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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제목 노무현 후보 아시아 유럽 프레스 포럼 연설문
글쓴이 노무현 날짜 2002-09-12 오후 1:50:00
IP Address 61.73.125.230 조회 /추천 3786/255
[노무현 후보 아시아 유럽 프레스 포럼 연설문]

▶▶[동영상 보기]


* 노무현 후보가 밝힌 [대북정책 5원칙]과 [한반도 평화와 공동번영 6대 과제]로 대북정책 종합판이라 할 수 있습니다.

* 아시아 유럽 프레스 포럼이란?
아시아와 유럽 언론사간의 교류 협력을 위해 1996년 중앙일보가 시작한 세계 언론인들의 대화창구. 2년마다 열리며 올해는 "되돌아 본 911 사태, 세계 언론의 과제"(One Years Later... 9.11 Revisited : Challenges To Print Media)를 주제로 23개국 31명이 참석함. - 편집자 주



동북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한 새로운 질서

안녕하십니까. 반갑습니다.
아시아와 유럽의 주요 언론인들이 참석하는 국제적 언론인 모임인 ‘아시아 유럽 프레스 포럼’에서 제 소견을 밝힐 수 있게 된 것을 대단히 기쁘고 영광스럽게 생각합니다.
이번 행사를 주최한 중앙일보와 한국언론재단, 그리고 아시아 유럽 파운데이션에 특히 감사드립니다.
911 테러 1년을 맞아 열린 이번 행사를 통해 국제적 테러문제에 대한 새로운 언론의 역할이 모색되고, 특히 한반도 문제에 대한 올바른 인식이 국제적으로 확산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저는 오늘 이 자리를 빌어 한반도 문제와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관계의 새로운 질서에 대한 저의 구상을 밝히고자 합니다. 다만 시간관계상, 자세한 소견은 이미 배포해 드린 자료로 갈음하기로 하고, 중요한 내용을 중심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 시대의 변화와 새로운 지평

한반도를 바라보는 시야를 넓혀야 합니다

존경하는 아시아 유럽의 언론인 여러분.
지금까지 남북문제는 ‘한반도 문제’로 인식되어 왔습니다. 단순히 한반도의 전쟁재발 방지나 통일을 모색하는 논의가 전부였습니다.
국내 뿐 아니라 국제적으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의 사람들이 모두 그렇고, 그 이전 시대의 사람들도 같은 시각이었습니다.

그러나 여러분, 이젠 한반도를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져야 합니다. 여기에 맞추어 주변 국제관계도 새로운 질서를 모색해야 합니다. 한반도 내부는 물론, 국제적인 정치, 경제, 사회, 문화질서가 완전히 달라졌기 때문입니다.

우선 국제적으로 보면, 우리는 세계적 시장통합의 시대를 맞고 있습니다.
또 20세기 지구를 지배했던 냉전의 시대는 종언을 고했습니다. 화해와 협력이 새로운 생존논리가 되었습니다. 이제 이데올로기나 색깔론은 냉전시대의 낡은 골동품이 되었습니다.
국제적인 이슈도 변했습니다. 지역분쟁과 인종, 종교갈등, 테러, 마약문제 등이 새로운 위협요소로 부상했습니다.

또 정보화라는 새로운 흐름도 발상의 전환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모든 정보와 지식, 사상이 사이버 공간을 통해 시공의 장벽을 허물고, 리얼타임으로 넘나들고 있습니다. 한국이 구축한 세계 선두권의 정보화 역량은 장차 남북관계의 장을 비약적으로 확대시키고, 새로운 동북아 질서 형성을 주도하는 데 강력한 기반이 될 것입니다.

한반도 내부적으로도 엄청난 변화가 있었습니다. 남북정상회담으로 역사적인 전환을 이루었습니다.
특히 북한의 변화와 개방이 시작되었습니다. 북한은 국제사회를 향해 조심스런 발걸음을 내딛고 있습니다.
남한에서는 정치적 세대교체가 진행중입니다. 올 연말의 대통령선거가 그 분수령이 될 것입니다.

