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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의 국민 여러분, 고맙습니다”



프레시안 신문에서.......... (http://www.pressian.com)_

“조국의 국민 여러분, 고맙습니다”
미 알렌우드 감옥에서 온 <로버트 김의 편지>
등록일자 : 2003년 02 월 08 일 (토) 08 : 56

최근 민주당 한화갑 대표의 방미를 앞두고 한 대표가 노무현 차기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로버트 김이 노대통령 당선자에게 보낸 서신과 최근 로버트 김 사면을 바라는 여론이 화제에 올랐다고 한다.

또 국민제안센터에는 단일 사안으로는 결코 적지 않은 10여건의 '로버트 김 사면 요청청원'이 접수되고 있으며, 이러한 당사자의 노력과 여론에 힘입어 노무현 신정부에서도 미국을 상대로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려는 분위기가 점차 구체화되고 있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국민제안센터 접수는 2월10일 마감된다. 네티즌들의 보다 적극적인 참여가 기대된다. 이같은 분위기에 힘입어 금년 3~4월경에는 좋은 소식이 있지 않겠느냐는 조심스러우나 희망섞인 바람이 조금씩 움트고 있다.

이러한 시점에서 로버트 김은 1월 21일 미 알렌우드 형무소에서 7년째 맞이한 자신의 생일에 필자에게 보내온 형식을 빌어 특별히 프레시안 독자들과 국민들에게 '우리 민족의 미래 비전을 함께 생각해 보는 충정 어린 신년 메시지'를 보내왔다. 우리가 로버트 김을 보다 더 깊이 이해하고 뜻을 같이 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리라 믿어 편지 전문 중 일부 필자와의 사적인 부분을 제외하고 게재한다.

알렌우드 감옥에서 온 <로버트 김의 편지>

감사하신 신기섭 박사님께

먼저 새해 복 많이 받으셨기 앙망하나이다.
1월 8일자로 보내주신 박사님의 편지와 프레시안에 실으신 기사 감사히 받았습니다.

박사님께서 말씀하신 대로 두 명의 꽃다운 여중생이 주한 미군 장갑차에 깔려 사망했다니 그들을 지금까지 길러온 그들의 부모님들은 얼마나 상심하였을까요. 더욱이 이 장갑차를 운전하던 두 미군들이 눈을 감고 운전을 하지 않은 이상 어떻게 둘씩이나 걸어가는 사람을 보지 못했을까요. 그들이 술이나 마약의 영향 하에 있었는지 테스트도 안 해 보고 단지 공무중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무죄를 선고했을까요. 참으로 안타까운 일입니다.

여중생들의 소천을 함께 애도합니다. 외국군대가 우리나라에 주둔하지 않았다면 일어나지도 않았을 다른 사고들도 감수해야 하는 한국이 안타깝기만 합니다.

저는 건강히 잘 있습니다. 저의 가족들의 말에 의하면 일곱 번째의 크리스마스 선물이 집에서 주인을 못 찾고 치워졌다고 합니다. 서류 상으로는 크리스마스를 한번 더 가족과 떨어져 지내야 하지만 9년의 형이 하나님의 뜻이 아니라면 더 일찍 출감되리라 믿습니다.

저는 2001년 3월에 감형신청서를 제출하였는데 지난 해 10월 그러니까 1년 반만에 그 신청서는 아직도 고려 중에 있다는 편지를 받았습니다. 그것도 한국에 계신 저의 부친의 임종에 참석하기 위해 조속한 감면 결정을 바란다고 하는 내용의 독촉편지에 그러한 회답이 온 것입니다.

보통 사면이나 감면이 이루어지는 크리스마스와 연말연시도 지나갔습니다. 그리고 저의 아버지는 모든 가족들의 기도로 위험한 상태를 넘기셔서 하나님께 감사하고 있습니다. 동봉한 노 대통령 당선자에게 보낸 저의 편지에서 보시다시피 한국정부에서 부탁하면 좀더 빨리 감형신청 서류를 처리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리고 일반 시민들도 미국 법무부 사면국에 편지나 탄원서를 내내면 보탬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필자가 그 주소를 다시 수록하면
Ms Susan M. Kuzma
Deputy Pardon Attorney
Office of Pardon Attorney
United States Department of Justice
Tenth Street and Constitution Avenue
Washington D.C. 20530
U. S. A.)

