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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제목 세계지식포럼 노무현 후보 연설문[10/17]
글쓴이 노무현 날짜 2002-11-21 오후 5:09:00
IP Address 211.38.128.222 조회 /추천 3876/255
지식정보화시대
한국의 변화와 선택



2002. 10. 17.

새천년민주당 대통령후보 노 무 현


존경하는 장대환 세계지식포럼 집행위원장님,
그리고 조셉 스티클리츠 교수님, 프레드 버그스텐 소장님,
도널드 존스턴 총장님을 비롯한 내외 귀빈 여러분.

세계적인 지식축제로 자리매김한 세계지식포럼에 여러분과 함께 하게 된 것을 매우 뜻 깊고 영광스럽게 생각합니다.

오늘날「지식정보화」는 21세기의 시대흐름과 인류의 미래를 규정하는 가장 중요한 화두가 되고 있습니다.

작게는 한 가정에서부터, 크고 작은 기업과 조직, 그리고 크게는 국가와 세계의 생존과 번영이 지식정보화의 흐름에 얼마나 효율적으로 적응하고 대응하느냐에 달려 있다할 만큼 지식정보화산업은 눈부시게 발전하고 있습니다.

세계의 東과 西를 넘어서, 밤과 낮을 가리지 않고 리얼타임으로 지구촌 시대를 실감하고 있는 것은 지식정보화 분야의 놀라운 발전이 가져온 결과입니다.

특히, 지난 몇 년간 한국에서 이루어진 지식정보화 산업발전과 사회적 인프라 구축은 가히 경이적이라 할 것입니다.

예컨대 한국의 수백만 샐러리맨들의 하루는 인터넷 클릭으로부터 시작됩니다.

주식시장의 수많은 투자자들은 새벽까지 뉴욕증시의 변화를 지켜보며 투자태도를 결정합니다.

가정주부들의 가계부도 인터넷 검색에 얼마나 품을 파느냐에 따라 수지(收支)가 달라지고 있습니다.

이제 한국에서 인터넷과 모바일 폰 등 정보화 기기는 도시와 농촌을 불문하고, 가정과 초중고 학생들에 이르기까지 생활 필수품이 되었습니다.

불과 4년여만에 이루어진 이 같은 우리사회의 정보화 진전은 현기증이 날 만큼 가속도가 붙고 있습니다.

저는 지금 한국사회가 정보인프라의 혁명을 통해「지식사회」로 향하는 대전환기에 있다고 봅니다.

정보인프라의 혁명은 한국인의 의식의 변화를 촉진하고 있습니다.

지난 반세기 가까이 한국인의 의식을 지배해왔던 권위주의 시대의 획일주의가 깨지고, 민주주의의 본질인 다양성과 역동성, 창의성이 만개하고 있습니다.

지난 6월 월드컵대회에서 나타난 한국인들의 모습은 이같은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주었습니다.

저는 한국사회에서 진행되고 있는 정보인프라의 혁명과 지식사회로의 대전환의 결정적 계기를 97년말에 일어난 2가지 대사건에서 찾고자 합니다.

잘 아시다시피, 97년말 한국을 덮친 경제위기와 사상 첫 여·야 평화적 정권교체는 한국사회에 구조적 변화를 몰고 왔습니다.

두 사건은 상호 인과 관계를 떠나 변화를 갈망하는 국민적 욕구를 분출시키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힘겹게 출범한 김대중 정부는 두 가지 중요한 선택을 했습니다.

하나는 경제위기 극복의 중요한 대안으로 경제개혁과 지식 정보화 산업 육성을, 또 하나는 남북화해 협력정책, 다시 말해 햇볕정책이었습니다.

이 두가지 선택은 한국인들에게 닥친 위기를 기회로 전환시키는 중요한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먼저 경제개혁 정책은 한국 경제의 오랜 특징인 재벌경제 체제를 개선하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고, 지식정보화 산업은 한국경제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자리잡았습니다.

특히 인터넷을 중심으로 한 정보 인프라의 발전과 보급은 그동안 낡은 권위주의 체제를 뒷받침 해왔던 중요한 요소 중의 하나인, 정보유통의 독·과점 체제를 급속히 와해시켰습니다.