이러한 변화는 우리에게 종래와 같은 편협하고 냉전적인 인식의 해체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우선 남북문제를 바라보는 시각은 한반도의 차원을 넘어 ‘동북아의 평화와 번영’이라는 시각으로 넓혀져야 합니다.
한반도는 대륙과 해양을 연결하는 지점에 있습니다. 대륙과 해양세력의 접점인 한반도에 평화가 구축되지 않고는 동북아의 항구적인 평화와 번영은 기약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한반도 문제는 한민족만의 문제로 그치지 않습니다. 동북아의 미래와 새로운 질서를 내다보는 시각에서 모색돼야 합니다.

새로운 질서 형성을 주도해야 합니다

한국은 서구에서 3백년 걸린 산업화를 30년만에 이루었습니다. 2백년 걸린 민주화를 20년만에 이루었습니다. 수많은 시련과 질곡이 있었지만 결코 좌절하지 않았습니다. 우리에겐 꿈을 가지고 도전하고, 난관을 극복하고, 희망을 이루고야 마는 저력이 있습니다.

지금까지 남북한은 분단의 현실과 대안을 수동적으로 받아들여 왔습니다. 이제는 자신을 가져야 합니다. 그동안 쌓아 온 역량을 바탕으로 능동적으로 나서야 합니다.
북한에 대해 자신있게 개방과 변화를 요구하고, 지원이 필요한 것은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합니다. 우리가 추구하는 평화질서와 시장질서를 북한이 안심하고 함께 할 수 있도록 믿음을 주어야 합니다.

한반도가 동북아의 중심이 되는 것은 더 이상 막연한 기대가 아닙니다. 남북관계가 진전되고, 막혔던 교통로가 열리면 한반도는 대륙과 해양을 연결하는 경제교류의 중심 축이 됩니다. 중국과 러시아, 미국과 일본 중남미 국가들이 한반도를 통해 교차하게 됩니다. 서울을 중심으로 반경 1,200km 안에 7억명의 인구가 살고 있습니다. 미국과 EU 전체인구를 합친 것보다 많습니다. 이 속에서 우리는 새로운 경제적 강국으로 거듭날 수 있습니다.

동북아의 평화도 한반도가 주도할 것입니다. 분단을 극복하고 평화공존을 달성하면 장차 미.중.일.러 등 동북아 4강 사이의 평화를 중재하고 주도하는 역할까지 담당할 수 있는 역량이 생깁니다. 동북아시아 평화중심국가를 실현하는 것입니다.

이를 통해 한반도는 동북아시아의 평화와 공동번영이라는 새로운 질서를 선도할 것입니다.


■ 대북정책의 기조 : 화해협력 정책의 계승과 발전

한반도에는 역사적 대전환이 있었습니다. 서해교전을 비롯한 충돌과 갈등이 있었지만, 냉전구조의 고착화를 해소하고 화해협력의 기틀이 만들어지는 큰 진전이 있었습니다. 동아시아의 냉전구조가 탈냉전 구조로 전환되는 과도기적 상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난관을 극복하고 돌파구를 연 것입니다.

김대중 대통령의 햇볕정책이 그 전환점입니다. 이산가족 상봉과 철도, 도로 연결, 개성공단 착공, 금강산 관광, 남북 축구대회 개최 등 수많은 성과가 있었습니다. 역사적인 남북 정상회담이라는 결실도 얻었었습니다. 역대 어느 정부도 생각할 수 없었던 획기적 진전입니다. 주변국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대부분 이 방향을 지지하고 성과를 인정합니다.

저의 대북정책 기조는 김대중 정부에서 취해진 화해협력 정책의 기조를 계승 발전하는 것입니다. 화해협력의 방향을 일관되게 유지하면서, 시대적 변화와 국민적 공감대를 기반으로 한 차원 발전시키겠습니다. 남북간에 새로 만든 좁은 길을 다듬고 넓혀 큰길로 확장하겠다는 것입니다.

