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기록관 홈페이지로 이동합니다
로그인회원가입 마이페이지사이트소개사이트맵English
 
추천동영상
Best of Best
100문100답
 
 
Home>있는그대로보기>처음부터알기>100문100답
노무현, 그리고 상징과 이해의 정치학/이광현
날짜 2002-12-02 조회 6201
* 필자 : 이광현

노무현, 그리고 상징과 이해의 정치학
(President Candidate Mr. Roh, and Politics of Symbol and Interest)
-한국에 정말 골치 아픈 일이 생겼다 (The Band Played on in Korea).


1985년 미국의 유명한 건강한 남성배우 락 허드슨(Rock Hudson)이 에이즈로 인해 죽었을 때 미국과 서방국가들은 AIDS란 말에 드디어 익숙해졌다. 이 유명배우의 에이즈로 인한 죽음은 그동안 HIV/AIDS가 게이들만이 걸리는 병이라는 왜곡된 이미지와 상징을 벗겨내고 그 누구도 이 질병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 전 국가적으로 인류적으로 이 질병과 싸워야 한다는 것을 일깨워주었다.

왜냐하면 락 허드슨은 아주 건강한 미국인의 상징인 영화배우였기 때문이다. 그의 죽음은 에이즈가 더 이상 게이병이 아니라는 것, 그 병의 상징을 깨뜨렸기 때문이다. 그가 에이즈로 인해서 죽었을 때 사실 이미 만이천여명의 미국인들이 에이즈로 인해 죽거나 죽어가고 있었다.

그러나 미국민들은 그 병을 방치해두었다. 공화당은 그 병이 호모섹슈얼이라는 도덕적 해이가 낳은 질병으로 보았고 민주당은 공화당의 무능력이 낳은 병이라고 보았다. 한 사람의 죽음이 그 병에 대한 인식을 바꾸고 모든 국민이 그 병에 대처하게 만들었다. 하나의 상징이 정치를 바꾸고, 사람들의 인식과 태도를 바꾸었다 (Randy Shilts, The Band Played On: politics, people, and the AIDS epidemic)

이 사례는 일종의 상징이 어떻게 한 나라의 정치와 사회에 영향을 끼치는가를 다루는 사례이다. 70년대 말에 처음 발견된 HIV/AIDS는 미국사회에서 성관계가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게이 커뮤니티를 통해서 급속하게 번져갔다. 많은 게이들이 죽어갔으나 미국의 정치권, 그리고 사회는 게이질병으로만 여기고 일반국민들에게는 별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 보고 대책을 세워나가지 않았다. 즉 HIV/AIDS는 게이병으로 상징화됨으로 그 대책이 늦어지게 된 것이다. 그러나 아주 건강한 영화배우 한 사람의 죽음으로 그 병의 이미지는 180도 변하게 되었고 정치권과 국민들의 태도를 변화시켰다. 일종의 상징의 정치학의 대표적인 예이다.

하지만 에이즈로 인해서 12000여명이 죽은 데에는 그러한 상징 정치학과 더불어 이해의 정치가 끼친 영향도 크다. 실제 미국내의 여러 단체 특히 혈액은행들이 그 병을 조사하기 위한 donor screening을 거부하고, 그 병에 대한 여러 조사를 거부했다. HIV/에이즈라는 병 자체의 존재에 대해서도 거부하며 자체 혈액 산업에 미칠 영향을 차단하려 노력한다. 이로 인해서 병의 연구와 잘못된 수혈로 인한 감염확산을 피할 수가 없게 되었다.

한 사회의 정치는 이처럼 상징과 이해가 얽히고 얽혀서 펼쳐나간다. 이러한 상징과 이해가 어떻게 한 사회의 인식을 바꾸어나가는 지는 바로 미국의 에이즈와 관련된 사례가 적절히 보여준다.

현재 한국의 정치도 상징과 이해의 정치학이란 프레임으로 고찰해 볼 수 있다. 노무현대통령 후보의 등장이 바로 그 프레임으로 살펴봐야할 주제이다.

노무현, 상징 정치학
노무현에 대한 열성적 지지자들이 있다. 이른바 노사모회원들인데 이들의 행위는 철저하게 자발적이다. 이러한 자발적 열성적 지지자들은 노무현의 과거의 정치행위, 지역주의에 도전한 그의 행위를 보고 감동을 받았다. 그리고 그들은 노무현이라는 사람의 그러한 과거의 행위를 한국사회의 새로운 정치의 상징으로 여겼다.

비단 노사모회원뿐만 아니라 많은 상식이 있는 일반 사람들은 당연히 우리나라 정치의 미래의 이상적인 상을 노무현으로부터 찾았다. 그리고 그것은 곧 노무현 대통령 만들기로 이어졌다. 즉, 노무현이 민주당 국민경선에서 예상을 뒤집고 후보로 선출된 것은 바로 국민들의 노무현을 통해서 이상적인 상을 만들고 싶어한 열망이 집약되었기 때문이다. 그는 지역감정 타파의 상징이 된 것이다. 바보 노무현, 상식과 원칙이 통하는 사회를 만드는 정치인. 우리사회의 불건전한 지역주의라는 상식과 차기의 국회당선을 위해서 당적을 버리고 다니는 철새정치인들과 비교되는 하나의 바보스러운 우직함의 상징으로서 말이다. 특히 그가 울산과 광주에서 국민경선 1위로 되었을 때 그 상징은 절정에 달했다.


