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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제목 [원광대 행정대학원 특강]「가치문화의 시대」를 열자(2001/10/25)
글쓴이 운영진 날짜 2002-07-11 오전 10:07:00
IP Address 61.73.125.230 조회 /추천 3204/255
■ 인류는 얼마나 더 생존할 수 있을 것인가

지금 한국에서 무엇이 가장 중요한가. 어쩌면 쓸모 없는 고민일 수도 있지만 제가 항상 고민하는 문제는 인류가 이 지구상에서 얼마나 더 살 수 있을 것인지 하는 것입니다. 결론을 내릴 수는 없지만 다만 한가지 아주 불안한 것은 자연의 섭리에 의해 정해진 인류의 수명을 인간이 스스로 단축해버리는 일은 없을 것인가 하는 문제, 인간이 과연 하느님이 정해놓은 만큼 살 수 있을 것인가 하는 문제입니다. 가끔 이 문제에 대해 생각도 해보고 내 생각을 말하기도 하는 데 오늘은 그냥 가끔 이런 싱거운 생각도 한다는 정도만 말씀드리겠습니다.

■ 지금 한국은 어디쯤 와 있는가

한국이 지금 어디쯤 왔는가, 최종적인 목표가 정확하게 어디인지는 모르지만 과연 어디쯤 왔는가, 이런 생각도 해봅니다. 흔히들 선진민주국가들 만큼 되는 것을 1차적 목표라고 한다면 한국은 얼마쯤 더 뛰어야 걸어갈 수 있을 것인가. 선진국들이 여유를 가지고 걸어가고 있다고 표현한다면 현재 한국은 이를 따라잡기 위해 열심히 뛰어가고 있거든요. 과연 얼마쯤 뛰었으며 앞으로 얼마쯤 남았는가 하는 문제에 대해서 가끔 생각을 해봅니다. 제가 오늘 아침에도 사무실에서 참모들과 이 문제에 대해 이야기를 좀 해보았는데 대체적으로 75% 정도 이루었다고들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여러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대체로 수긍하시죠?(예)

왜 이런 문제를 제기하는가 하면 한국이 지금 성취해야할 과제가 무엇인지를 찾기 위함입니다. 한국이 앞으로 무엇 무엇을 더 성취해야 하는지 그 과제를 구체적으로 한번 생각해 보자는 것입니다.

■ 해방 후 한국이 이루었어야 할 과제들

1945년 우리나라가 일제의 식민지 지배로부터 해방이 되었을 때, 지금 돌이켜보면 무엇무엇을 했어야 했을까요?
제일 먼저 민주국가를 건설했어야 합니다. 자주독립국가를 건설했어야 했고요, 조금 살기 넉넉한 경제건설을 했어야 할 것으로 생각하고 민족이 하나로 되는 통합된 국가를 건설했어야 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때를 출발점이라 했을 때 지금 우리가 성취한 것은 무엇이며 성취하지 못한 것은 무엇인가.

▶민주주의

민주국가를 건설한다고 했는데 자유당 독재시절을 거쳐서 4.19혁명으로 잠시 민주주의 맛을 보는 듯 하다가 5,16 군사쿠데타로 인해서 다시 독재체제하로 들어가버리고 말았습니다. 민주주의는 끊임없이 짓밟혀왔었고 87년 6월항쟁에 와서야 비로소 한국도 선진민주주의 국가에서 겪었던 시민혁명과 유사한 역사적 경험을 성취했고,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1997년에 와서야 비로소 정권교체라는 역사적 고비를 넘어왔습니다. 그럼 지금 이제 남은 것은 무엇이냐?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합니다. 이 시점에서 정권교체까지 이루어지고 민주정부가 들어섰다고 하는데, 한쪽에서는 지금 독재라고 이야기하고 있고 언론탄압을 이야기하고 있고 이 정부의 인기가 땅바닥으로 떨어져 내리고 있습니다. 그리밖에 못하냐, 이제 무엇이 남았으며 무엇이 이루어졌는지 한번 생각해봐야 할 것입니다.