화해협력 정책을 발전시켜야 할 필요성은 이미 말씀드렸습니다. 국제적인 환경과 시대적 상황이 변했습니다. 국내 정치의 기반도 변하고 있습니다.

남북문제를 바라보는 시각을 ‘한반도’에서 ‘동북아’로 확장하는 한편, ‘화해와 협력’을 ‘평화와 공동번영’으로 한 차원 격상시키는 것이 발전의 방향입니다. 이와함께 초당적 협력과 범국민적 지지를 이끌어 내겠습니다.

이러한 저의 남북정책 기조에 대해 이 자리를 빌어 국제사회의 적극적 협조를 요청합니다.

대북정책 5원칙

남북 화해협력 정책의 긍정적인 면은 계승하고 문제점은 보완해 가겠습니다. 미완의 과제는 지속적으로 완결해 가겠습니다. 그러나 시대와 환경이 바뀐 만큼 정책 자체도 새로워져야 합니다. 성취가 있고 나면 바뀐 현실에 따라 새 단계로 나아갈 수 있어야 합니다. 화해협력 정책의 성과를 기반으로 목표를 재설정하고 발전된 버전을 만들어야 합니다.
물론 새로운 정책일수록 쉽지 않습니다. 거기에도 원대한 비전과 더불어 확고한 철학에 입각한 분명한 원칙이 따라야 합니다. 새로운 시대의 요구에 따른 신념과 철학으로 국민의 힘을 결집하는 것이 최고의 외교력이자 협상력입니다.

① 신뢰우선주의
첫째 상대방을 인정하는 토대 위에서 신뢰를 쌓아 간다는 것은 저의 정치생활에서 일관되어 온 가장 기본적인 철학입니다. 이것은 남북 관계에서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서로 다른 상대일수록 상대를 인정하고 믿음을 키워가야 진정한 화해에 도달할 수 있습니다. 계산적으로 주고받는 상호주의로는 반세기에 걸친 불신을 결코 해소할 수 없습니다. 저는 신뢰우선주의로 가겠습니다.

② 국민과 함께하는 정책
둘째 아무리 좋은 정책도 국민과 함께 하지 않으면 실현되기 어렵습니다. 국민통합은 바로 남북화해라는 굳건한 신조를 가지고 대처하겠습니다. 제 약속대로 지역분열주의를 극복한다면 폭넓은 국민적 지지 기반 위에서 안정적으로 남북대화에 임할 수 있습니다. 역동적이고 패기 찬 리더십이 승리하면 남북관계 개선에 불안해하던 보수층도 기꺼이 남북화해에 앞장설 수 있을 것입니다. 새로운 정치문화와 정치구조 속에서 올바른 대북 정책이 초당적 합의를 얻지 못할 이유가 없습니다. 또한 남북 관계에서 정부 뿐 아니라 시민사회도 그 나름대로 충분히 역할할 것입니다.

③ 군사와 경제안보를 함께 하는 포괄적 안보
셋째 남북 화해협력을 진전시켜 나가되 안보를 굳건히 하는 일을 소홀히 할 수 없습니다. 안보는 군사적으로 나라를 지키면서 경제적인 안정과 번영을 함께 일궈 나가는 균형 안보가 되어야 합니다. IMF 위기를 극복한 우리는 이 두 가지가 같이 가야 한다는 것을 절실히 느끼고 있습니다.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면 외국인 투자에 차질이 생기고 경제적으로 위기에 빠질 수도 있습니다. 특히 우발적이고 의도하지 않은 분쟁을 방지하기 위한 노력을 강화해야 합니다. 시야를 포괄적으로 넓혀, 상호 위협과 압력을 줄여 나가야 합니다.

④ 장기적 시야와 투자로서의 경제협력
넷째 이제 남북관계는 경제지원과 협력이 견인차 역할을 해야 합니다. 우선 어려운 북녘의 이웃에게 상생의 원칙에서 인도적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합니다. SOC 건설 등 대규모 경제협력도 장기적 시야와 투자로서 추진해 가겠습니다. 대북지원을 ‘퍼주기’라는 시각으로 보아선 안됩니다. 이것은 짧은 시각입니다.우리 앞에 펼쳐질 민족과 동북아시아의 미래를 내다보며 과감한 경제협력 계획을 세우겠습니다.

