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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제목 국가비전21위원회 정책토론회 노무현 후보 연설문
글쓴이 노무현 날짜 2002-10-09 오후 5:55:00
IP Address 211.38.128.252 조회 /추천 7114/255
새시대 새로운 역사를 열며


안녕하십니까?
오늘 바쁘신 중에도 이렇게 저와 민주당이 앞으로 펼쳐 갈 정책에 관한 토론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참석해 주신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오늘의 이 자리가 새로운 시대, 새로운 역사를 열기 위한 뜨거운 나눔의 장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세계사적 변화와 기로에 선 한반도

21세기 벽두에 선 우리는 지금, 세계사적으로 보나 민족사적으로 보나, 엄청난 변화를 겪고 있습니다.
지난 3세기 이상 지속되어 오던 제조업 중심의 산업화 시대는 가고, 지식과 정보가 새로운 가치 창출의 원동력이 되는 시대가 펼쳐지고 있습니다.
초고속 통신망과 교통망으로 이어진 세계는 갈수록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뛰어넘어 하나의 지구촌을 이루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로 이것은 국가와 국가, 민족과 민족, 문화와 문화 사이의 무한 경쟁 속에서 약자의 존립 자체를 위협하는 상황을 가져오기도 하였습니다.
이러한 변화들과 함께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동북아 시대가 등장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동북아시아 지역은 근세 이후 세계의 변방으로만 머물러 왔던 곳입니다. 그러나 최근 중국 경제의 급격한 성장과 만주 - 시베리아 개발에 대한 기대로 이 지역은 세계 경제의 새로운 활력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동북아 시대 부상의 진원지는 바로 한반도를 둘러싼 변화입니다. 최근 마지막 남은 냉전 지역이었던 한반도는 급격하게 화해와 협력을 통한 평화체제로 이행해가고 있습니다. 최근 전개되고 있는 남북 경제협력과 경의선, 동해선 연결 공사, 북일 및 북미 관계 개선, 그리고 북한의 적극적인 개방정책 추진, 아시안게임 참가 등은 바로 동북아 지역 역동의 핵심입니다.

우리는 지금 이러한 변화의 한 가운데 서 있습니다.
그것은 우리가 이러한 변화의 주체가 되어 역사의 주역이 되느냐 아니면 객체로 밀려 또 다시 역사의 변방으로 밀려나느냐 하는 기로에 서 있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19세기말의 뼈아픈 역사를 결코 되풀이할 수 없습니다. 이제 우리는 민족의 모든 역량을 하나로 결집하여 21세기 동북아 변화의 주역으로 굳게 서야 합니다. 우리는 더 이상 세계의 변방이 아니라 중심으로 당당하게 거듭나야 합니다.

그러나 여러분!
지금 우리 사회가 처한 상황은 어떻습니까?
지난 30여 년간 우리는 눈부신 성과를 이룩하였습니다. 경제를 발전시켰고 민주주의도 성숙시켜왔습니다. 그러나 그 뒤에는 분열과 대립, 특권과 부정부패, 실업과 빈부 격차 등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산적해 있습니다.

우리 민족은 남북 분단에 이어 심각한 동서 지역 갈등을 겪고 있으며, 계층간 세대간 대립도 깊어지고 있습니다.
소수 특권층이 정치 권력과 경제적 부를 독점하고, 부정한 방법으로 이것을 세습하여 다수의 서민과 중산층은 갈수록 소외되고 있습니다.
정치와 사회의 모든 영역에서 원칙과 상식보다는 편법과 비합리적인 관행이 더 큰 위력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갈수록 실업의 위험이 커지고 빈부 격차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이제 이러한 문제들을 과감하게 청산하고, 우리 민족의 역량을 하나로 모아내야 할 때입니다.

지금까지 주변부에 머물 수밖에 없었던 청년세대, 여성, 그리고 중산층과 서민 등 젊은 한국의 에너지를 모아낸다면 우리 사회는 분명 희망의 토대를 발판으로 새롭게 도약할 수 있습니다.

저는 오늘, 여러분 앞에, 이러한 “새로운 시대 , 새로운 도약”을 약속드리고자 합니다.

