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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제목 노무현 당선자, 한국노총 방문 및 간담회
글쓴이 운영진 날짜 2003-02-13 오후 2:20:00
IP Address 152.99.30.80 조회 /추천 2932/255
(한국노총 회장단 면담)
* 이남순 위원장 = 너무 바쁘실 텐데...어제 제주 토론회 다녀오셨죠.
* 노 당선자 = 충북은 한번 더 가야할 것 같아요. 대전, 충남, 충북을 모았더니 충북이 안 좋아하는 것 같더라. (홍재형 의원을 보면서) 그래서 제가 한번 더 가겠습니다. 그리고 노동 쪽이랑 농민들도 하고 싶은 얘기가 많은 것 같다. (한국노총에는) 인사차 오려고 했는데, 기왕 오는 김에 얘기를 충분히 듣는 게 좋다고 생각해서 자리를 만들어 달라고 부탁했다. 옛날에는 나도 노동전문가였는데, 지금은 들어야 한다. 그때는 문제가 단순했다. 도와줄 때 주제가 단순했고, 그 문제들은 이제 다 해결됐는데, 지금은 복잡하고 미묘한 일들이 많다. 이제 저도 공부를 해야 한다. 원칙은 노동부장관이 하겠지만, 말귀는 알아들어야 할 것 아니냐.
지금까지는 토론이 상대방의 모순을 논증하고, 이기는 토론이었으나, 앞으로는 서로의 논리의 허점을 검증하고 좋은 결론을 모아나가는 토론이 돼야 한다.

- (기자 질문) 충북에서 국정 토론회 한번 더 하십니까.
* 노 당선자 = 국정토론이 아니고 다른 형식으로 한 번 더 가야죠.

(간담회)
* 김성태 사무총장(사회) = 대통령 당선자로서는 역사상 처음으로 노총을 방문했다. (중략) 자랑스런 당선자에게 힘찬 박수와 격려를 보내면서 간담회를 시작하자.

* 이남순 위원장 = 여러 가지 일도 많고 갈 때도 많고, 만날 분도 많으실 텐데 직접 방문하셨다. 노총 간부와 한국노총 27개 산별노조 위원장 전원이 참석했다. 간담회에 응해주셔서 감사하다. 한노총 100만 조합원을 대표해 환영한다. 대통령이 현장을 다니는 것만으로도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다. 저도 16개 시도를 돌며 간담회를 가졌는데, 그것만으로 좋게 평가하고 환영한다.
대통령이 각 지방을 돌고, 각 직능단체를 만나고 계시는데 많을 것을 기대하고, 역대정권이나 대통령보다는 노동자와 서민들이 기대하고 있다. 당선자께서 살아오신 것, 정치역정, 이런 것이 아니라 당신이 말한 공약, 인수위에서 발표한 내용을 보면 알 수 있다. 재벌개혁 의지, 정치개혁의 청사진, 외국인 인권을 위한 고용허가제, 비정규직 차별철폐 등 과감한 것을 느낄 수 있다. 다만 여소야대의 국회상황, 북핵문제, 썩 좋지 않은 경제상황이 새 정부가 지속적으로 힘을 갖고, 일관된 개혁을 할지 의문시되고 있다. 또한 노사관계 안정이 시급하다. 올바른 개혁방향과 정책에 대해서는 적극 지원하고 지지하겠다.
노동계에 대한 우호적인 정책과 협력정책을 위해서는 가시적 조치가 필요하다. 우선 두산중공업에 대한 배달호 동지 문제와 노조 간부들에 대한 손배소 가압류 등에 대한 제도개선이 필요하다. 또한 노동운동을 하다가 구속되거나 해고된 동지들에 대한 사면복권은 국민통합 차원에서 추진돼야 한다.
둘째, 노동문제가 과거에는 경제의 종속문제로 접근돼 왔는데, 이제는 노동에 많은 비중과 관심을 갖고 사회의 큰 축으로서 진행되도록 해달라. 특히 청와대 복지노동수석이 없어진데 대해 우려가 크다. 이에 대한 시행검토가 필요하다. 또 노동부와 노사정위원회의 기능이 강화돼 노동문제가 다른 부처에 치이지 않도록 해달라.
셋째, 제도개선 관련, 시간단축 문제는 예민해서 좀더 노사간의 충분한 협의가 필요하다. 경제특구법도 작년에 졸속으로 통과된 만큼 보완할 것은 보완하고, 이해당사자와의 검토 및 공감이 필요하다.
넷째, 간담회도 정례적으로 빈도 있는 자리가 되면 좋겠다. 대통령 근처에 누가 있고, 누구를 만나느냐에 따라 사고가 결정된다. 경제인을 많이 만나면 경제 마인드를 가질 수밖에 없다. 경제인을 만나지 말라는 것이 아니고, 노동계도 만나 달라는 것이다. 균형 있게 현장의 소리를 듣는 건 지속적으로 해달라. 과거 노동자와 서민을 위하겠다는 대통령들도 1년 뒤 경제논리에 밀려 국민의 지지를 잃는 역사를 되풀이 해왔다. 귀찮고 힘들어도 현장의 목소리를 듣도록 해달라. 새 정부가 개혁정책, 국민복지, 균형, 정의 사회에 많은 업적을 남기길 기대가 있다. 역사 속에 남는 업적을 남기시길 기대한다.