저는 또한 이곳 펜실바니아 고등법원에 내가 버지니아 지방법원에서 받은 형량은 이중으로 계산되었으니 재심해 달라고 지난 해 신청했습니다. 그 후 그 신청서가 정식으로 접수되었고 심사대상에 올려졌다는 편지를 두 달 전에 받았습니다.

미국의 형사변호사들은 정의감보다 돈을 위해 일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라 그런 사람들에게 맡기면 시간과 돈이 많이 들기 때문에 이번에도 내가 혼자서 작성하고 제출했습니다. 변호사를 채용했으면 서류 심사할 때도 법원에 수수료를 내야 하는데 지난 2년 동안의 본인의 영치금 계좌 내용을 이곳 형무소에서 받아다가 법원에 제출했더니 수수료 낼 돈이 없는 것을 확인하고 수수료를 받지 않겠다고 해서 마음놓고 작성해서 제출했습니다. 이런 서류들이 오가는데 거의 1년 정도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좋은 결과를 나오기를 두 달째 기다리고 있습니다.(...중략)

또한 그동안 사고 없이 형무소 생활을 했으니 우리 가족과 가까운 형무소로 보내달라고 했으나 이곳에서 두 번이나 기각되어 미 동부 형무국(刑務局)에 "나는 위험한 사람이 아니고 미국 시민권자로서 경범자들이 있는 곳으로 보내달라"고 신청했습니다. 이번 주에 그 가부를 알게 될 것입니다. 이곳은 중범죄수와 외국으로 추방될 사람들이 사는 곳이라 나같이 동양계인 사람은 미국 시민권자이지만 나를 모르는, 새로 온 간수들은 나를 외국사람으로 취급하고 있기 때문에 이곳 생활에 많은 필요 없는 제약을 받고 있습니다.(중략)

저의 감방생활을 잠깐 소개하면, 조용한 심야에 간수들이 우리가 자는 건물 안에서 감독하기 때문에 그들이 큰 열쇠 쇳줄을 차고 무거운 구두를 신고 걸어다니는 소리는 우리들을 심리적으로 이만저만 압박을 주는 것이 아닙니다. 그리고 낮에도 형무소 마당을 자유롭게 다닐 수 없게 항상 문을 잠그고 매시간 10분 동안 열어주고 이동을 허가합니다. 저녁 8시부터 아침 6시까지는 내무반 안에서 살아야 하며 저녁 9시, 12시, 3시 그리고 5시에는 점호를 하기 때문에 자기가 자는 침대밖에 있으면 안 됩니다.

저는 영어선생으로 일하기 때문에 낮에는 교육부 건물에서 지내야 합니다. 금년 겨울은 예년에 비해 눈이 자주 내리고 몹시 춥습니다. 저는 이곳에서 일곱 번째 겨울을 지내고 있습니다. 금년은 이 추위 때문에 내렸던 눈이 녹기도 전에 그 위로 또 눈이 쌓이곤 합니다. 그러나 내무반의 온방 시설은 잘 되어 있어서 불편은 없지만 온수 보일러가 수감자수에 비해 너무 작고 또 그 반만 작동한다니 어떤 때는 찬물로 샤워를 해야 합니다.

요즈음 춥기 때문에 아무도 아침 6시에 걷기 운동하는 사람이 보이지 않습니다. 그러나 나는 이때도 30분 이상을 걷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내가 혼자 걷고 있을 때는 철조망 밖에서 순찰하는 순찰차가 나만 따라 옵니다. 혼자 걷고 있으니까 탈출이나 자살하는 줄 알고 그런 것 같습니다. 그들은 비디오 카메라와 총을 소지하고 있으며 어떤 때는 사진도 찍은 것 같습니다.