▶국가통합

한 국가공동체는 통합되어야 합니다. 국민들은 하나로서 공동의 목표를 가지고 어떤 지향에 대해서 공감하면서 전략적 합의를 가지고 새로운 역사를 향해서 나아가야 하는데, 한국의 통합수준은 얼마나 되는가.

남북은 분단되어있고 동서는 서로 말이 통하지 않을 정도로 심각하게 분열되어있습니다. 정치적 의제에 대해 국회에서 여야간에 서로 말이 통하지 않습니다. 국민들 사이에서도 무엇이 이 시기에 소중하냐고 정책을 내놓고 의견을 물으면 지역간에 서로 말이 상이합니다. 말이 통하질 않습니다. 이런 상황이고요.

▶산업화와 근대화

경제는 상당히 발전했죠, 좀 벌었습니다. 반도체기술은 세계 일류고 인터넷기술은 일본을 앞질렀고 전반적 기술 경제수준은 곧 선진국 수준을 따라갈 것이라는 것이 한국의 자신감입니다. 이것을 놓고 많은 사람들이 한국이 근대화되었다고 이야기합니다. 근대화는 성취되었다고 하는데 한국에서 과연 근대화가 성취되었습니까?

산업화가 성취되었다는 것에 대해서는 동의하겠습니다. 그러나 근대화라는 것은 물질문명의 발달수준에 의해 평가되는 산업화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정신문화, 가치문화적 측면에서 근대적 요소를 성취했을 때 그것을 우리는 비로소 근대화라고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서구 근대문명이라는 것은 단순히 산업혁명의 완성에 따른 산업화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거든요. 계몽주의로부터 비롯된 서구 이성주의와 합리주의 문화라는 것이 거기에 수용될 때 비로소 근대화가 되었다고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인데 한국이 과연 그와 같은 의미에서의 근대화가 되었는가.

그래서 오늘날 근대화세력이라고 스스로 주장하는 사람들과 그것을 근대화세력이라고 별 생각없이 받아쓰는 많은 사람들, 그리고 심지어 우리 민주당에서까지도 근대화세력이라고 이야기하면서 무슨 민주화세력과 근대화세력이 손잡자고 이야기하는데 대해서 과연 이 언어 사용이 올바른지에 대해 한번 의문을 제기해 봐야 하거든요. 민주화세력과 근대화세력, 민주화 안된 세력이 어떻게 근대화세력이라고 말할 수 있느냐, 민주화세력과 산업화세력이 손잡자고 한다면, 손잡아지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그건 틀린 말은 아니지요. 한국이 성취한 것은 산업화 한가지다 이겁니다. 통합은 멀었고 민주화는 어느 정도 왔습니다. 그래서 한국은 소위 근대화된 선진 민주국가와 어깨를 나란히 겨루기 위해서는 해결해야될 많은 문제들이 남아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너무 점수를 깎아 버리면 기가 죽을 수도 있으니 적어도 75% 정도 왔다 앞으로 25리를 따라 잡으면 된다. 그럼 따라잡기 위해 앞으로 25리에 남은 것이 뭐냐 그 말씀을 오늘 드리려고 합니다.

■ 한국 민주주의의 남은 과제 1 - 대화와 타협의 문화

우선 그동안 우리는 오랜 세월동안 민주주의를 하기 위해 투쟁해 왔습니다. 그 결과 민주주의는 얼마만큼 성취되었는가. 저는 민주주의의 남은 과제를 타협의 문화라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민주주의 역사에서 겪는 시민혁명, 시민봉기와 같은 역사적 경험을 이루었고 정권교체도 했습니다. 그러면 민주주의 다 된 거냐? 아니다. 타협의 문화가 성숙할 때 비로소 한국의 민주주의가 제 궤도에 들어서게 된다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래서 지금 우리가 성취해야할 중요한 과제 중의 하나를 타협의 문화로 잡고 한번 말씀을 드려보겠습니다.

