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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제목 강원대학교 4학년 이새암 양 TV 찬조연설
글쓴이 운영진 날짜 2002-12-11 오후 9:26:00
IP Address 203.234.238.81 조회 /추천 12692/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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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강원대학교 교육학과 4학년에 재학중인 이새암입니다. 날씨가 많이 추워졌어요. 제가 사는 강원도에는 눈이 많이 내려서 이제는 겨울이 왔다는 걸 실감한답니다.

제가 사는 춘천은 호수가 멋져서 서울에서도 데이트하러 많이들 오세요. 북한강을 끼고 경춘가도를 달려보셨어요? 아마 그렇게 아름다운 도로도 없을 거예요.

저희 엄마, 아빠의 고향은 홍천이에요. 그러니 전 강원도 토종인 셈이죠. 서울로 간 친구들이 강원도 감자바우라고 놀림을 받는다는데, 그러면 어때요? 저는 강원도 감자바우가 좋아요. 뭔가 순박하고 우직하고 뚝심이 느껴지는 그런 거 아닌가요? 이번에 대통령 선거에 나온 노무현 아저씨도 꼭 감자바우같이 생겼던데요.

이렇게 푸근하고 아름다운 강원도에 사는 저도 집을 떠나 서울로 갈까 고민한 적이 있었어요. 4년 전 지금 이맘 때 쯤이었는데요, 대입 합격통지서를 두 군데서 받았어요. 하나는 제가 지금 다니고 있는 학교이고, 하나는 서울에 있는 유명 사립대였죠.

아... 솔직히 갈등되대요. 서울로 가면 각 지방에서 온 친구들과 사귀고, 좀 더 너른 세상에서 많은 경험도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막상 가자니 돈이 장난이 아닌 거예요. 대학 등록금만 해도 몇 백만 원 되죠, 거기다가 하숙비, 용돈, 책값, 따지고 드니까 저같이 가난한 지방 학생들은 움직이는 게 다 돈이예요.

엄마도 제가 고민하는 걸 아셨는지 저를 살짝 부르시데요. "새암아, 엄마는 대학을 못 가봤으니 너는 대학을 꼭 갔으면 좋겠다. 근데, 엄마랑 같이 살면서 학교 다니면 안되겠니?"

엄마가 그러시는데 어쩌겠어요. 제가 맏딸이거든요. 그래도 우리 집에서 엄마를 이해해줄 사람은 저밖에 없잖아요. 그동안 저희 부모님이 절 어떻게 키워주셨는지 제가 뻔히 아는데 말이예요

그래도 대학 생활은 참 재밌었어요. 공부도 열심히 하고, 동아리 활동도 신나게 참가하고, 또 용돈도 벌어야 되니까 아르바이트도 열심히 하고요. 대학 4학년이 어떻게 다 지나갔나 모르겠어요. 이번 기말고사가 마지막 시험인데, 졸업을 앞두고 되돌아보니 제가 생각해도 정말 열심히 살았단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저 자신한테 칭찬을 좀 해줬죠. 이새암, 장하다, 잘 살았다!

근데요, 작년까지만 해도 제가 지방대생이란 걸 별로 못 느끼고 살았는데요, 올해는 다르더라구요. 취업할 때가 되니까, 괜히 후회가 되더라구요. 아, 그때 엄마가 그냥 집에서 학교 다니라고 달래도 모른 척하고 서울 가겠다고 버틸 걸... 제가요, 웬만하면 이런 소리 안하는데요, 솔직히 취업할 때 지방대생 차별이 이만저만 심한 게 아니거든요. 영어도 잘하고 공부도 열심히 했는데, 서류전형에서부터 탈락하는 경우가 너무 많아요.

춘천만 해도 이렇다할 기업이 없으니까 결국 취업을 하려면 서울로 갈 수밖에 없어요. 근데 서울에 가더라도 지방대생은 아예 끼워주지도 않으니까 문제라는 거죠. 제발 경쟁을 하려면 공정한 룰을 정해서 좀 지켜줬으면 좋겠어요. 시험점수로만 따지면 제 친구들도 만만치 않은 애들이거든요.

정정당당한 경쟁, 하니 또 생각나는 사람이 있네요. 상고 출신이지만 열심히 노력하고 원칙을 지켜서 여기까지 오게된 노무현 아저씨. 아저씨는 저희들한테는 정말 힘과 용기를 주는 분이예요. 노무현 아저씨 같은 분이 대통령이 돼서 고졸이니 대졸이니, 지방대니, 서울대니 하면서 학력과 지역을 따지지 않고 실력 있는 인재를 뽑는 사회가 왔으면 좋겠어요.