인터넷등 뉴미디어의 보급은 정보유통이 그동안 공급자 위주 시장(supplier's market)에서 소비자 시장으로 전환되는 계기를 가져왔습니다.

전 국민에게 보급된 인터넷 등 뉴미디어를 통해, 전 국민은 정보원(源)이자 정보생산 전달자가 되었고, 일방적 정보유통구조는 쌍방향 유통구조로 바꾸었습니다.

이런 현상은 신문, 방송 등 기존 정보유통구조의 체질변화에도 많은 영향을 미쳤습니다.

여기에 덧붙여 반세기에 걸친 남북냉전구도를 타파하려는 남북화해협력정책은 한국 지식사회를 억누르고 대중의 의식까지 지배해 왔던, 이른바 한국적 「레드콤플렉스」를 해소하는 중요한 요소가 되었습니다.

매년 수 천명이 반세기 동안 금기의 땅이던 북한을 다녀오고, 부산아시안게임에서는 북한국기가 경기장에 펄럭였습니다.

정보유통구조의 민주화가 이루어지고 사상과 표현의 자유가 새 지평을 열면서 한국은 지금 다양성, 역동성, 창의성을 기축으로 한「지식사회」로의 힘찬 전진을 진행중입니다.

내외 귀빈 여러분

어느 사회나 마찬가지이지만 변화와 개혁에는 항상 반발과 부작용이 따르기 마련입니다.

한국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여러 분야에서 구질서의 인습과 행태를 고수하고 기득권을 유지하려는 반작용 역시, 변화와 개혁의 기류만큼이나 거세지고 있습니다.

대통령 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그런 현상은 더욱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한국의 미래를 낙관합니다.

정보인프라의 혁명적 발전과 남북관계의 진전, 한반도 주변의 새로운 변화기류는 한국이 지식사회로 향하는 데 크나큰 동력이 되고 있습니다.

미래를 지향하는 참여민주주의, 시민민주주의의 원심력이 구질서로 회귀하려는 구심력을 능가하고 있습니다.

저는 오늘날 한국의 과제는 이 같은 변화를 수용하고 촉진시키는 대내외적 환경을 적극적으로 구축하는 일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저는 그「키워드」를 원칙과 신뢰, 자율과 분권, 공정과 투명성, 그리고 민주적 통합으로 설정하고 있습니다. 이는 지식정보화 시대의 시대정신과 일치한다고 봅니다.

저는 이런 기조 위에서
첫째, 선진 민주사회에 맞는 정치문화를 창출하고자 하며, 그 목표는 수평적 네트워크형 정치체제의 도입입니다.

불행히도 한국 정치는 절차적 민주주의의 진전에도 불구하고 수직적 정치체제 하에서 독점적이고 권위주의적 권력행태를 유지해 왔습니다.

때문에 한국정치는 유권자와 정당의 당원이 배제되는 「정치인을 위한 정치」라는 비판을 받아 왔습니다.

정당이 정책중심의 정체성을 상실한 채, 이합집산과 획일주의를 벗어나지 못한 원인은 바로 수직적 권력 구조에 있습니다.

저와 새천년민주당이 추진하고 있는 대통령후보의 국민참여 경선제, 국회의원의 상향식 공천제, 당정분리의 원칙, 미디어선거, 정치자금의 대중적 모금과 투명화 등은 정치 문화를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혁명적 실험이 되고 있습니다.

비록 실행과정에서 과도기적 진통을 겪고 있지만 저는 이같은 정치혁명을 확고하게 실천해 나가겠습니다.

더 이상 정치가 지식정보화사회의 진전을 가로막는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둘째, 우리 경제의 체질개선을 위해 경제개혁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습니다.

글로벌시대, 지식정보화시대에서 기업의 생존과 경쟁력은 경영의 투명성과 시장의 공정성 확보에 달려 있습니다.

대기업 지배구조의 개선, 불합리한 경영권 세습행태의 해소, 공정거래질서의 강화 등을 그 핵심적 과제로 삼고 있습니다.

셋째, 노사화합 문화를 새롭게 정립하겠습니다.

유명무실해지고 있는 노사정위원회의 지위와 역할을 강화하겠습니다. 노사가 공감할 수 있는 기업경영의 투명성을 높이겠습니다.