타협의 문화 그게 뭐냐, 옛날의 역사는 투쟁의 역사였지 않습니까. 투쟁이 제일의 가치였거든요. 저도 그랬고요. 여기 계신 많은 분들도 학교 다닐 때 투쟁을 했습니다. 그것도 민주주의를 위한 투쟁을 했습니다.

민주주의가 뭐냐, 첫번째는 민주주의라는 사상, 인간의 존엄과 가치, 국민주권, 이런 것들을 내용으로 하는 민주주의 사상이 싹트던 시대를 1단계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민주주의의 2단계는 시민혁명을 통해서 일단 시민이 역사의 전면에 등장하고 권력에 개입하기 시작하는 것입니다. 그 이전에는 권력은 시민들과는 관계없는 것이었거든요. 권력에 개입하기 시작한 것이 시민혁명 이후부터의 일입니다. 그 이후부터 이제 치열하게 기득권 세력들과 투쟁을 하면서 엎치락뒤치락 하면서 민주주의 제도를 만들고 발전시켜 왔습니다.

▶참여와 민주주의

그런데 지금 선진국들은 한국적 민주주의와 무엇이 왜 다른가?
같은 대통령제인데 남미에서는 독재가 되고 미국에서는 민주주의가 되는가. 똑같은 내각제인데 서구유럽에서는 민주주의가 되고 아시아의 내각제는 민주주의가 안되는가. 도대체 어떤 차이인가?

제도의 차이는 아닌 것이죠. 이것은 역사의 차이가 있습니다. 즉 혁명의 역사, 정권교체의 역사의 차이로부터 기인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역사를 토대로한 행태의 차이가 있습니다. 역사의 차이는 시민들의 의식과 행동양식이 다르게 합니다. 그 중에서도 특히 적극적 참여의 수준이 다르기 때문에 민주주의의 수준의 차이가 나는 것입니다. 그래서 민주주의의 세 번째 단계에서는 시민적 참여의 수준이 되어야 비로소 민주주의가 후퇴하지 않고 제 궤도에 올라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참여민주주의가 대두되고 있는 것입니다. 새로운 시대의 과제로 참여민주주의를 제기하고 있습니다.

▶투쟁과 민주주의

또다른 관점에서 민주주의 발전과정을 보면 투쟁없이 민주주의 없고 끝까지 투쟁하면 민주주의는 망한다는 가설을 세울 수 있습니다. 민주주의 주체인 시민이 권력에 개입하기 위해 지배세력의 권력에 끊임없이 도전할 때 싸움을 해서 얻어내었습니다. 투쟁을 통해 민주주의를 쟁취해 내는 과정이 민주주의의 역사입니다. 투쟁없는 민주주의는 없습니다. 벤치마킹한 민주주의는 또다른 댓가를 치르지 않으면 민주주의로 갈 수 없습니다.

그러나 끝까지 투쟁만 하면 민주주의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민주주의가 절대적 체제를 용납하지 않는 철학적 기초 위에 있기 때문이다.또한 민주주의는 상대주의에 기초하고 있는 제도이기 때문입니다. 민주주의에서는 진리란 말을 잘 쓰지 않고 보편적 합의, 보편성, 보편적 가치라는 말을 씁니다. 민주주의가 추구하는 것은 대화와 타협의 문화이고, 이것을 통해 합의를 이끌어나가는 과정을 말합니다.

▶타협이 요구되는 한국의 전환기

한국은 민주주의가 왜 안되나? 전환기이자 과도기이기 때문입니다.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여러 집단간 계층간 철학과 이해관계가 다릅니다. 이를 타협으로 이끌어가야 하는데, 이해관계가 다르면 갈등, 투쟁이 생깁니다.