⑤ 당사자 주도에 입각한 국제협력
다섯째 한반도 평화와 공동번영은 그 직접적 당사자인 남북이 주도해 가야 합니다. 다만 한반도 문제는 민족 문제이면서 국제적 차원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이웃하는 4개국과의 협력 없이는 결코 실현될 수 없습니다. 또 한반도 평화와 경제협력에서는 양자주의와 더불어 다자주의 틀도 적절히 활용해야 하겠습니다.


■ 한반도 평화와 공동번영 6대 과제

이러한 새로운 시대인식 하에서 수립된 원칙을 지킬 수 있다면 여전히 풀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는 한반도 냉전을 극복하고 공고한 평화를 정착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 김대중 정부도 한반도 냉전해체라는 과제를 제시하고 일관된 노력을 기울여 왔습니다. 이를 계승, 발전시키되 새로운 방식을 취하겠습니다. 앞에서도 강조했듯이 이를 한반도 뿐 아니라 동북아시아 지역협력이라는 보다 폭넓은 틀에서 접근하는 것입니다.
또한 평화에다가 경제적 번영이란 차원을 추가하는 것입니다. 남북이 합심하여 동북아시아에서 평화적이고 경제적인 프로젝트를 만들어가겠습니다. 이 프로젝트에 미, 일, 중, 러, EU 등 관련국들이 참가하지 않을 수 없도록 매력적인 구상들을 내놓을 것입니다. 이 속에서 한반도 냉전이 자연스럽게 녹아들도록 하는 것입니다.

① 남북 화해-협력의 제도화
첫째 남북 화해와 교류를 착실히 진전시키겠습니다. 이것이 한반도 냉전 해소를 위한 가장 중요한 과제라 할 수 있습니다. 김대통령은 화해-협력의 길을 뚫었지만 기복을 겪으며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저는 이를 제도화하여 확고한 궤도 위에 올리겠습니다. 이산가족, 경협 등 남북 교류를 한 단계 높이도록 하겠습니다. 이와 함께 남북 사이에 군사적 긴장완화와 신뢰구축을 획기적으로 진척시키겠습니다.

②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해결
둘째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문제는 조속히 해결되어야 합니다. 북한과 대화를 통하여 이 문제가 해결되도록 미, 일과의 협력을 지속할 것입니다. 남북화해는 대량살상무기 문제가 평화적으로 해결되도록 하는 데 불가결한 조건입니다. 김대중 정부의 임기가 끝나는 내년에는 이른바 ‘2003년 위기’가 한반도 평화에 중대한 시련이 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야당이 주장하듯이 북한에 군사적 압력만을 가하는 일방적 방식은 해결책이 될 수 없습니다. 북한이 핵사찰 등 대량살상무기에 대한 양보를 하고 이에 대해 국제기구, 미, 일, 남한이 대북지원을 맞교환하는 일괄 타결방식을 실현시키도록 예방외교에 만전을 기하겠습니다. 국제적으로 북한 판 ‘마셜 플랜’ 같은 것을 추진하는 것도 좋은 방안이 될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③ 북미, 북일 관계 정상화를 위한 외교적 협력
셋째 북미, 북일 관계 정상화가 실현될 수 있도록 외교적 협력을 다하겠습니다. 고이즈미 일본 총리가 평양을 방문하여 북일 수교 교섭에 획기적 진전이 예상됩니다. 북일 수교가 실현되어 경제협력이 본격화하는 것은 김대중 정부 이후 시기가 될 것입니다. 한일 협력을 토대로 하여 대북 경협에 공동 진출할 수 있는 방안도 모색해 보겠습니다. 남북 화해를 견지함으로써 북미 관계도 정체상태를 타개하도록 중재 노력을 계속하겠습니다.