대화와 타협을 통해 노사갈등이 대립이 아니라 상생의 길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저는 노사문제해결에 많은 경험이 있습니다.
노사문화의 새로운 정립에 자신을 갖고 있습니다.

저는 경제개혁의 지속과 새로운 노사화합 문화의 정립을 통해 한국이 아시아에서 가장 기업하기 좋은 나라가 되도록 하겠습니다.

넷째, 지역 분권화를 강력히 추진, 한국을 多중심체제로 개편하겠습니다.

충청권 행정수도 건설은 이 같은 구상을 실현하는 중요한 돌파구가 될 것입니다.


행정수도 건설은 수도권을 새로운 국제비즈니스 중심으로 확대 발전시키면서, 지역의 균형발전을 촉진하는 중대한 계기가 될 것입니다.

특히 지방대학을 지역산업과 연계하는 지역 경제 센터로 집중 지원해, 지역 중소기업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겠습니다.

다섯째, 남북한 관계를 화해협력 단계에서 평화, 번영의 단계로 진전시켜 새로운 동북아 시대를 열어 가겠습니다.

아시다시피 남북한과 일본, 중국, 러시아가 접해 있는 동북아는 세계에서 가장 역동적인 경제성장의 잠재력을 지닌 지역입니다.

자본과 자원, 기술과 인력이 밀집돼 있고, 방대한 시장이 형성돼 있습니다.

문제는 남북한의 평화체제 구축입니다.

남북한 평화체제가 정착된다면 동북아는 침체를 면치 못하고 있는 세계 경제에 성장과 번영을 견인하는 새로운「약속의 땅」이 될 것입니다.

저는 이 자리를 빌어 북한과 미국정부에 제안합니다.

먼저 북한의 김정일 위원장은 핵무기를 비롯한 대량 살상 무기 등에 대한 미국 등 국제사회의 우려와 의문을 씻을 수 있는 획기적 결단을 내려줄 것을 촉구합니다.

저는 최근 북한이 취하고 있는 일련의 조치, 예컨대 남북 철도 연결 착공, 신의주 특구 지정, 일부 경제제도의 변혁 등을 매우 의미 있게 주시하고 있습니다.

매우 바람직하고, 긍정적 변화의 시작이라고 평가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가 가장 효율적으로 작동하고, 결정적 효과를 가져오기 위해서는 북-미 관계의 획기적 진전이 필수적입니다.

초를 다투며 발전, 변화하고 있는 지식정보화 시대에 동참하고, 북한의 경제발전과 번영을 앞당겨 이루기 위해서는 지금은 주저할 때가 아닙니다.

북한이 주장하는 민족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도 지금이야말로 김정일 위원장의 결단이 필요합니다.

저는 미국정부가 우려하는 부문에 대해 북한이 확실한 결단을 내릴 경우 미국도 북한에 대해 테러 지원국 해제 등을 포함한 획기적 對北 지원을 공개적으로 약속해 줄 것을 요청합니다.

특히 북한이 체제안정을 유지하면서 점진적 개혁·개방에 나설 수 있도록 미국이 보장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미국도 對北 햇볕정책이 필요합니다.


내외 귀빈 여러분

지식정보화의 물결은 이제 멈출 수 없는 시대적 대세입니다.

그러나 지식정보화 추세가 급격히 진전되는 만큼 새로운 문제도 적지 않게 드러나고 있습니다.

국가간 경쟁력의 격차가 갈수록 벌어지고 있습니다.

사회구성원간에, 또는 세대(世代)간에도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세계적 문제인 국가간, 지역간 빈부격차가 더욱 심화될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한 사회 내에서도 마찬가지 현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빈부격차 뿐만 아니라 지식정보화의 발전에 따른 인간소외의 문제도 점차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이번으로 세 번째를 맞는 세계지식포럼은 바로 이러한 지식정보화시대의 그늘을 해소하는 중요한 계기라고 봅니다.

아무쪼록 이 같은 세계지식축제가 인류번영을 향한 지식정보화시대의 앞날을 개척하면서, 상생과 평화라는 인류의 보편적 가치를 더욱 증진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해주기를 바랍니다.

경청해주신 여러분께 감사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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