저는 아침 저녁으로 일기가 허락하는 대로 30분 이상 밥먹기 전에 운동을 합니다. 저는 출감 후 할 일이 너무 많기 때문에 건강해야 하므로 운동을 게을리할 수 없습니다. 끼니도 세끼 다 먹고 잠도 6시간은 자며 몸도 깨끗이 씻고 생활합니다. 저의 나이가 만 63세입니다만 아프지 않고 누구보다도 건강하게 살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나를 더 쓰시기 위해서 이렇게 건강도 허락하시는 줄 믿습니다.

모든 가족이 미국에 살고 있어서 저로서는 미국에 사는 것이 편하겠지만 조국을 위해 할 일이 더 많다고 생각하며 여러분들께서 주신 많은 사랑에 보답하고자 한국에 가서 우리 민족을 위해 봉사하려고 합니다.

저는 한국에 나가게 되면 우선 불우한 청소년소녀들에게 의식주(衣食住)를 제공하고 교육시키기 위해서 학교를 하나 운영하고 싶습니다. 물론 큰 예산이 들겠지만 독지가들을 찾아뵙고 정부관청을 찾아다니면서 자금을 조달하려고 하며 저 자신도 직장을 얻어서 이 학교사업에 재정적으로 보조하려고 합니다.

한국의 문교정책은 이해할 수 없습니다. 우리 청소년소녀들은 그러한 문교정책 밑에서 교육받고 나와서 조국에 이바지하기가 어려울 것 같습니다. 조기 유학이니 영어 연수니 하면서 외국에 나가버리고 그들이 국어와 국사 그리고 도덕을 배워야 할 시기에 그렇게 시간을 낭비해 버리니 그들이 커서 조국이라는 것을 이해할 수 있겠습니까. 외국의 학교에 가서도 한국 아이들하고 이야기하고 집에 와서는 엄마하고 이야기하다보면 무슨 영어를 배우겠습니까.

차라리 한국에서 기숙사를 제공하고 영어면 영어로만 또는 일어면 일어로, 중국어면 중국어로 수업하는 학교를 세워서 교육시키면 외화낭비는 없을 것 같아요. 그리고 조기유학을 허용하지 않으면 될 것입니다.

이 조기 유학의 유행은 미래를 보지 못하는 사람들의 이기주의적인 처사라고 봅니다. 이러한 추세로 간다면 남북통일이 될 때면 북한에서 교육받은 사람들이 한반도의 지도자가 되어 결국 한반도는 공산주의 내지는 일인 숭배 전체주의 국가가 될지도 모릅니다. 북한의 청소년소녀들은 조국, 역사, 민족, 사상을 배우기 때문입니다.

제가 1960년대 미국 올 때 우리는 영어와 국사 시험을 쳐서 합격해야만 여권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당시 국사를 중고등학교에서 배웠지만 그 유학시험에 합격하려고 국사공부를 다시 했습니다. 그때 깨달은 국사실력이 지금도 우리 한반도를 이해하고 사랑할 수 있는 거름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곳에 올 때 저의 영어실력은 그저 간단한 회화 정도였으며 사전을 옆에 두고 원서를 읽었을 정도였습니다.

지금 우리 어린이들이 조기 유학 때문에 아버지와 어머니의 슬하를 벗어나 어떻게 부모의 사랑을 느끼고 특별히 아버지의 사랑을 맛보면서 아버지의 성숙한 말을 배울 수 있을까요. 이제 한국도 주5일 근무가 일반화되기 때문에 가정을 중심으로 아이들과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 적어도 고등학교 끝날 때까지는 부모 밑에서 자라야 그들이 부모의 사랑을 알게 되고 또 그 자식들을 기르는 부모는 부모다운 사랑을 그들에게 보여줄 기회를 가질 수 있습니다.

이 사랑은 돈으로도 살 수 없습니다. 가정은 국가를 이루는 한 단위(單位)입니다. 한 장의 벽돌이 모여 큰 벽돌 건물을 이루지요. 부모의 훌륭한 교육은 이 큰 벽돌 건물이 버틸 수 있는 기반(基盤/foundation)이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기반이 튼튼하면 국가도 튼튼해지는 것입니다.

왜 어린 아이들에게 유학이니 과외에 관심을 두게 합니까. 이번에 새로 출발할 정권은 문교정책에 있어서 장래를 생각하고 미래에 쓰임받는 인재양성에 중점을 두어야 하겠습니다.