그동안 이해관계가 다른 사회적 갈등을 어떻게 해소해왔는가. 이때까지는 권력이 주먹으로 해결해왔습니다. 누가 들고 일어나면 중앙정보부나 안기부에서 전화만 하면 제압이 되었습니다. 덤비면 재미없거든요.

그런데 민주화 투쟁, 6월 항쟁 이후 그런 방법이 이제 잘 통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그 다음의 정권은 그것이 부당하다고 싸운 사람들이기 때문에 주먹으로 과거처럼 할 수도 없고, 또한 권력과 싸워 승리한 시민들이 권력에 대해 겁을 먹을 리도 없습니다. 이제 갈등의 문제를 국가가 나서서 힘과 주먹으로 해결할 수 없는 사회가 되었기 때문에 모든 문제가 투쟁으로 불거져 나옵니다. 한약분쟁, 의약분규, 교원충원문제, 구조조정에 따른 공기업 정리해고문제, 새만금 등

이제는 주먹으로 안됩니다. 합의와 타협으로 해결해야 됩니다. 표결이 있지않냐? 국회에서 표결을 마구잡이로 붙이면 몸으로 막습니다. 국회에서 어떤경우에 표결을 몸으로 막으면 정당하고 어떤 경우는 부당한가? 경우가 다릅니다. 옛날에는 말도 안되는 법은 국회의원들이 몸으로라도 막아야 된다고 했었습니다. 찬성하는 사람도 많았지요. 그러나 요즘은 몸으로 막으려고 하면 '아니 뭐하는 거냐' '표결로 해야지' 고 비난합니다. 그 차이는 타협의 과정을 얼마만큼 거쳤느냐는 것이지요.

국회에서 여야간에 쟁점이 10개가 있으면 처음에는 서로간에 입장이 다 틀립니다. 하지만 상임위나 소위원회에서 토론을 하다보면 타협선이 만들어지고 거의 해결되어집니다. 그래서 쟁점이 두 개혹은 세 개정도로 좁혀지면 좀더 이야기를 해 가지고 마지막 합의로 통과시키면 되는데 국회의원들은 유권자들의 눈치를 봐야 하기 때문에 '나는 이 안에 대해서 찬성한다. 혹은 반대한다'는 것을 공개적으로 보여주기 위해서 표결을 하는 것입니다. 즉 통과되더라도 서로간에 얻을만큼 얻었다고 판단되었을 때 표결로 처리하는 것이거든요.

타협이 민주주의의 원칙입니다. 이제 타협을 통해 문제를 풀어갈 수밖에 없는데 지금까지 민중들을 협상의 테이블에 앉혀준 적이 없습니다. 타협의 경험이 없기 때문에 타협의 기술이 없습니다. 그래서 자기고집을 가지고 끝까지 달려가는 사회적 현상이 일반화되어있습니다.

적어도 김대중 대통령의 정치적 역량을 평가할 때 이러한 정치적 상황을 보고 평가해야 됩니다. 왜 이리 힘이 없냐고들 이야기 합니다. 그러나 지금은 힘으로 밀어붙일 수 있는 시대가 아닙니다. 이제는 대화와 타협을 통한 문제해결방식이 우리사회의 새로운 정치문화로 자리잡아 가야합니다. 우리의 큰 숙제입니다.

이것을 하자면 가장 중요한 조건이 있습니다. 서로 말이 통해야 타협이 될거 아닙니까. 한나라당 대변인은 국가원수에 대해서 왜 그처럼 모질고 독한 말만 골라서 논평을 내느냐? 자질이 모라라서 인가? 아닙니다. 지역정서가 버티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험하게 비판을 해야만 고향에 가서 인기가 올라가고 아니면 인기가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싸우면 박수, 타협하면 욕이 나오는데 어떤 정치인이 타협에 나서겠습니까? 타협의 경험도 기술도 없습니다. 지역구도가 한국정치의 가장 큰 장애물입니다.

