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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아리 벤처인이 만난 노무현
날짜 2002-12-02 조회 1862
* 필자 : 김영섭

저는 현재 sendu.com이라는 메일서비스회사 CEO로서 일하고 있는 김영섭입니다.

오늘 제가 이렇게 몇 자 적어보는 것은 벤처기업을 하는 제가 만난 노무현 후보을 통해 이미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고 있는 인간 노무현의 모습뿐만 아니라 벤처기업에 대한 그의 애정과 그 때 받았던 저의 감명을 공유하고 싶어서 입니다.

내가 노무현 후보를 떠올리면 항상 먼저 생각나는 것이
"가만히 있어?? 젊은 사람들이 사업한대잖아? 날 만났는데 안 망해야 될거아냐?"
라는 말이다.

내가 노무현 후보를 만난 것은 99년경 김해공항귀빈실에서 였다.
당시 저는 학교를 갓졸업한 친구 몇몇과 더불어 지금 생각해보면 기술만있으면 뭐든 다 될 줄 알고, 전혀 사업성이 없는 그런 상품을 첫제품이라고 개발하고선 이리저리 자문을 구하러 다니던 중이었죠. (하나도 못팔았지만 -_-;;)
평소 잘 알고 지내던 분의 소개로 의원님을 알게되고 이 분을 따라 가서 만날 수 있었다. 그 당시 저는 "뭐, 정치하는 사람의 의견도 들어봐야지..다 살이 되고 피가 되겠지" .. 가벼운 마음이었습니다.

약속시간은 15분.
공항에 도착하여 공항 로비에서 직원에게 의원님과의 약속을 말했습니다.
당시 저는 공항갈 일이라고는 수학여행때 제주도 가기위해 한번 가본적 밖에는 없는 정말 촌놈이었지요.
사람도 참 많고..그 공항직원이라는 사람이 안내하는 곳은 큰회사 사장님이나 높으신 분들만이 머물수 있다는 공항귀빈실이었습니다.
그래도 국회의원을 만나는 자리인지라 평소엔 입지도 않던 하나밖에 없는 양복을 빼입고 구두에 광내고 있었지만, 번잡한 일반 대합실과는 달리 귀빈실은 앞에서 지키는 사람이 은근히 내뿜는 위엄에서부터 무언가가 달랐습니다.

"복장을 보아하니 네놈이 여기에 들어올 자격은 안되는 것 같은데.."

아래 위를 훑어보는 폼이 영 미심쩍어 하는 모습이었습니다.
경비원이 무언가 말하려는 순간, 냅다 선수를 쳤지요.

"전, 국회의원 만나러 온사람인데요!"
"노무현 의원요"

경비원, "..."

음.. 무슨 당이었더라?

"그..청문회에 나와서 말 잘하던 그사람 있잖아요?"

저의 당황과는 상관없이 그 폼나던 경비원, 한번 씩~ 웃더니..따라오라고 했습니다.
척보기에 고급스러워 보이는 원목으로 된 문을 활짝 여니 조금전 대합실 풍경과는 사뭇다른 고요한 품격이 느껴지는 분위기가 눈앞에 펼쳐졌습니다.
고급양탄자에..아마 대리석정도는 되어 보이는 천정과 바닥의 자재들.. 접견실의 바로크풍(?)-뭐 그정도 되겠죠-의 멋더러진 의자와 탁자.
그때 제가 속으로 투덜대며 하던 생각은 조금 후에 복도를 따라 들?윱?낯선 사람의 불평스러운 소리와 같은 것이었습니다.

"아니..공항귀빈실이라는데가 말이야..이렇게 의리의리 해서야..이러니 특권의식이..말이야..이래서야 되겠어?"

TV에서만 보던 사람, 그것도 국회의원씩이나 되는 높은 사람을 만나게 된다는 평범한 백성의 설레임과 두?遲?의아함과 자신감으로 바뀌는 순간이었다.

어릴때 TV에서 보던 모습은 뭔가 날카롭고 말잘하고 똑똑한 그런 모습이었는데, 세월이 사람을 변하게 했는지 아니면 그분도 TV나온다고
때빼고 광내고 했었는지..막상 마주대하니 그냥 우리 시골동네의 동사무소 계장아저씨나 아니면 뭐 라이온스클럽에 있는 무슨 친목위원님같은 분위기 였습니다.
같이 온 친구분과 이런저런 인사를 하고 얘기를 나누고 계실 동안 전 열심히 분위기 파악을 했습니다.
먼저 그분의 손을 움직이는 동작이나 고개를 움직이는 동작이 보통 사람보다는 반박자쯤 빨랐습니다.
보통 권위를 가진 높은 분들은 동작들이 다른사람보다 반박자 늦지요. 폼나잖아요? 그래서 사람들은 혹시 자기가 너무 성급하게 예의를 어기는 행동을 하지 않았나 생각하며 주눅이 들게 되지요.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는 성격에 맞게 자연스러운 빠름이나 느림의 행동이 이루어지는 것 같습니다.
음..일단 우리한테 무섭게 할려고 하는 건 아닌갑다 싶었어요.
그리고 말의 속도가 그렇게 빠르진 않는데 선명하다는 느낌이 있었어요. 둘러가지 않는 화법이랄까?
하지만 짧은 생활체의 어법으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곤 다른 분의 이야기를 천천히 기다리는 모습은 인상적이었습니다.
당연히 어??분이라 상대하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이야기의 주제의 앞뒤로 온갖 수식을 하기 마련이지요.
"어떻게 생각하실지 모르지만..", "..라고 말씀드리면 괜찮을지 모르지만", "덕분에 이리저리해서 ..하셔서..다 그게 이유가 되어가지고"
뭐 이런식.
조용히 다들으시곤 그 이야기중 핵심에 대해서 친근하게 말씀하곤 하셨어요.
옆에서 보좌관쯤 되는 분이 계속 시계를 보고 계셨습니다. 인사하고 안부 묻고에 약10분정도가 소요되었으니까요.
하긴 그 보좌관의 모습도 참 저를 의아하게 했습니다.
보통 우리동네 국회의원님이나 시의원님의 보좌관들은 한 발앞에서 항상 한박자 빨리 움직이면서 보좌해야할 사람의 마음을 챙기느라 분주하기 때문에 오히려 더 분위기를 어색하게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보좌관은 좀 이상했어요.
별로 의원님을 의식하지 않는 몸놀림. 마치 자신이 챙겨야할 것은 시간밖에는 없다는 듯이..
주로 의원님이 먼저 물어보면 답변을 하고 잘 웃지도 않고 고개 숙이지도 않고 말의 속도도 자연스럽고..당시 나보다 그렇게 나이가 많아보이지는 않았었는데..
뭐랄까 전체적으로 이사람들은 서로 권위를 통해서 관계하는 사람들이 아니구나..좀 더 깊은 신뢰가 당연하게 자리를 잡고 있다는 느낌.
저도 갑자기 느긋해지면서 의자에 등을 붙이고 손이 자연스럽게 팔걸이로 올라가면서 왼손은 오른쪽 어깨를 주무르고 있었습니다.
조금 전까지는 긴장감과 위압감 때문에 다리를 약간 떨고 있었거든요.
시간이 조금 지나면서는 아무렇지도 않았어요.