우리는 분열에서 통합의 시대로,
특권과 반칙에서 원칙과 상식이 승리하는 시대로 나아갈 것입니다.
소수 특권층보다는 중산층과 서민의 시대,
고립과 대결을 넘어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 시대를 열어갈 것입니다.

이제 더 이상 분열과 대립, 특권과 반칙으로 권력을 유지하는 정권이 용납되어서는 안됩니다. 냉전을 반복하는 고립과 대결의 시대는 20세기의 유물로 사라져야 합니다.

정직하고 성실하게 살아가는 사람, 정정당당하게 승부하는 사람이 성공하는 사회를 만들 것입니다. 인간의 자존심이 활짝 피는 역사, 원칙이 승리하는 사회를 우리 아이들에게 물려주어야 합니다.

국가비전

국민 여러분,
그리고 이 자리에 참석하신 각계의 전문가 여러분!

저는 오늘 이 자리에서 노무현이 꿈꾸는 대한민국의 비전을 두 가지로 제시해 드리고자 합니다.

우선, 국내적으로는 ‘성장, 분배, 환경이 함께 하는 문화국가’를 만들 것입니다.

많은 미래학자들은 이미 오래 전부터 21세기는 문화의 세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백범 김구 선생께서도 오래 전에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라고 하여 문화의 중요성을 일깨우셨습니다.

미래 사회에서는 무엇보다도 개인의 삶의 질이 중시될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 요구되는 수준 높은 문화는 성장과 분배, 그리고 인간과 환경의 조화를 통해서만 실현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문화국가를 건설하기 위해서는 다음의 세 가지 조건이 충족되어야 할 것입니다.
첫째, 지속적인 정치혁명을 통해 정의·통합·참여의 민주주의를 갖추어야 합니다. 이제 우리 국민에게 고통만을 가져다주었던 정치는 '국민을 기쁘게 하는 정치'로 대전환을 이루어야 합니다.
우리가 꿈꾸는 민주주의는 특권과 부패가 없는 정의로운 민주주의,
사회적 연대의 원리를 통해 분열과 갈등이 치유된 통합의 민주주의,
또 이러한 비전을 실현하는 과정에서 시민들이 방관을 넘어 실천의 주체로 바로 서는 참여의 민주주의입니다.

둘째, 중산층과 서민이 잘 사는 시장경제의 기반을 튼튼하게 가꾸어야 합니다.
21세기의 무한경쟁시대를 헤쳐 나가려면 시장에서의 경쟁을 통해 경제활력을 도모하는 동시에 적정한 분배를 통해 서민 생활을 안정시키는 '지속가능한 성장'을 실현해야 합니다.
역동적인 시장경제에 바탕을 둔 지속적인 성장은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는 '일자리 경제'로 이어질 것이며, 이를 통하여 궁극적으로 모든 국민이 골고루 혜택을 받는 풍요로운 나라를 약속할 것입니다.

셋째, 사회적 약자를 존중하는 복지사회를 건설해야 합니다.
최고의 문화국가는 개인의 창의성을 존중하는 동시에 사회ㆍ경제적 약자에게는 사회ㆍ경제적 안전을 보장하는, "더불어 잘사는 공동체 사회"에서 구현될 수 있습니다.
특히 우리 사회의 약자 집단이라고 할 수 있는 비정규직, 여성, 장애인, 노인, 외국인 노동자 등의 인권을 보호하는 일에 힘을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아울러 민주주의와 인권 등 인류의 보편적 가치 의식을 공유하는 시민을 육성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를 위한 교육체제를 강화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다음으로, 국제적으로는 '평화와 번영의 아시아 중추국가'를 만들 것입니다.

저는 한반도가 냉전의 섬에서 평화의 중심으로 새롭게 태어나 동북아 평화와 번영의 중심이 되도록 할 것입니다. 냉전이 종식되고 남북 화해와 협력이 진전되면, 한반도는 과거에 막혀있던 북·동·서 3면이 개방되어 대륙과 해양을 연결하는 문명의 대십자로가 될 수 있습니다. 이것은 곧 "위대한 한반도 시대의 개막"을 의미합니다.