▶관용과 상대주의

타협이란 관용의 철학을 기본으로 하는 것입니다. "당신도 나도 이 시대에 함께 공존할 권리가 있다" 이것이 안되는 것이 이스라엘과 아랍입니다. 이스라엘은 그 땅이 2000년전에 자기네 땅이었다고 주장하지만 아랍에서는 "무슨소리냐. 너희는 시효도 모르냐. 이땅은 이미 우리 아랍땅이 된지 오랜대 억지 부리지 말라" 하면서 맨날 전쟁입니다. 공존할 수 없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합의가 안됩니다. 공존할 수 있는 권리를 함께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됩니다. 상대방이 가진 권리도 존중받을 가치가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 관용입니다.

관용의 철학의 기초는 상대주의입니다. 민주주의는 상대주의 철학에 기초한 정치제도입니다. 관용이야말로 민주주의를 성공시키기 위한 사고의 기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대화와 토론

서로 다른 의견을 가지고 합의를 이루어 나가려고 했을 때 필요한 것이 대화입니다. 서로다른 의견을 같은 결론으로 모아나가는 것. 타당한 결론을 찾아나가는 과정에서 쓰는 것이 토론입니다. 대화와 토론의 문화가 타협의 문화의 기반이 됩니다.

앞으로 한국에서 제대로 민주주의가 되려면 토론문화가 꽃피워야 됩니다. 그리고 토론을 잘하는 사람이 모든 조직의 리더가 되어야 합니다. 심야토론처럼 구경꾼들 앞에서 상대를 꺾어버리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토론이 아니라, 마음을 열고 저 사람의 모순과 내 의견의 모순을 찾아나가는 것이 토론의 과정입니다. 진실, 타당한 결과로 나아가기 위해 우리 논리의 모순을 하나하나 발견하고 검증해나가는 과정이 토론입니다. 토론 잘하는 사람이 조직의 리더가 되었을 때 조직의 문화가 꽃피고 조직의 효율성이 향상됩니다.

GE의 잭웰치 회장의 경우도 토론을 잘하는 사람이었습니다. 현장의 일개 기술자의 발언을 존중해주고 그와의 대화를 통해 좀더 효율적인 것을 찾아나가는 방법을 전체 조직안에 퍼뜨렸습니다. 경쟁력 강한 조직으로 만들었습니다. 토론의 문화가 발전되어야 돈도 잘 벌고 민주주의도 잘하는 방법입니다.

▶합리주의

그렇다면 준거할 교본이 없나? 모든 것을 하나하나 검증하기는 불가능합니다. 컴퓨터 프로그램을 짜는데 c언어로 짜면 유통성이나 호환성은 좋은데 시간이 오래걸립니다. 그래서 비쥬얼 베이직이나 델파이로 짜는데 개발된 모듈이 많기 때문에 대강대강 꿰어 맞추면 속도가 아주 빨라집니다. 이처럼 효율적으로 개발된 tool이 무엇이냐 하면 바로 합리주의입니다.

민주주의 정치제도는 합리주의의 토대하에서 합리주의 원칙을 가지고 출발해야됩니다. 동양과 서양의 구분이 필요 없습니다. 기술개발을 위해서도 민주주의를 해야됩니다. 합리주의 문화와 소통이 되지 않으면 거래도 안되고 장사가 안됩니다. 타당한 결론을 찾아나가는 과정, 합의를 찾아나가는 과정에서 툴(tool)이 합리주의입니다.

▶세력균형

힘센 사람이 왜 양보합니까? 가령 사과 하나를 유치원생과 대학생이 갈라먹어야 할 경우 대학생이 배가 무지 고프다면 합의가 되겠습니까? 그냥 먹어버리면 되는 거죠. 적어도 나 혼자 먹으려고 했을때 상대방이 안된다고 막아나서서 치고 박고 싸우다 보니 도저히 승부가 날 것 같지않아서 서로간에 "야 이러지 말고 우리 반씩 갈라먹자"고 하려면 서로간에 힘이 비슷해야 이런 타협이 가능하겠죠?