④ 북한의 개혁 개방 지원
넷째 북한이 좀더 자신 있게 개혁 개방에 나서도록 도움을 주겠습니다. 최근 북한은 시장적 방향으로의 경제개혁을 조심스럽게 시도하고 있습니다. 김대중 정부 시기는 북한의 내부 변화와 우리의 지원이 직접 결합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습니다. 변화를 위한 여건 조성에 만족해야 했습니다. 우리 경제력에 국제사회의 지원능력을 더하여 북한이 시장질서 속으로 들어 올 수 있도록 협력을 다하겠습니다. 북한의 상응한 노력과 동의를 전제로 우리 나름의 구체적인 ‘남북경협과 북한개발 연계 5개년 계획’의 청사진을 제시하겠습니다.

⑤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다섯째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입니다. 김대중 정부 하에서 철도, 도로 연결 사업이 군사적 신뢰구축으로 이어지고 있으나 평화체제 수립 문제가 미결 과제입니다. 남북간에 한반도 평화선언을 추진하고 이어서 국제적으로 한반도 평화협정이 체결되도록 외교력을 발휘하겠습니다. 협정 체결에 머무르지 않고 평화체제가 실질화될 수 있도록 한반도 군축을 가시화 시키겠습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동맹국인 미국과 긴밀한 협의를 해나가겠습니다.

⑥ 동북아시아 경제 및 평화 협력체 창설
여섯째 이러한 조치들이 동북아시아 지역협력 속에서 결실을 맺도록 정치, 경제, 군사 등 다방면의 외교 노력을 기울이겠습니다. 김대중 정부 하에서는 동북아시아 차원의 정책은 시작 단계에 있습니다. ASEAN+한중일 협력을 발전시켜 동북아시아 내지 동아시아 지역 차원의 경제협력체 형성에 주력하겠습니다. 나아가 남북, 미, 중, 일, 러 등이 참가한 동북아시아 평화협의체가 구성될 수 있도록 외교적 이니셔티브를 취해 나가겠습니다. 이를 위해 이상이 아닌 구체적인 현실 프로그램을 담은 ‘동북아시아 시대 구상’의 청사진을 제시하겠습니다. ‘동북아개발은행’의 설립과 ‘철의 실크로드 개발-운영 국제컨소시엄 창설’ 등의 내용이 포함될 것입니다.


■ 동북아시대와 한반도 지도의 변화

현재의 남북 관계가 순조롭게 지속될 수 있다면 이러한 과제는 반드시 달성될 수 있습니다. 현재 중국은 눈부시게 성장 가도를 질주하고 있으며 주춤거리기는 하지만 그래도 일본은 세계 2위의 경제대국입니다. 이 시장이 하나로 통합되었을 때 한국이 잘만하면 황금시대를 맞이할 수 있습니다. 이 점에서 고이즈미 총리 방북으로 북일 수교가 타결되면 동북아시아 경제협력에는 새로운 돌파구가 열리게 됩니다.

이것은 우리의 지도를 바꿀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한중 수교로 환황해 경제권이 열리며 남한의 국토개발에서 서해안 시대가 개막된 바 있습니다. 북일 수교에 따른 북일 경제협력이 러시아와의 철도 연결과 결합하면서 환동해 경제권이 열리면 우리에게는 동해안 시대가 개막될 것입니다. 서해안과 동해안은 남해안의 부산과 광양이란 두 물류 중심과 결합되어야 제대로 구실을 할 수 있습니다. 서해안 시대, 동해안 시대는 남해안 시대를 전제로 전개되는 것입니다. 여기에 개혁 개방에 따른 북한의 개발이 결합됨으로써 비로소 냉전으로 한 쪽에만 편중되었던 국토가 균형적 발전을 기약할 수 있게 되고, 한반도 경제권이 성립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 앞을 가로막는 장애도 만만치 않습니다. 중국과 일본간에 군비경쟁이 시작되면 한국은 따라갈 수밖에 없습니다. 여기에 남북 분열까지 겹치면 동북아시아의 한 구석에서 변방의 역사, 주변의 역사를 근근이 이어갈 수밖에 없습니다. 남북이 하나로 손잡고 평화를 구축하면 중국과 일본의 군비경쟁을 막을 수 있습니다. 동북아시아 중추국가로 다시 태어나는 지름길이 남북 화해-협력에 있습니다. 장애는 외부에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남북화해란 관점에서 보면 지역감정을 부추기는 분열주의, 남북 갈등을 조장하는 냉전주의 모두가 우리 내부의 극복 대상입니다. 동북아시아에 장미 빛의 미래가 저절로 열리는 것이 아닙니다. 내외의 장애를 넘어서기 위한 정치력과 외교력을 갖추어야 합니다.

