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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마아빠의 궁시렁궁시렁의 칼럼방
한국정치, 마이너스의 등장
1.


맨 처음 마이너스(-)라는 개념을 배우던 때를 기억하는가? (1 - 2 = -1) 이제와서는 너무나 간단한 산수문제지만, 마이너스라는 것의 존재를 모르고는 아이에게는 하나에서 둘을 뺄 수 있을까라는 발상자체가 놀라운 것이 된다. 더더군다나 이런 말도 안된다싶은 문제에 해답이 존재(!)한다는 대목에 이르면 아이의 놀라움은 경이감에 가까울 정도로 커진다. 물론 선생님이 그렇다고 하니까 그렇겠거니했던 아이들은 예외로 해야겠지만...

고대 그리스의 수학자들은 분수에서 무리수의 비(比)까지도 다루면서도 마이너스 수를 인정하지 않았다고 한다. 고대 그리스의 수학자들 뿐만이 아니다. 17세기에 살았던 파스칼같은 대수학자도 "0보다 작은 것을 수라고 부르는 것은 무의미하다."라는 말을 남겼다고 한다. 이는 우리가 마이너스의 존재를 확고하게 믿는다는 것이 생각보다는 대단한 일임을 느끼게하는 대목이다.


2.


이젠 상황이 조금씩 변하는 것 같긴 하지만, 덧셈정치니 뺄셈정치니 하는 말이 아직도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누가 맨처음 사용한 말인지 알 수는 없지만 이 용어는 한사람의 정치인, 노무현 민주당대통령후보를 겨냥해서 사용되는 말인 것은 틀림이 없다. 그가 덧셈정치를 할 생각은 않고 뺄셈정치만 하고 있다는 일종의 비판을 위한 용어인 셈이다.

"뺄셈정치를 해서는 안되고 덧셈정치를 해야한다." 참 좋은 말처럼 들린다. 논리적으로도 허점이 없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어떤 경우에도 우리는 우리자신이 고대그리스의 수학자가 아니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 하나에서 둘을 뺀다는 것은 문제자체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확신하는 고대그리스의 대수학자가 아니라, 우리는 하나에서 둘을 빼면 -1이 된다는 것을 알고 있는 초등교육만큼은 제대로 배운 현대인이라는 점을 상기해야 된다는 말이다.

마이너스는 음수의 존재를 가능케한다. 이는 뺄셈이 덧셈보다 파괴력을 가질 때가 있음을 의미한다. 마이너스는 2에다 -1을 더(!)하면 1이되지만, 2에다 -1을 빼(!)면 3이된다는 오묘한 셈법을 가능케 한다. 방정식으로 만들어보면 이렇다. [2+(-1)=1 & 2-(-1)=3]

이것은 중요한 점을 시사한다. 우리나라 정치는 한번도 마이너스라는 것의 존재를 수면 위로 올려본 적이 없다는 것. 즉 고대그리스의 수학자들이나 파스칼처럼 마이너스라는 것의 존재를 아예 몰랐던가 아니면 애써 외면해왔다는 점을 말이다.


3.


이 용어가 민주당과 관련해서 나온 용어이니 만큼 민주당을 중심으로 방정식을 설명해 볼 수 밖에 없겠다. (만약 자유당과 이후의 군사정권, 그리고 그들로 부터 받은 세력을 누리고 있는 자들을 지지하는 입장이라면 이후의 +를 -로 해석하고, -를 +로 생각하면 되겠다. 선善은 악惡으로 악惡은 선善으로 해석해도 좋겠고.. 물론 귀찮다면 맘대로 생각해도 괜찮다.)

민주당의 뿌리는 해방이후의 한민당이라고들 한다. 굳이 존경해야 할만한 이유는 별로 없지만 권위주의 정권에 꾸준히 맞서 싸워온 것을 감안한다면 굳이 배척해야 할 이유는 없다고 본다. 따라서 이런 정통성을 따르고 이에 기반해서 나라를 염려하는 일체의 행위를 양수(+)라고 보기로 한다.

2공화국의 민주당이 구파와 신파로 나뉘어 있었고, 그 이후에도 갈등을 일으키지 않은 것은 아니었지만 양김으로 대표되는 민주당의 후예들은 87년까지는 대체로 하나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87년 대선에 즈음해서 두파벌은 둘로 나뉘고 만다. 군사독재자들과 맞선 상황에서의 양김의 분열이 바로 그것이다. 그리고 덧셈은 절대 선이라는 지금의 주장은 바로 이 대목에 뿌리를 두고 있다.

87년의 불발의 덧셈정치는 누가 보더라도 선善이었다. 양수(+)와 양수(+)의 결합은 단순한 수학적 계산 이상의 파급효과를 가져올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90년 삼당합당은 산술적으로는 덧셈정치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플러스적 덧셈정치라고 볼 수는 없을 것 같다.