그리고 학교에서 겸손을 배워서 서로 상대방을 존경하는 법도 체득해야 합니다. 인간은 "내 능력이 약한 데서 온전하여짐이라"(고린도후서 12장9절)는 것을 항상 깨닫고 살아야 합니다. 이곳 중고등학교에서는 겸손이니 도덕이니 따로 가르치지 않습니다. 그들은 부모들과 가까이 생활하면서 배우는 것이지요. 배워야 할 점입니다.

조기 유학 때문에 가정교육을 받을 수 없는 아이들이 커서 어떻게 그들이 나중에 좋은 부모가 되겠습니까. 서로 뒹굴면서 사랑을 주고 받으면서 원활한 대화를 갖고 살아야 합니다.

한국에서는 많은 아버지들이 사업상 밖에서 술을 마신다고 하는데 그 술좌석이 사업성공에 몇 %나 기여할까요. 술 마시는 시간에 아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면 그것이 결국 더 큰 효과를 가져다 줄 것입니다. 한국의 일인당 술소비가 세계에서 두 번째고 아시아에서는 첫 번째며 그 비싼 술 수입이 몇 억불이 나간다고 하는데 기가 막힙니다.

이것은 우리 후손들에게 보여주지 말아야 할 퇴폐문화입니다. 세계 모든 나라는 자국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을 원료로 술을 만들고 즐기는데 한국에서는 쌀이 남아 돌아가면서도 외국에서 가장 비싼 술을 그렇게 많이 사들여오고 그것을 한 자리에서 다 마셔버린다니 다시 생각해 볼 문제가 아니겠습니까. 그리고 한국인의 간암, 위암, 대장암은 세계에서 가장 많습니다. 죽어도 마셔야 되겠습니까.

될 수 있는 대로 부모들은 자식들과 많은 시간을 할애해서 가까운 관계를 가져야 합니다. 그래서 그들도 장성해서 부모가 되면 그 자식들에게도 그렇게 하게 됩니다. 결국은 나라가 튼튼해진다는 것입니다. 술 담배로 나가는 외화(外貨)등은 천문학적 숫자입니다. 더욱이 한국사람들이 외국에 나가서 돈 Tm는 것을 보면 어찌나 손이 큰지 입을 다물 수가 없습니다.

제가 한국에 나가서 학교를 세울 수 있을지는 저의 의지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장담은 못합니다만 한국의 교육정책과 교육문화(가정생활 포함)를 개선하는데 전력(全力)을 다하려고 합니다. 많은 협조바랍니다.

또 하나, 현재 많은 젊은이들이 미군의 한국주둔을 찬성하지 않는데 좀더 광범한 안목으로 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기왕 이렇게 와 있는 그들을 이용하시기 바랍니다. 그들을 배척하기보다 그들을 학교나 가정으로 초청하고 그들로 하여금 주둔국(한국) 사회 발전에 이바지하게 하세요. 그리고 그들이 있음으로서 한반도의 전쟁이 억제되고 있다는 것도 주지하시기 바랍니다.

저는 미국으로부터 반역자로 낙인찍힌 사람입니다. 이것은 미국정부의 오만과 오판으로, 저는 그 때문에 처벌을 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에 주둔하고 있는 대다수 군인들과 민간인들은 여러분들이 초청해서 일대일로 대해보면 참 순진한 사람들이라는 것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이러한 그들의 마음을 이용해서 영어도 배우고 순진하고 겸손함도 배울 기회를 가지시기 바랍니다.

미국이 아직까지 부강한 나라로 군림할 수 있는 것은 그들이 법을 지키고 정직하고 겸손하고 열심히 일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그 중에는 나쁜 사람도 있습니다. 그러나 좋은 사람들이 더 많습니다. 형제가 같은 집에서 살면서 항상 웃고 평생을 함께 살기가 힘든 것 같이 다른 민족이 우리 한국에서 함께 살면서 항상 좋을 수는 없는 것입니다. 주어진 이 시대의 여건을 감안하시고 잘 이용하시기 바랍니다.