* 노무현 당선자 = 존경하는 한국노총 지도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제 딴에는 제법 일찍 왔다고 생각하는데, 여러분들은 너무 늦었다고 생각하실 것이다. 이처럼 많은 문제에서 인식 차이를 줄이는 게 필요하다. 오늘은 내용 있는 토론이 있을 것이다. 단지 인사만 하고 가깝다, 이해한다고 했으면 일찍 올 수도 있었다. 그러나 이해와 협력을 위해서는 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해 자리를 부탁드렸다. 옛날에는 노동문제에 대해 나도 전문가 측에 속했다. 그 때가 15년 전이다. 그럭저럭 해서 노동문제에서 전문가라고 말할 수 없을 만큼 많은 상황이 변했고, 환경과 세월도 변해 해결된 문제도 많다. 이제 21세기 새로운 노사관계를 풀어야 하니 저도 새롭게 배워야 한다. 제가 다할 생각은 없다. 여러 노동 관련 장관이나 기관이 있으니 여기 맡기면 된다. 그러나 최종적으로는 국정 최고 책임자가 선택하고 결단해야 되니까 이를 위해서는 적어도 말귀를 알아들어야 한다.
그래서 대화를 하고 토론하고 (노동문제를) 익히고 배우는 게 오늘의 목표다. 그래서 찾아왔다. 우리가 풀 문제는 토론은 하되 옛날에는 상대를 굴복시키고 이기기 위한 것이었으나 이제는 옳고 그름, 사회의 정의냐 불의냐를 떠나 어떤 게 합리적이냐, 어떤 게 효율적이냐 이런 것으로 바뀌어 상대방 논리와 주장의 모순과 허점을 발견하고 검증해, 어느 한쪽 주장보다 더 좋은 결론을 내기 위한 수렴과정으로서 토론이 필요하다. 정치가 경제 사회의 발목을 잡는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저는 정치가 획기적으로 변화하고 선진화되고 있다고 본다. 따라서 정치분야에 대해서도 기대할만하다고 본다. 정치, 행정운영을 합리화하는 방향으로 변화가 일어날 것이다. 나는 정부의 책임자로서 정부의 운영방법을 개선하고, 효율적으로 국민에게 적극 봉사하는 자세를 갖게 할 확고한 결심이 있고 성공할 자신감이 있다.
사회 분열과 불신, 불신과 분열이 심각하다. 믿지 못해 문제가 생기고 중요한 문제 앞에서 국민 공감대를 만들지 못해 싸우다가 날이 샌다. 대통령 한 명이 아니고 각계가 양보하고 수렴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노동조직 내부와, 노사관계에서도 필요하다. 국민통합과 합리적 결론을 위해 서로의 자기 혁신 노력을 해야 한다.
여러분이 그간 겪은 어려움과 싸움을 (나도) 보고 참여해 경험했다. 이제 한국은 위기와 기회를 함께 맞닥뜨렸다. 또 한번 도약의 기회를 갖거나 위기 앞에서 굴복할 수도 있다. 어떻게 협력시켜 나갈 지가 노사관계에서 큰 과제이다. 구체적 내용은 이후 의견을 말하겠다.
또 이남순 위원장이 지적한 내용과 관련, 청와대 복지노동수석은 제가 관심이 없어서 없앤 것이 아니고 행정부처와 중복되는 것은 모두 없앴다. 수석에게 지시하는 시간에 장관에게 시간을 내면 된다. 장관에게 직접 보고 받고, 장관에게 직접 지시하는 시스템으로 할 것이다. 또 수석과 장관의 의견이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다. 사회노동복지수석하면 사회는 노동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고 비중이 떨어지거나 본지가 떨어질 수 있다. 또 노동전문가가 수석을 하면 복지부분에 소홀할 수 있다. 그렇다고 부별로 둘 수도 없다. 결국 의사를 전달하는 통로가 증가하는 것을 의미하는데, 자리를 만들어 놓으면 일은 하는데, 뭔가 끼어놓아야 하는데 오히려 비효율적이다.
노동을 가벼히 생각해 줄인 것은 아니다. 노사정위나 노동관계 기구는 계속 둘 것이다. 역대 대통령들이 처음에는 노동과 서민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다가 슬슬 멀어지는 것은 사실이다. 저도 그럴 가능성이 있다. 이는 사회적 역관계에 있다. 중요한 것은 대통령 개인 의지가 아니라 정치 사회의 영향을 받는다. 나도 1년 뒤 총선이 있고, 총선 결과에 영향을 받게 된다. 또 시시각각 여론을 살펴야 한다. 정책은 여론의 지지를 받지 않으면 결국 저항이 생기고 무력화된다. 여론의 장을 지배하는 사회적 힘의 균형에서 경제계가 세다. 언론의 논조나 부수만 봐도 비교가 안 된다. 신문의 컬럼, 생산되는 논문 숫자를 봐도 압도적으로 경제 성장 논리가 우세하다. 그래서 어떻게 균형을 이루는 지, 그리고 사회적 세력 균형을, 그런 뜻이다.
개별적으로 구체적 적용도 관심이지만 5년간 사회적 불균형과 가치 주장자들 간의 힘의 불균형을 시정할 것이다. 그게 균형이 이뤄졌을 때 정부나 대통령의 개입이 없이도 해결될 것이다. 그런 방향으로 노력할 것이다. 역대 대통령뿐만 아니라 나도 그럴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제가 개별 정책이 아니라 사회적 제도 역관계로서 균형을 잡아나가는데 노력할 것이다.

* 참석자 = 노 당선자, 정세균, 송훈석, 홍재형, 송영길, 박인상, 신계륜, 김영대 인수위원

(한국노총측) 이남순 위원장 등 노총측 간부 및 27개 산별노조 위원장 등 30여명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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