이러한 상황을 맞아, 우리는 한국사회 전체의 발전 잠재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한반도를 "Hub Korea"로 발전시키는 새로운 전략을 기획해야 합니다.
따라서 저는 고속교통망과 고속통신망 체계를 구축하여 한반도를 유라시아대륙과 해양으로 거미줄처럼 연결하여 한반도를 각종 물류와 교류활동의 중심지로 육성할 것입니다.
아울러 각종 사회 제도를 국제 표준에 맞추어 합리적으로 개선하고, 타인을 배려하는 의식과 문화 등을 정착시켜, "품위 있는 한국"을 건설하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핵심적인 실천 전략

전문가 여러분!

이러한 비전은 단지 듣기 좋은 미사여구가 아닙니다. 오히려 그것은 우리 대한민국이 지난 한 세기 동안의 역사적 변방에서 중심으로 이동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실현되어야 하는, 전환기의 절실한 과제입니다.

이러한 비전을 현실로 구현하기 위한 유일한 방책은
무엇보다도 낡은 체제와 관행을 새로운 시대에 부합하는 것으로 바꾸기 위해 철저한 개혁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것입니다.

개혁 과제 중에서도 가장 절실하게 요청되는 것은 정치개혁입니다. 지난 9월 30일에 있었던 중앙선거대책위원회에서 국민대표로 참여하신 분들이 이구동성으로 저에게 요구했던 것도 바로 철저한 정치개혁이었습니다.

저는, 지역주의와 권위주의에 찌들고, 부정부패와 특권으로 얼룩진 낡은 정치를 반드시 청산할 것입니다. 민주당도 혁명적으로 개혁할 것입니다.
나아가 돈 안드는 선거, 정책으로 승부하는 선거, 국민이 참여하는 선거로, 연말 대통령 선거에서 모범적인 승리를 보여드릴 것입니다.
아울러 국가권력의 분권화, 정치과정의 투명화, 국정운영 개방화 등의 과제들을 해결해 나가도록 할 것입니다.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하도록 하는 경제개혁입니다.

경제개혁의 핵심은 '시장질서의 확립과 신산업정책'을 통해 경제활력을 제고시키는 일입니다. 이를 위해 저는, 경제규제의 완화로 시장의 역동성을 살리고, 경쟁질서의 확립으로 시장효율성을 제고해 나갈 것입니다. 이와 더불어 저는 선택과 집중을 통해 고부가가치 IT 중점 품목을 전략상품화하는 '신산업정책'으로 성장잠재력을 확충하겠습니다.

이를 통해 저는 앞으로 5년간 매년 7% 이상의 높은 경제성장을 이루어나가도록 할 것입니다.
저는 남북간 평화체제 구축을 통한 한반도 및 동북아의 공동 번영 추구, 합리적인 노사관계 정착을 통한 생산성 향상 등을 통하여 우리의 잠재성장률을 훨씬 뛰어넘는 경제성장을 이룩하겠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경제개혁에는 성장의 안정적 기반 마련을 위한 분배구조 개선과 새로운 일자리 창출, 고용 안정과 사회안전망 확충 등의 정책이 수반되어야 할 것입니다.
특히 저는 앞으로 5년간 정보통신산업의 집중 육성, 사회적 일자리 창출, 해외 프론티어 지원 등을 통해 250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더 나아가 적극적 노동시장정책으로 완전고용을 달성해 나가도록 할 것입니다.

세 번째로 요구되는 것은 국민 모두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적극적인 사회개혁입니다.

저는 무엇보다도 국민생활의 기본이 되는 '주택·의료·교육 등 공적 서비스 기능을 강화'시켜나갈 것입니다. 앞으로 국가의 역할은 통치가 아니라 서비스로 전환되어야 합니다. 차기 정부는 특히 '주택, 의료, 교육' 등 3대 기본 서비스를 중심으로 공공 서비스의 영역을 생활영역 전반으로 확산시켜 나가야 할 것입니다.
아울러 저는 사회적 약자가 안심하고 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들겠습니다. 학력과 성, 고용형태 등에 따른 차별과 노인, 장애인, 외국인의 소외를 시정하기 위해서 '적극적 차별시정 정책'을 시행하겠습니다. 이러한 정책을 체계적으로 펴나가기 위해 '국가차별시정위원회'를 설치, 운영하겠습니다.