얼마 전에 노무현 아저씨가 충청도로 수도를 이전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었죠? 정말 신선한 발상 아니에요? 저 같은 젊은 대학생들도 모든 게 서울에 집중돼 있으니, 그냥 짐 싸들고 서울로, 서울로 갈 생각만 했는데, 생각해보니 그게 아니더라구요. 서울에 사람들이 몰려서 복잡하고 교통지옥이라면, 다른 데로 분산시키면 되는 거잖아요.

노무현 아저씨, 젊은 분이니까 역시 정책도 신세대같아요. 인터넷도 잘하고 컴퓨터프로그램도 직접 만드신다더니, 젊은 분이 대통령돼서 저희 같은 젊은이하고 채팅도 하고 국민들의 얘기를 직접 들을 수 있으면 얼마나 좋겠어요?

저는 아저씨가 내놓은 지방 활성화 정책에 대찬성이에요. 새로운 행정수도 건설만 하더라도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교육, 모든 게 서울에만 집중돼있는 걸 고칠 수 있을 거예요. 미국도 그렇잖아요. 정치와 행정은 워싱턴, 경제는 뉴욕, 영화는 LA. 우리도 서울은 경제, 충청은 정치행정, 부산은 물류항만, 그래서 서울도 지방도 고루 잘사는 우리나라 얼마나 좋아요.

그렇다면 우리 강원도는 어떻게 바뀔지 궁금하네요. 지금까지는 우리 강원도가 대한민국에서 가장 오지이긴 하지만 이제 지방이 활성화되면 강원도도 많이 달라질 거라고 생각해요. 춘천은 몇 년 전부터 애니메이션 산업을 유치해서 애니메이션의 메카가 될 계획을 갖고 있고, 통일전망대가 있는 고성과 금강산 유람선이 다니는 속초는 남북화해협력 기지로 자리잡게 되겠죠.


노무현 아저씨가 지방도 잘사는 정책을 잘 추진하신다면 아마 강원도의 깨끗한 공기와 맑은 물이 세계적으로 유명해지지 않을까 싶네요. 노무현 아저씨, 제가 아저씨를 지지하는 것만큼 아저씨도 저한테 이 정도 약속은 지켜주실 거죠? 그리고 2010년 동계올림픽이 평창에 유치되어 우리 강원도가 겨울스포츠의 세계적 명소로 떠오르도록 노력해 주세요.

제가 노무현 후보를 알게 된 건 학교 선배 언니 때문이에요. 그 언니는 지금 노무현 후보를 지원하는 "희망돼지 사업"을 돕고 있어요. 소위 말하는 "돼지엄마"죠. 그 언닌 요즘 돼지 저금통 세느라 정신이 없대요. 가끔 저금통 안에 끼워보낸 쪽지를 읽을 때면 너무 감동해서 하루에도 몇 번씩 눈물을 찔끔 찔끔 흘린다나요.

사실 저는 정치에 별 관심도 없었어요. 뉴스 보면 맨날 국회에서 싸움이나 하고 대변인이라고 나와서 서로 악담이나 하는 그게 무슨 정치예요?

그런데 그 언니가 국민들이 한푼 두푼 보내준 돈이 50억이 넘는대요, 우리 국민들 정말 놀랍지 않아요? 아무리 좋은 정치인이 선거에 나왔다고 해도 이 정도로 자기 돈 털어서 지원해주는 국민들은 없을 거예요. 저는 국민들이 노무현 후보를 통해서 정치를 바꾸고, 새로운 세상을 만들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저도 참여하고 싶어 이 자리에 나온겁니다.

요즘 저희 집엔 엄마와 저, 둘만 있어요. 남동생은 군대에 갔고 아빠는 직장이 양구에 있어서 주말이 돼야 오세요. 아빠는 몇 달 전에 교사 발령을 받으셨어요. 젊은 시절에 교사 생활을 몇 년 하셨는데, IMF로 하시던 건설 일이 잘 안 돼 실직하셨다가 작년에 다시 초등교사 임용시험에 도전하셨어요. 저 같은 대학생도 하기 힘든 시험공부를 쉰이 넘은 아빠가 이겨낼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아빠는 당당하게 합격을 하셨어요. 양구초등학교로 발령을 받으신 아빠는 요즘 학교 생활에 푹 빠지셨어요. 집에 오셔도 하시는 말씀이라곤 애들하고 같이 감자 구워먹은 얘기, 꼬마 애들한테 장미꽃 받은 얘기, 온통 학교 얘기뿐이니까 저랑 엄마는 섭섭하기도 해요.