많은 사람들과 집단들이 이해관계를 놓고 치열하게 싸울 경우 이것을 잘 조절해나가야 되는데 이 조절이 이루어지는 조건은 힘의 균형입니다. 특히 제도의 場인 입법, 행정, 사법의 장에서 힘이 비슷해야 대화가 시작되고 타협이 이루어집니다. 한쪽은 너무 강하고 한쪽은 너무 약하면 일방통행이 됩니다. 정치의 장에서도 세력균형이 갖추어져야 합니다. 오늘 날 국회가 그동안 소외받았던 많은 사람들의 권리와 주장을 잘 대변하고 있는지는 다시한번 되돌아 보아야 할 것입니다. 호남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동안 호남사람들은 국방부장관도, 검찰총장도 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오직 한분 김대중 선생님이 대통령 될 때까지 무조건 찍자고 해왔잖습니까? 이래서는 안되는데 세력의 균형이 이루어지지 않으니까 일방적인 행동을 할 수 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오늘날 그래도 정치인들은 국회에서 여론의 눈치를 봅니다. 여론은 언론이 만드는 것입니다. 그동안 정치권력이 국민들을 속여왔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힘이 없어졌습니다. 제가 그래도 집권여당의 최고위원인데 요새 보면 먹을거 정말 없어졌습니다(웃음) 옛날 권력이랑 다릅니다.

그런데 욕을 할때는 전혀 망설이지 않고 마구 욕을 해대면서 언론 탄압한다고 하는데 여러분 요즘 일부 신문한번 보십시오. 권력이 언론탄압 하는지 언론이 권력 탄압하는지? 앞으로 권력은 과거의 권력과 다르며 이미 많이 달라졌습니다. 권력이 국민위에 군림하던 시대가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강 국민들을 속이면서 떵떵 거리는 집단이 하나 있죠, 언론입니다. 책임지지도 않고 하고 싶은대로 쓰고, 자기 마음에 드는 소리만 씁니다. 이정권에 도움이 되는 말은 받아쓰지 않거나 조그맣게 쓰고 이 정권을 공격하는 말은 사실이건 아니건 누군가 말만하면 대문짝만하게 씁니다. 공은 십분의 일로 깍아내리고 과는 열배로 뻥튀기해서 보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아주 다행스럽게 생각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만약 이들 언론이 이 정권을 죽이겠다고 작심하고 아주 표나지 않게 지능적으로 공격을 한다면 어찌 해볼 도리가 없을 텐데 , 지금 사주가 감옥에 있으니까 사주한테 충성을 해려고 그러는지 마구잡이로 민주당에 상처를 냅니다. 너무 표가 나게 공격을 해대니까 국민들이 읽으면서, 해도 너무 한다고 느끼는 국민도 있습니다.

여론의 장을 장악하고 있는 것이 미디어입니다. 이 미디어의 장에 세력균형이 이루어져야 됩니다. 민중의 소리와 기득권자의 소리가 비슷비슷하게 나와야합니다. 그런 균형이 잡혀져야 한국에 소위 공론이 만들어지는데 민중의 소리는 안들립니다. 호남의 소리도 안들립니다. 호남이 다 해먹는다는 소리는 들리는데 호남이 어렵다는 소리는 전혀 안들리더라고요. 호남 뿐만 아니라 우리 노동자들은 얼마나 속이 타겠습니까...

세력균형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제도정치의 장에서, 그리고 여론의 장에서 세력균형이 이루여져야 대화와 타협의 문화가 생겨 날 수 있습니다. 이것이 한국민주주의의 최대의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대화와 타협의 문화는 한국민주주의의 최대 과제입니다. 우리 국민들은 성숙한 민주주의 발전을 위해 관용의 정신, 대화와 토론 문화, 합리주의에 대해 깊이 생각해야 합니다.