저보다 미국에 의해서 부당함을 당하고 있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나는 미국사람들을 미워하지 않습니다. 참 겸손하고 순진합니다. 내 사위도 미국사람입니다. 그는 한국말을 배워서 장모하고는 한국말로 대화합니다. 그리고 그들의 자식들에게도 한국말로 할아버지 할머니라고 가르치고 있습니다. 한국의 문화도 가르치고 있습니다.

우리는 미국정부가 잘못하는 것은 나쁘다고 조목조목 들어서 이해시키고 그 주장도 근거있게 관철해야 합니다. 그러나 군중심리(群衆心理)에 이끌려서 당장 철군하라고 하는 것은 시기상조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모든 것을 나쁘게 보면 안 됩니다. 필리핀에서도 군중심리에 의해서 철군을 부르짖고 해서 결국 미국군이 철수했습니다. 이들은 공산국가와 대처하지 않고 있어서 철군이 쉽게 되었지만 경제적으로 큰 타격을 받고 있어서 다시 미군을 들어오라고 하고 있습니다. 먼 장래를 생각하지 못한 요구였습니다.

이번에 들어서는 노무현 정권은 좀더 넓은 안목을 가지고 세계화된 인물들이 옆에서 보좌하면서 한미간 내지는 세계 각국과 정정당당하고 대등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기 바랍니다.
모든 것은 대화로 풀어가야 합니다. 몸으로 하는 것은 저개발국가들이 하는 것입니다. 특히 한국의 노동조합원들의 '결사반대'시위는 한국의 경제적 위상을 온 세계에 부정적으로 내비치는 계기가 되고 있습니다. 이것은 누워서 침뱉는 격으로 그들에게 불리하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물론 그들이 이유가 있어서 그렇게 하겠지만 선진국 노동조합원들처럼 대화로 풀어야 하고 노사간의 이윤을 극대화하는데 초점을 맞추어야 합니다.

이번에 미선양과 효순양이 인간의 부주의로 이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 때 많은 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이 두 중학생을 애도하는 것은 참으로 좋은 동기(動機)였습니다. 그리고 한국의 민의(民意)가 미국정부와 미국 국민들에게 전달되었다고 봅니다. 그러나 이 집회를 이용해서 한미관계를 이간하는 선동은 지성인으로서 깊이 재고해야 할 것 같습니다.

앞에서도 말씀 드렸습니다만 세상을 넓고 길게 봐야 합니다. 그리고 사고방식도 세계화해야 합니다. 또한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어떤 위치에 있는가'도 볼 수 있어야 합니다. 저는 한국에 나가면 여러분들에게 이 세계화에 기여할 수 있는 교육을 위해 전력을 다하려고 합니다. 많이 협조해 주시기 바랍니다.

우리는 이제 선진국으로 들어가려 합니다. 우리가 OECD 기구에 들어갔다고 말하지만 그들은 아직도 그렇게 생각 안하고 있으며, 김영삼 정권 때 OECD에 들어갈 때 저는 다음과 같은 생각을 했습니다.

첫째 왜 들어가야 하는가?
저는 한국사람이 폴리에스텔(Polyester)양복을 입고 운동화를 신고 양복 안주머니에 현찰을 두둑히 넣고는 OECD 회원이 들어있는 방으로 들어가는 것 같았습니다. 참 부끄러운 일이었습니다. 당시만 해도 정치 지도자들이 한국이 어떤 위치에 있는지 몰랐습니다. 결국 IMF의 지배 하에 처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자신을 볼 줄 아는 사람을 기르고 싶습니다.

우리가 선진국권으로 들어가면서 선진국 국민답게 세계에 헌신할 수 있는 대한민국 국민이 되는 것을 보고 싶습니다. 급진하는 세계 발전에 뒤따라 가면서 모방만 할 수 없는 것입니다. 지금 많은 문화이기(文化利器)를 팔고 있지만 얼마나 많은 로얄티(royalty)가 나가고 있습니까. 이제 우리가 발명도 하고 세계 학자를 놀라게 하는 노벨 과학, 의학, 문학 수상자도 나와야 합니다.