저 역시 전공이 교육학이라 아빠처럼 선생님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어요. 그런데 지난 일요일에 있었던 중등교원 임용고사에 전 응시하지 않았어요. 진로를 조금 바꿨거든요. 교육학 박사가 돼서 우리나라 교육을 바꿔놓고 싶어요. 솔직히 우리나라 교육은 "누가누가 잘하나"와 "앞으로 나란히"밖에 없잖아요? "누가누가 잘하나"는 치열한 생존경쟁이고, "앞으로 나란히"는 개성이 상실되는 획일적 교육이예요. 저는 이런걸 바꾸고 싶어요. 그리고 엄청난 과외비 쏟아붓는 사교육이 아니라 공교육이 중심이 된 사회, 서울과 지방이 차별받지 않는 교육 정책을 연구하고 싶어요.

저는 자신 있어요. 지금까지 제가 선택해온 길이 틀리지 않았고, 제 힘으로 공부해왔으니까 대학원 공부도 열심히 해낼 자신이 있어요. 아마도 제가 박사 학위를 받을 때쯤이면 노무현 아저씨가 많은 것을 바꿔놓으실 것 같아요. 그때가 되면 제가 배우고 연구한 것들이 우리나라 교육발전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해요.

제가 교원 임용고시에 응시하지 않고 공부를 계속하겠다고 하니까 아빠도 처음엔 반대하셨어요. 그런데 한달 전쯤 딸의 뜻을 받아들이시겠다고 선뜻 말씀을 하셨어요. 너무 갑작스런 일이라 무슨 영문인가 싶었는데, 알고 보니 군에 간 동생이 아빠한테 편지를 보냈더라구요. 그동안 누나가 부모님 말씀만 따르고 살았는데 이제는 하고 싶은 일 하게 내버려둬도 되지 않겠냐는 편지였어요. 아... 얼마나 고맙던지. 늘 어리게만 봐왔던 동생인데 제 속마음을 헤아릴 정도로 컸다고 생각하니, 제 마음이 흐뭇하더라구요.

저는 눈을 참 좋아해서 매년 겨울이 다가올 때마다 첫눈이 내리기를 엄청 기다렸는데 올해는 눈이 좀 덜 왔으면 좋겠다고 기도하고 있어요. 동생 때문이죠. 제 동생은 서해안 해안초소에서 근무하고 있는데 거기도 눈이 많이 오는 곳이라 하더라구요. 왜 그런다잖아요, 군대 가서 제일 하기 싫은 게 눈 치우는 거라고요. 동생이 이른 새벽부터 일어나서 눈 치울 거 생각하면 눈오기를 기다리는 게 누나의 도리가 아니죠.

제 동생 한솔이하고 저는 두 살 터울인데요, 올 1월에 들어가서 이제 다음 달이면 상병을 단다고 해요. 동생은 제가 밤에 조금만 늦게 들어가면 바로 핸드폰으로 전화가 와요. 다 큰 여자가 어디를 그렇게 쏘다니느냐, 당장 안 들어오느냐, 엄마보다 잔소리가 더 심해요. 그렇지만 저는 이 세상에서 제 동생 한솔이가 제일 착한 남자라고 생각해요. 동생 얘기를 하니까 정말 보고 싶네요. 오늘 제가 동생한테 쓴 편지를 준비해왔어요. 한번 읽어볼게요.

"한솔아, 안녕? 누나야. 편지 안 보낸 지가 꽤 오래 됐지? 그동안 누나가 기말고사 친다고 그랬으니 착한 네가 이해 좀 해주렴. 춘천에도 눈이 많이 내렸어. 엄마는 날씨가 추워지니까 또 네 걱정부터 하신다. 눈이 내리니까 지난 1월 그 추운날 네가 머리 박박깍고 의정부로 입대하던 날이 떠오르는구나.

집 떠나와 열차타고 훈련소로 가던 날
부모님께 큰 절하고 대문밖을 나설 때...

친구들은 입대하는 너를 위해 김광석의 "이등병의 편지"를 불러주었지. 군악대 연주가 시작되고 여기 저기서 이별을 아쉬워하면서 눈물을 흘리는데 엄마, 아빠와 나는 너한테 눈물을 안 보이려고 엄청 고생을 했단다. 아빠가 일부러 너한테 힘내라고 얘기를 하려는데, 넌 허리를 숙여 인사를 꾸벅하곤 그냥 뛰어가고 말았지. 뒤도 돌아보지 않고 달려가던 네 뒷모습을 보고 엄마는 끝내 우시고야 말았다.