■ 한국 민주주의의 남은 과제 2 - 사회통합

지금 이 시기 두 번째 가장 중요한 것이 사회통합입니다. 사회통합을 위해서는 계층통합과 동서통합을 이루어야 합니다.

▶계층통합과 생산적 복지

앞으로는 계층통합이 중요한 시대로 갑니다. 시장경제, 4대부문 개혁, 세계화라는 말속에는 작은정부, 규제완화, 민영화, 노동의유연화의 의미가 들어있습니다. 이것을 시행했을 때 빈부격차가 심해지지 않는 나라가 없습니다. 노동자들의 실질소득은 떨어지고 있습니다. 소비수요가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경제가 침체하게 됩니다.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도 분배의 문제가 중요합니다. 사회통합을 위해서 "이 세상이 뒤집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사람을 줄여야 됩니다. 그래서 생산적 복지정책이 나온 것입니다. 지속적인 수요창출을 위한 분배가 필요합니다.

▶지역분열주의의 극복과 동서통합

동서통합이 중요합니다. 분열은 인류공동의 적입니다. 역사의 경험상 불행을 남겨주지 않았던 적이 없었습니다. 한국의 역사는 분단 때문에 민주주의가 지체되었고 친일잔재가 청산되지 못했습니다. 6월 항쟁 이후 야당의 분열, 민주세력의 분열 때문에 왜곡된 민주주의의 길을 걸어왔습니다. 민주주의가 구박받고 있습니다. 분열은 역사를 왜곡시킵니다. 고통이 따르고 있습니다.

■ 한국 민주주의의 남은 과제 3 - 가치문화의 시대

▶개 방

외부세계에 대해 마음을 열어야됩니다. 인류는 씨족사회에서 부족사회, 봉건사회에서 민족국가, 세계화로 발전해왔습니다. 사람은 경제활동의 영역과 일치하는 단일한 정치단위를 이루길 원합니다. 거기에서 보편적 가치를 실현하기를 원합니다. 경제영역이 통합되면 생활의 영역의 통합을 원합니다. 경쟁력을 강화하려고 합니다. 비용을 줄이기 위해 임금을 깎는 등의 전략을 씁니다. 세계화의 논리의 귀결입니다.

다른 의미에서 보면 민족국가 시대에는 국가의 가치가 최상의 가치였습니다. 중세에는 신과 교회가 모든 가치체계의 정점이었습니다. 신이 원하면 목숨도 내놓아야 했습니다. 근대에는 국가를 거역하면 죽음이었습니다. 17세기에서 19세기를 거쳐오면서 신의 시대에서 국가의 시대로 전환되었습니다.

그렇다면 국가는 영원한 것인가? EU는 국가로 이행 중인가? EU 소속 국가들은 국가로서 탈색되는 중입니다. 앞으로의 질서는 누가 지배할 것인가? 세계의 보편적 가치가 지배할 것입니다. 양심이 수용할 수 있는 가치체계, 도덕적 윤리적 가치. 21세기는 가치의 시대일 것입니다. 강자도 혼자 강자일 수 없습니다. 혼자 안전을 방어할 수 있는 최강자는 없습니다. 새로운 시대에 접어들었습니다. 새로운 가치체계, 사고방식을 가져야 합니다.

동북아의 새로운 시대에는 일본, 중국과의 관계를 어떻게 풀어나가야 하나? 열린 문화, 열린사고가 필요합니다. 배타성을 걱정스럽게 생각해야 됩니다.

▶연고주의 청산

부정부패도 옛날만큼 심각하지는 않습니다. 요즘에는 상당부분 투명해 진 것이 사실입니다. 지금 우리 사회에서는 연고주의가 문제이고 더 위험합니다. 연고의 틀 속에서 횡행하는 불공정한 거래들, 끼리끼리 해먹는 풍토가 한국의 장래를 어둡게 하고 있습니다. 연고와 집단이기주의의 문화를 깨야합니다.

