은 후발국들이 차지해버릴 것이다. 그 결과는 아르헨티나나 러시아의 급속한 몰락에서 보는 것처럼 국민 대다수가 비참한 신세가 되고 마는 것이다.

우리 나라 경제성장을 실질적으로 이끌어왔고, 무능력한 정치인들이 국정을 농단할 때에도 국가 존립기반이 흔들리지 않게 현장을 지켜왔던, 과학기술자를 위시로 한 이공인들의 개혁 요구를 새 정부는 더 이상 외면하지 않길 바란다.

우리는 공리공론을 일삼고, 부정부패, 부조리의 온상이며, 실무와 현장을 제대로 모르고, 현대 과학문명에 무지한 기득권층(정계, 관계, 언론계, 업계, 학계 등)이 국제감각 및 현장업무에 정통한 실무형으로 탈바꿈하는 것을 노무현 정권에서는 보고 싶다.

또한 '차별없는 세상, 상식이 통하는 사회'를 구현하기 위해, 그동안 소외되어온 반쪽의 국민인, 이공인들의 커밍아웃(사회참여)을 폭넓게 허용해주길 바란다. 그래서 우리도 선진국들처럼 이공계가 기업인, 관료 등으로 폭넓게 진출하여, 선진 경제, 과학 행정을 선보일 수 있기를 바란다.

노무현 당선자의 지도력과 결단을 기대하며, 국가 경쟁력 확보에 젊은 과학기술인들이 앞장 설 것임을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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