그 날 이후 엄마는 밥만 보면 눈물을 흘리셨어. 네 몫으로 밥 한 그릇 떠다놓고 우리 한솔이는 밥이나 제대로 먹고 있을까 하시면서 숟가락도 못 드셨단다. 난 아직 잘 모르지만 군대보낸 엄마들 마음은 다 그러신가봐?

네가 100일 휴가를 마치고 나왔을 때 엄마한테 화장품을 선물해줬지? 3개월 동안 사병 월급 한 푼도 안 쓰고 모은 돈이라고 준 거 있잖아. 내가 엄마 방에 살짝 들어가보니 그 화장품 아까워서 거의 안 쓰신 것 같더라. 요즘도 가끔 엄마가 그 얘기를 해. 그 좋아하던 과자도 안먹고 어떻게 돈을 모아서 선물할 생각을 했을까 말이야. 그러면서 또 슬쩍 눈물을 비치신단다. 내가 생각해도 넌 참 효자야.

요즘도 내무반 친구들이 널 보고 수퍼집 애라고 놀리니? 내가 엄마한테 이제 과자 좀 그만 부치라고 해도 영 씨가 안 먹힌다. 군대에도 피엑스 있고 과자 많다고 해도 꼭 엄마 손으로 보내야 된대. 조금만 보내라고 해도 꼭 한 상자씩은 보내야 마음이 편하신가봐. 같이 지내는 애들은 얼마나 먹고 싶겠냐고...

네가 군대갈 때 엄마 아빠한테는 씩씩하게 다녀오겠다고 하면서도, 나에겐 솔직히 무섭고 두렵다는 말을 했던게 생각나는구나. 병역을 기피하거나 면제받는 애들도 있는데, 왜 나만 가야하느냐고 울먹이던 모습도 생각난다. 하지만 나는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책임과 의무를 다하는 한솔이가 참 자랑스러워. 말은 안했지만, 휴가 나왔을 때 본 네 당당한 모습이 얼마나 멋지고 자랑스러웠는지 몰라.

요즘 여기는 대통령 선거 얘기로 정신이 없단다. 아, 참, 너도 내일이면 군대에서 부재자 투표를 하겠구나. 이번에 처음으로 대통령 선거를 하는 내 친구들은 꼭 투표해서 정치를 바꾸겠다고 벼르고 있단다. 그동안 나이트클럽 갈때나 써먹던 주민등록증, 이런 때 안 써먹고 언제 써먹겠냐고 말이야

누나도 꼭 투표를 할 생각이다. 이번 선거가 어떤 선거냐? 너와 내가 처음으로 대한민국의 대표선수를 뽑는 선거 아니겠냐? 지난 월드컵 때 붉은 티셔츠를 입고 대~한민국을 외쳤던 그 마음으로, 당당하고 떳떳한 대통령에게 투표를 할거야. 굳이 내가 누구라고 얘기하지 않더라도 네가 누구를 찍어야 되는 지 알겠지?

눈이 내리고 겨울이 다가오니 네가 고생하지 않을까 걱정이 많이 된다. 그렇지만 한솔이는 누나보다 훨씬 건강하고 씩씩한 대한민국 군인이니까 잘 이겨내리라고 믿는다. 한솔아, 12월 19일에 노무현 후보가 대통령이 되는 날, 누나가 네가 좋아하는 과자 한아름 사들고 면회 갈게. 약속! 그럼 몸 건강하게 잘 있어"

저는 얼마 전까지 제 자신과 우리 가족만 생각하고 살았어요. 특히, 정치는 제 관심사가 아니었어요. 선거 때가 돼도 그냥 어른들이나 신경 쓰는 일이라고 무관심했죠.

그렇지만 이젠 달라요. 저희 집같이 평범한 사람들이 잘 살고, 저 같은 지방대 학생도 차별 받지 않고, 아이들이 꿈을 잃지 않고 사는 세상이 되려면, 결국 정치가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내겐 감자바위처럼 보이는 노무현 후보, 언제나 국민들 편에 서서 따뜻하고 행복한 세상을 만들어 주실 것이라 생각합니다.

12월 19일, 노무현 아저씨가 대통령이 되는 날 온 국민이 다시 한번 대~한민국을 외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노무현 아저씨 화이팅!
대한민국 군인아저씨 파이팅!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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