▶공정한 사회

합리적이고 공정한 시대로 가야됩니다. 사회가 통합되려면 결과에 있어서 균형, 과정에 있어서 공정한 사회가 되어야 합니다. 사람의 생각을 바꾸기가 쉽지 않습니다. "정직하면 손해본다" 이렇게 교육합니다. "경쟁에서 이겨야 된다"는 것이 지배적 가치이자 문화입니다. 특권주의, "권력과 맞서면 패가망신한다". 줄을 잘 서야 됩니다. 강자에게 약하고 약자에겐 강해야 됩니다.

간절한 소원입니다. 강자에게 당당해야 됩니다. 조선일보에게 찍힐까봐 정치인들 고개 숙이고 있습니다. 떨치고 일어나야 한국의 장래가 있습니다. 정정당당하게 승부하는 새로운 시대로 가야합니다. 세계시장의 원리가 거기에 있습니다.

▶원칙이 승리하는 사회

인간의 의식이 바뀌어야 합니다. 많은 제도개혁의 과제가 거부당하고 있습니다. 제도개혁된 것도 의식이 따라주지 않고 있습니다. 인간의 의식을 바꾸려면 역사를 바꾸어야 됩니다.

미국의 경우 정의의 깃발을 든 사람들이 이겼습니다. 링컨이 통합의 깃발을 들고 승리했습니다. 한국에서는 정의로운 사람들이 모두 죽임을 당하거나 망해버렸습니다.

이제 정의로운 사람들이 승리하는 당당한 역사를 만들어가야 합니다. 아이들이 건강한 역사를 만들어 나갈 수 있도록 정의롭고 착하게 일하는 사람, 군대도 가고 원칙을 시키며 살아가는 사람이 잘 되는 역사, 당당하게 할 일하는 사람들이 성공하고 주도해나가는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야 합니다. 자랑스러운 떳떳한 역사를 쓸 수 있습니다.

▶가치의 시대

가치의 시대를 만들어 나가야 합니다. 가치를 존종하는 시대, 원칙을 존중하는 시대 , 원칙을 지켜 성공한 사람이 이 시대를 주도해 나가야 합니다. 이 들이 전면에 서야 됩니다. 불의에 당당하게 맞섰던, 자부심을 가졌던 사람들이 이 사회를 주도해 나가야 합니다. 지금 김대중대통령은 역사상 가장 강력한 야당과 가장 악의적인 언론의 저항을 받으며 가장 첨예한 지역간 대결구도하에서, 대화와 타협의 문화는 성숙하지 않았고, 주먹을 쓸 수도 없는 한계 속에서 역사를 열어나가고 있습니다. 김대중 대통령을 도와주어야 합니다.

민주주의에 뿌리를 두고 개혁을 지향하면서 국민들을 통합해나가려는 확고한 결의를 가진 사람들이 이 나라의 정치를 주도해나가야 합니다.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가야 합니다. 민주주의 이전에 사람이 사람을 신뢰할 수 있는 지도자가 나와야 안심하고 정치를 맡길 수 있습니다.

규범을 존중하고 지키는 가운데 사회의 신뢰가 만들어집니다. 원칙, 규범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가치의 시대, 원칙의 시대를 만들어가야 합니다. 또 원칙만 가지고 해결할 수 없는, 공존의 지혜를 개발해나가는 정신 문화를 살찌워나가야 합니다. 사랑과 자비. 할 수 있는 사람이 누구입니까?

강제한다고 되는 게 아닙니다. 이걸 할 수 있는 인격적 토대를 갖춘 사람이 주도해나가야 합니다.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가치를 지향하고 감시하지 않아도 잘 돌아가는 성숙한 사회로 가게 됩니다. 각 분야에서 모델을 만들고 정치의 영역에서는 원칙을 지키고 신뢰를 지키고 자기를 희생하고 했던 사람이 빛보는 사회로 가도록 우리 다함께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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