■ 국제협력과 한미 관계

한반도 주변은 강대국으로 둘러싸여 있습니다. 이제는 피해의식에서 벗어나 주변 국가들과 능동적으로 협의하고 그들의 역할을 인정해야 합니다. 911 테러로 전 세계가 불안에 떨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립과 충돌은 일시적이며 세계사의 큰 흐름은 상호 협력의 시대로 가고 있습니다. 남북한의 민족주의도 협력의 틀 속에서 열린 자세를 취해야 합니다. 특히 한미관계는 우리 외교의 기본입니다.

전환기 시대의 한미관계는 성숙한 동반자 관계, 수평적 동맹관계가 되어야 합니다. 한미 동맹은 냉전시대 대북 억지력의 역할을 수행하며 한국 경제발전을 위한 안보환경을 제공해주었습니다. 이제 한미동맹은 한반도에서 탈냉전을 이끌어내는 파트너로서 새로운 역할을 찾아야 합니다. 미국도 뗄 수 없는 동북아시아의 일원입니다. 한미 동맹은 남북 화해 협력과 동북아시아의 평화와 번영을 이끌어내는 토대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일본, 중국, 러시아도 국가별로 각자의 중요한 역할이 있습니다. 또한 EU나 그 밖의 지역 국가들도 적극적인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 동북아시아의 평화 번영과 통일

과정으로서의 통일
마지막으로 남북 화해-협력을 일관해서 이루어나가면 언젠가는 통일로 나아가게 될 것입니다. 72년의 7.4공동성명, 91년의 남북기본합의서에 이어 2000년 6.15 남북공동선언을 기본정신으로 하여 통일 문제에 임할 것입니다. 통일은 억지로 인위적인 틀에 맞추어 만들어 가는 것이기보다는 자연스러운 과정이 될 것입니다. 통일은 목표이면서도 과정이란 발상이 중요합니다.
현 시점에서는 분단비용을 감소시키며 통일재원을 축적하고 통일비용을 분산해 가는 것이 현실적입니다. 이 점에서 교류와 협력은 서두를수록 좋 습니다.

세계사적 대세와 함께 하는 통일
통일 이후의 체제를 둘러싼 소모적인 논쟁 등은 이제 그만 두어야 합니다. 상호간에 정권과 체제를 인정하고 민족합의의 통일로 가자는 데는 모두 동의하면서 이런 논쟁을 벌이는 것은 모순입니다. 통일은 결국 세계사적 대세와 함께 하는 이념과 체제하에 이룩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것이 시장경제와 민주주의임을 누구도 부정할 수 없습니다.

다시 강조하고 싶습니다.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은 남북 양자가 주도하지만 남북이 맞대고 살아가는 동북아시아라는 ‘이웃’과 함께 한다는 인식이 요구됩니다. 동북아시아 협력 속에서 남북 경제공동체를 형성해 가는 것을 최우선과제로 삼겠습니다. 이는 남북만의 이익을 추구하는 자기중심적이고 배타적인 결합이 아니라, 동북아시아 경제협력의 밑거름이 될 것입니다. ‘남북 공동의 집짓기’는 ‘동북아시아 마을’을 만들어 가는 동시병행의 과정입니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은 결국 인류평화와 번영에 큰 기여를 할 것입니다. 여기서 남북과 해외동포를 포함한 한민족 모두가 평화와 공동번영의 메신저 역할을 하게 될 것입니다. 지구촌 가족이 모두 함께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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