노무현에게 숨겨진 다른 상징도 많다. 그가 빈농의 자식으로 태어나 고시에 합격하여 대통령 후보로까지 이어지는 그의 인생역경은 하나의 성공 신화이자 계급질서 파괴의 상징이다. 현재까지 미국 교육정책, 혹은 사회정책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연구보고서인 콜만 리포트는 학교나 교사들의 능력보다는 학생의 집안환경, 사회경제적 배경이 그 학생의 학업성취를 결정한다고 보고하고 있다. 노무현은 이 영향력 있는 보고서에 100퍼센트 반하는 성공신화이다. 노무현은 물론 아주 예외적인 아웃라이어(outlier, 통계학 용어)일지 모르겠지만 그로 인해서 어쩌면 우리는 굳혀진 사회계층구조의 균열을 느낄 수 있고 새로운 가능성을 느낄 수 있다. 그것은 어쩌면 희망이다. 사회규범과 정규분포의 파괴를 의미하기도 한다. 세상에는 예외가 얼마든지 있다는 것이다.


또한 그는 새로운 정치 질서의 상징이기도 하다. 3당합당에 거부하여 고난의 길을 걸어온 그는 현재의 왜곡된 지역정치구도를 깨뜨리기 위한 상징이다. 그가 대통령 후보가 된 건, 과거 3당합당을 거부해온 그의 길에 대한 국민의 칭찬이자 위로이다. 그를 지지하는 국민들은 그를 통해 새로운 상징을 만들고 싶은 것이다.

노무현과 이해의 정치학
정치는 이해관계를 절충하는 지점이다. 현재까지 한국사회에서의 정치는 특히 대자본의 이해를 집중적으로 반영해왔다. 6,70년대 절대 빈곤을 퇴치하기 위해서는 당연했을지도 모른다. 대자본의 확장은 상대적으로 여러 3차산업의 확장을 동반하였다.

그러나 그러한 전반적 사회적 부의 확장이 정당한 분배로 이어지지 않아 가장 힘들게 살아온 농민들과 노동자들의 저항이 이루어졌다. 87년 노동자투쟁이후 일정정도 노동자들의 임금도 상승해왔지만, 여전히 한국정치는 지역기반에 근거한 대자본의 이해를 더욱 반영해왔다. 이로 인해서 민주노총과 민주노동당이 노동자 농민의 이해관계를 더욱 적극적으로 대변하는 정당으로서 현재 성장한 것은 당연한 귀결일지도 모른다.

현재 김대중정부는 상대적으로 신자유주의 질서재편, 즉 경제의 효율화를 위해서 민간기업의 사유화와 IT첨단산업의 육성 등을 통해서 한국 자본의 효율적 분배와, 새로운 IT산업성장을 통해 국가적 부의 향상을 위해 노력해왔다. 이는 IMF의 압박으로 인한 것이기도 하지만 현재 한국사회의 성장을 위해 필수불가결한 선택이기도 하다. 자본의 효율적 분배와 생산력 향상은 하지만 상대적으로 노동자층의 실질적인 이해를 침범해왔다. 구조조정은 노동자들의 해고를 가져왔다.

하지만 그러한 구조조정없이는 국가적 전체의 부의 향상과 경제성장을 가져올 수가 없다. 장기적으로는 그러한 희생이 아마도 다시 국민전체의 부와 노동계층에게 돌아갈 수 있을지 모른다, 아니 그래야 한다. 이러한 경제정책의 사이에서 노무현은 구조조정의 사회적 문제를 보완하는 면을 강조함으로서 분배에 대한 원칙을 약속한다. 반면 민주노동당은 구조조정을 통한 전체 사회의 부의 향상, 국민경제의 향상보다는 일차적인 노동계급의 단순적 이해만을 대변하고자 한다.

민주노동당의 한계는 단기적으로 구조조정이 노동계급에게 주는 피해가 장기적으로 노동계급에게 무엇을 가져다줄지 보지 못하는 단안(單眼)에 있다. 그래서 단순하게 신자유주의 반대, 구조조정 반대의 노동자계급의 눈앞의 이익에 근거한 정책에 매몰되게 된다. 사회발전의 헤게모니 장악이나 사회발전의 능력을 보여주는 것과는 상관이 멀다. 오로지 반대일뿐이다.