우리의 사업에 대해서 물으시며 무척 걱정을 많이 하셨던 것이 기억납니다.
"나도 예전에 전산쪽에서 일한 적이 있어. 그래서 이런 쪽으로 관심이 많지...하지만 좋은 물건을 만들었다고 해서 잘 팔리는 건 아니거든."
"왜 큰 회사들도 팍팍 쓰러질까?"
"그 물건은 팔기엔 좀 어??이유가 몇가지 있어..이런저런..."
"가만히 있어?? 젊은 사람들이 사업한대잖아? 날 만났는데 안 망해야 될거아냐?"
"이런식으로 개발하는 게 어떻겠어? 이러쿵 저러쿵.."
"기업을 한다는 것은 말이야.."
어느새 15분이 30분이 되고 이제 보좌관은 포기 했는지 아예 이야기 판에 끼어들어 이런저런 의견을 이야기하고..의원님은 잠시 전화한번 받고.. 기다리라고 그러고..중요한 일이 있어 좀 늦겠다고 (내가 생각해도 하나도 안 중요한 일인데...)
다시 45분이 되고..거의 한시간쯤 흘러버렸습니다.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때뿐만 아니라 가끔 TV나 신문에서 그분을 볼때마다..

사람은 바람직하게 살아야 한다.
하늘처럼 투명해야 한다.
그리고 자신에게도 사회에게도 당당해야 한다.
기업은 세상에 의미로와야 한다.

한시간이라는 짧을 수도 길 수도 있는 그 대화 시간 동안 저는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하는가, 어떻게 회사를 만들고 운영해야 되는지에 대한 기준이 생겼습니다.
의원님의 많은 이야기들보다는 정말 섬세하게 그리고 안타까워하며 이야기를 하시는 모습에서 그리고 당시 함께 있었던 주위 여러분들의 느낌에서 사람이 같이 살아가며 뜻을 이루어가는 자세를 배운 것 같습니다.

많은 벤처기업들이 벤처 본래의 취지와 자세를 망각하고 온갖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가볍게 자신을 부풀려 주식으로 펀딩으로 위선의 행진을 하고 있을때 저는 그때 노무현 후보로부터 받았던 조언과 감명으로 그 유혹을 이길 수가 있었습니다.
의원님은 절 기억하지 못하시겠지만 저에겐 분명 귀인이었으며 훌륭한 컨설턴트였습니다.

그로부터 다시 사무실로 돌아가서 열심히 핵심기술의 개발에 매진하였습니다. 그 결과 좋은 기술을 개발하고 투자도 받고 더 큰 회사로 합병되어 우리 나라에서 손꼽히는 메일사이트를 만들기도 하였습니다.

그리고 이제 다시 세계시장에 당당히 경쟁할 수 있는 새로운 메일서비스 회사를 시작하면서 자신감을 가지고 다시 또 매진하고 있습니다. 저는 후보님의 말씀을 항상 기억하면서 벤처기업의 원칙을 지키고 벤처인의 소신을 갖고 새로운 메일서비스로 우리나라의 메시징시장을 석권하겠습니다. 후보님께서도 반드시 12월에 대한민국 대통령에 당선되시기 바랍니다.

이제 제가 후보님을 다른 장소에서는 뵐 수 없을 거니까(이제 대통령이 되실꺼니까 못 만나겠지만) 제가 빠른 시일내에 세계 최고의 메일회사 sendu.com으로 성공하여 청와대에서 주최하는 우수 벤처인 초청 행사 같은 장에서 뵙겠습니다.

독일 총리 쉬레더의 글이 기억나네요.
어떻게 정치를 시작했냐고 기자가 물었을때
"막노동을 하던 어린시절, 나같은 사람이 평화로와지는 세상을 만들려면 나같은 사람을 변화시킬 수 있는 정치를 해야 한다."
아마 노무현 의원님에게 하늘의 명이 있다면 정말 훌륭한 지도자가 되실거라 생각합니다.
최소한 저같은 사람은 변화시켰으니까요.

99년 어느 날 김해 공항에서 노무현 후보를 만난 사람 김영섭 씀

(2002-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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