네 번째로, 우리 사회의 고질적인 독점과 집중의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서 획기적인 '분권-분산화 전략'을 실천하겠습니다. 이를 위한 핵심 과제로서, 저는 이미 선언한 바와 같이, 임기중에 중부권으로 행정수도 이전을 추진할 것입니다.

청와대와 정부 청사를 지방으로 이전하는 것은 한반도를 수도권 집중형에서 지방 분산형으로 재편하는 일이며, 국토의 균형 발전을 위해 너무도 절실한 과제입니다. 저는 특히 이러한 효과가 극대화될 수 있도록 정부 핵심 부처는 한 곳에 모으더라도 수많은 정부 기관들은 효율적으로 분산 배치할 것입니다. 동시에 유기적인 도로망을 구축하여 전국의 모든 지방이 행정 수도에서 2시간 이내에 도달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쾌적한 서울, 활기찬 지방'의 새로운 국가발전이 저 노무현으로부터 시작되도록 하겠습니다.

끝으로, 남과 북의 평화와 공동번영을 위해서 분단체제를 완전 해소하고 항구적인 평화체제를 구축하도록 하겠습니다.

저는 국민의 정부가 추진해온 화해-협력의 정책을 동북아라는 좀더 거시적인 지역협력의 틀 속에서 경제적 번영을 추가하는 방식으로 확대·발전시켜 나갈 것입니다.

여러분 모두가 아시는 바와 같이, 최근의 한반도 주변 정세는 매우 예민한 양상을 띠고 있어 앞을 예측하기가 어렵습니다. 특히 이해관계를 달리하는 주변 강대국들간의 각축은, 신의주 특구의 양빈 장관 체포에서 보듯이, 예기치 않은 방향으로 사태를 전개시킬 수도 있을 것입니다.

저는 이러한 상황에서 두 가지 점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하나는 지난 5년간 국민의 정부가 추구해 왔던 것처럼, 남북간의 굳건한 신뢰를 바탕으로 당자자 우선 해결 원칙을 유지하는 것입니다. 다른 하나는 주변 강대국들이 이러한 우리의 원칙을 지지할 수 있도록 우리의 외교 역량을 충분히 발휘하는 것입니다.

친애하는 국민 여러분!
그리고 이 자리에 참석하신 전문가 여러분!

저는 지금까지 말씀드린 국가 비전과 전략이 완성된 것이라고 말씀드리지 않겠습니다. 물론 제가 가고자 하는 방향은 확실합니다.
그것은 우리 사회가 새로운 시대, 새로운 역사로 나아가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의 조국 대한민국이 '국민이 잘사는 나라,' '안심하고 살 수 있는 나라,' '더불어 사는 사회,' '당당한 나라, 자랑스러운 한국'으로 발전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방향을 향해 어떻게 가야 할지, 무엇을 먼저 하고 무엇을 나중에 할지, 하는 구체적인 문제들에 관해서는 국민 여러분과 전문가 여러분이 내용을 채워주십시오. 저와 민주당은 여러분이 주신 의견을 경청하고 끊임없이 수정해 나감으로써 최선의 정책을 만들어 가겠습니다.

이것은 바로 리눅스 방식에 의한 정책 형성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리눅스 방식은 모든 소스를 개방하고, 누구든지 더 좋은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모든 사람에게 봉사하는 것입니다. 저는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는 물론 향후 국정 운영에서도 이처럼 열린 정책 형성을 유지해 나가겠습니다.

전문가 여러분!
그리고 국민 여러분!

오늘의 정책 토론이 열린 정책 형성의 좋은 사례가 될 수 있도록 기탄없는 의견을 기대합니다. 저 노무현은 열린 귀를 가지고 여러분의 꿈을 이루는 튼튼한 디딤돌이 되겠습니다.

바쁘신 중에도 참여하신 여러분께 다시 한 번 깊이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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