한편 이회창의 한나라당은 구조조정과정에서 재벌들에게 여러 제한을 폐지함으로서 대자본의 성장과 팽창, 그로 인한 국가적 부의 상승만을 중점적으로 논한다. 노무현이 구조조정과 시장경제의 질서확립, 분배를 통한 경제의 효율성과 생산성을 논한다면, 이회창은 단지 70년대식의 대자본에 근거한 성장제일주의에 집착해 있다.

한편 노무현이라는 후보는 현재 지역의 이해를 반영하고 있다. 호남지역의 이해이다. 그 이해는 다름이 아닌 사실 영남 패권주의에 대한 불안과 공포를 해소시켜달라는 호남지역의 화해하고자 하는 이해관계이다. 김대중정부가 눈에 보이게 혹은 보이지 않게 호남지역에 대한 편애를 했었을지도 모른다.

이로 인해 영남지역은 이회창과 한나라당을 중심으로 지역적 이해를 실현시키고자 응집했는데, 절대적인 지역인구수의 열세는 호남지역에게 불안감을 안겨주었다. 영원한 화해는 없고 늘 가해자와 피해자가 돌고 도는 악순환의 지역감정과 지역정치. 그래서 영남과 호남의 지역적 이해를 적절히 대변해줄 정치인으로서 호남지역은 영남지역출신 정치인이자 호남지역에 적대적이지 않은 개혁적 인사인 노무현을 선택한 것이다. 정몽준과의 후보단일화 막판에 흔들린 전라도 지역은 다시 노무현에게 손을 들어주었다.

노무현, 그가 걸어온 행보는 분명히 영남과 호남을 지역적 이해를 절충하고 화해할 수 있게 할 정치인이며, 그리고 실제로 그는 그 점을 강조하고 있다. 노무현은 결국 영남과 호남의 이해를 절충할 유일한 정치인인 것이다. 물론 이회창은 그 점을 부인하고 영남의 지역민들에게 노무현은 김대중의 적자라서 영남의 이익과 이해를 저버릴 것이라고 선전하고 있다.

확연한 것은 따라서 이회창은 확실히 영남의 이해를 중심으로 선거를 치루고 있다는 것이며 노무현은 영남과 호남의 이해를 절충하기 위해서 나섰다는 것이다. 그가 김대중의 적자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는 말한다. 그는 영남인이라고. 영남의 어떤 한나라당 국회의원보다 더 영남을 위해서 일했다고. 하지만 그는 동시에 외친다. 광주의 아들이라고. 확실히 그는 영남과 호남의 이해를 절충할 생물학적이 정치학적인 연고가 있는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의 상징과 이해
노무현 대통령. 즉 노무현의 대통령 당선은 바로 위에서 지적한 상징과 이해의 실현을 의미한다. 지역감정을 부추기면서 정치를 하면 안된다는 그의 상징의 실현. 원칙과 정도를 걷는 정치를 통한 사회개혁. 아웃라이어가 사회의 정규분포를 흩뜨리면서 다양한 변화와 역동성을 일으킨다는 희망. 빈농의 아들이 대통령이 될 수도 있다는 희망. 그는 알고 있다.

본인이 갖고 있는 상징성을. 그것은 그 스스로가 대통령이 되면 현재의 정치구도가 변화하고 한나라당이 분열될 것이라는, 현재의 지역대결 구도속에서 개혁적 인사가 한나라당에 가 있는 이상한 정치구조는 재편될 것이라는 그의 말은 하나의 상징이 사회정치문화와 국민들의 인식과 사회의 룰을 얼마나 크게 변화시킬 것인지를 잘 아는 그의 인식에 근거한다.

그것은 옳다. 락 허드슨이라는 한명의 건강한 배우가 에이즈에 대한 인식을 변화시키고 정치권의 변화를 가져왔듯이 말이다. 그는 호남과 영남의 이해를 절충하고 접합함으로서 균형적인 지역통합, 동서화합을 할 수 있음을 보여줄 것이다. 노무현은 이해를 절충하고 화해하는 것이 현실의 정치라는 것을 아주 잘 아는, 스스로도 자인한 현실 정치인이다. 정몽준과의 단일화는 그의 그러한 화해와 협력의 의지와 역량을 보여준다.

정치 9단인 김영삼과 김대중이 하지 못할 일을 그는 해낼 것이다. 그것이 바로 노무현의 대통령의 탄생이 가져올 상징과 이해의 정치학이다. 지역감정을 부추키고 한 계급 계층(오로지 대자본 혹은 오로지 노동자계급)의 보수적, 혹은 급진적인 이해만을 대변하는 사람들에게는 정말 큰 일이 난 것이다. 노무현의 대통령 후보로의 국민경선을 통한 선출과 이번의 단일화는 정말 그들에게는 골치 아픈 일이 생긴 것이 아닐 수 없다. (그래서 이 책의 부제목이 한국에 정말 골치아픈 일이 생겼다(The Band Played on In Korea) 이다.)

이광현
미시간 주립대 교육정책 박사과정. http://my.dreamwiz.com/lkwanghy/


(2002-11-27)
 




copyright(c) 제16대 대통령 당선자 노무현 공식 홈페이지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