영국은 우리 남한 인구보다 좀 많으나 남북한 합친 것보다 적고 땅넓이는 우리 한반도보다 조금 큽니다. 그리고 불란서도 마찬가지로 남북한 인구보다 적고 땅은 넓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영국이나 불란서를 큰 문명국이라고 보는 것 같이 우리도 다른 나라 사람들에게 한국이 큰 나라로 느끼도록 해야 합니다. 그런데 일본은 우리나라보다 인구도 많고 훌륭한 나라인데 많은 한국인들이 일본사람을 일본놈이라고 아직도 부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자신의 위치가 어디 있는지 모르는 처사입니다.

여러분 한 분 한 분이 겸손하고 정직하게 노력하면 우리도 곧 그러한 나라가 될 것입니다. 이들 나라는 역사가 길어서 그렇다고 하겠지만 우리도 반만년의 역사가 있습니다. 조기 유학으로 시간과 외화 낭비하시지 않기 바랍니다. 아이들을 데리고 세계관광이나 한국의 유적을 답사하시기 바랍니다. 술과 시간과 외화를 낭비하시지 말기 바랍니다. 그 돈으로 외국 관광하셔서 견문을 넓히시기 바랍니다.

'빨리 빨리'가 한국의 대명사가 되지 않도록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타인을 배려할 줄 알아야겠습니다. 자기가 세계 어디서나 존경을 받고자 하면 다른 나라 사람들을 존경하고 그들에게 겸손하시기 바랍니다. "우리는 안돼"라고 하시지 마시고 조금씩이라도 고치려고 노력하시기 바랍니다.

우리 한민족은 참 우수한 민족입니다. 무엇이든지 다 잘 할 수 있는 민족입니다. 우리는 할 수 있습니다. 각자가 노력하면 다 이루어질 수 있는 일들입니다. 더럽다고 안하고 어렵다고 안하고 위험하다고 안하면(3D) 일의 내용을 이해할 수 없습니다. 이런 일을 하면서 발명도 나올 수가 있는 것입니다. 우리가 편하게 지낼 수 있는 이 문명도 '3D'를 거친 선구자들의 희생이 있었음을 알아야 합니다. 3D를 기피하면 결국 외화를 낭비하게 됩니다.

저는 이제 7년째 가족과 떨어져 철창 안에서 자유 없이 살고 있습니다. 그래서 한국을 더욱 사랑하고 그 미래를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여러분들이 염려해 주시고 격려해 주심으로 외롭지 않게 수감생활을 하고 있으며 여러분들의 사랑 때문에 한국을 더 사랑하게 되고 우리 조국의 미래와 발전을 더 진지하게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여러 나라 사람들과 접촉하면서 한국사람들의 우수성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우리 각자가 노력하면 우리나라도 존경받을 수 있는 훌륭한 나라가 될 수 있다고 확신하게 되었습니다. 이 수감 기간이 저에게는 참 소중한 인생공부였습니다.

끝으로 여러분들과 조속한 시일 내에 만나 뵐 수 있기를 바라오며 이 몸이 조국을 위해 이바지할 수 있는 그 날을 위해 우리 서로 기도하십시다. 그리고 다가올 우리의 훌륭한 미래를 겸손한 마음으로 기다립시다. 감사합니다. 저의 난필을 용서하세요. 안녕히 계십시오.

엘렌우드 미 연방형무소에서
로버트 김(김채곤) 드림
2003년 1월 21일 생일날 드립니다.

참고로, 2월 8일에는 로버트 김 친동생인 김성곤 국립청소년수련원장과 또 다른 사건 당사자이자 정보수혜자였던 백동일 예비역 대령, 로버트 김 석방위원회 안약천 사무총장, 필자를 포함한 몇 사람이 모여 로버트 김의 사면 추진과 로버트 김 귀국 후 조국에 헌신할 사업으로 여러 차례 포부를 밝힌 '불우 청소년소년을 위한 교육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후원회 결성 예비모임을 가질 예정이다.

새롭게 조성되어 가는 로버트 김에 대한 재인식과 그의 우국(憂國)적인 고통과 미래 설계에 공감하고 동참하려는 국민 여러분들의 여론에 힘입어 로버트 김 자신과 그를 일선에서 돕고 있는 사람들은 지금 큰 위로와 힘을 얻고 있다.

신기섭/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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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hlsgs[2003-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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