90년의 삼당합당은 그 이전까지의 마이너스(-)로 분류되는 정치세력과 플러스(+)로 분류되던 일부 정치세력간의 결합이었다. 현대식 계산법으로는 이는 마이너스(-)효과가 나야지 정상이다. 그렇다면? 그랬다. 삼당합당을 행한 이들은 이듬해의 국회의원선거에서 삼당합당 이전의 의석을 그대로 유지하지 못했다. 결과적으로 92년 선거에서 승리하여 정권재창출에 성공은 했지만 오늘날 삼당합당의 평가는 여전히 냉정하다. 김영삼의 문민정부가 초기의 일부 개혁 드라이브로 점수를 땃음에도 불구하고 국민의 안정적 신임을 얻지 못했음은 현대식 산술이 은연중일지라도 작용했음을 의미한다.

하지만 오늘날 고대그리스식의 산수를 주장하는 이들은 92년대선에서 결국은 3당합당을 한 이들이 승리했음과 97년 대선에서의 DJP연합이 50년만의 정권재창출을 가능케했음을 역설한다. 마이너스(-)의 개념은 없다는 것이다. 그저 모든 숫자를 자연수, 즉 플러스(+)로 규정하여 덧셈은 무조건 좋다는 논리에 빠져있는 것이다.

솔직히 나는 DJP연합이 김대중정권을 탄생시키는데 큰 역할을 했음을 부인하지 않는다. 하지만 나의 이런 양보는 김영삼정권의 탄생이 3당합당이라는 방법을 통해서 가능했다는 냉소적인 의미에서의 양보와 궤를 같이한다. 산술적으로는 분명히 마이너스(-)임에 틀림없지만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에 대해 두려워하는 당사자(혹은 지지자)의 심리적 안정감을 주는데는 유효한 방법이었음을 인정한다는 뜻이다.

DJP연합이 DJ와 DJ지지자들로 하여금 97년의 대통령선거에서의 승리를 확신케하는 중요한 요소였는지는 모른다. 하지만 김대중정권의 5년을 돌아보면 DJP연합이 김대중정권을 안정시키는데 효과적이었느냐 하는 점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다. 국무총리 인준파동, 그 이후에 등장한 속칭 JP의 몽니, 이런 것들은 김대중정권의 안정성에 상당한 저해요인이 됐음에 분명하다.

플러스(+)와 마이너스(-)의 결합. 3당합당으로 탄생한 김영삼정권의 마지막을 보더라도 김대중정권의 마지막을 보더라도 그렇고, 정권의 탄생에는 어느정도 효과가 있었는지는 모르지만 정권의 유지에는 그 산술적 결과가 고스란히 드러난다는 것이 나의 판단이다. 과거의 냉정한 현실을 무시하려는 것은 아니지만, 90년 삼당합당이 없었더라면 92년선거에서는 YS+DJ정권이 탄생할 수도 있었고, 97년 선거에서도 DJ에게 좀 더 강단이 있었더라면 DJ 단독정부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었다는 것. 즉 플러스(+)만의 정부는 몇몇 정치인들의 쓸데없는 걱정이 아니었더라면 탄생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것이고, 만약 집권에 실패했더라도 지금은 더 당당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것이 나의 판단인 것이다.


4.


뺄셈의 정치. 노무현의 정치를 뺄셈의 정치라고 규정한 사람들이 있었으니 이제 마이너스(-)의 존재를 명확하게 규정해 보도록 하자. 나는 믿는다. 대한민국의 절대다수가 고대그리스의 대수학자는 못될 망정 현대의 초등교육만큼은 제대로 배운 사람들일 것이라는 것을...

우리 정치에 있어서 마이너스(-)에 대한 인지는 묵시적으로 있어왔던 것이 사실이지만 이번의 경우처럼 겉으로 드러날 여건이 만들어진 적은 없는 듯 싶다. 따라서 이는 거의 최초의 일이 아닌가 싶다. 덧셈과 뺄셈의 논의가 시작됨으로 인해 마이너스(-)의 존재에 대해 고민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던 것이 아닌가 나는 그렇게 믿는다. 따라서 이러한 논의를 가능케했다는 점에서 이런 정의를 최초로 한 사람과 노무현을 우리나라 정치수학의 중시조로 선언하고 싶다.

이제 남은 과제는 노무현이 플러스(+)의 효과가 나올 것이라고 믿으면서 과감하게 뺄셈을 시도한 이들이 반노무현파의 주장처럼 플러스(+)적인 요소들인지, 아니면 친노무현파의 주장처럼 빼는 것이 오히려 나은 마이너스(-)적인 요소들인지에 대한 검증이다. 이에 대해서 나의 견해를 밝히자면 박정희 전대통령을 가장 존경한다는 뜻을 굽히지 않는 정몽준의원과 그런 정몽준의원을 지지하는 이들은 마이너스(-)적인 요소들일 수밖에 없다. 따라서 노무현의 뺄셈정치 마이너스(-)적인 요소들을 과감하게 빼(!)는 전략은 플러스(+)의 결과로 나타나야만 정상이다.

나의 이런 판단이 옳은가? 과연 노무현의 뺄셈정치 양수가 음수를 빼면 양수가 된다는 판단은 그 산술구조상의 타당한 논리만큼이나 똑 같은 결론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인가? 결과는 아무도 알 수 없다. 하지만 나는 믿는다. 그의 고집이 계속되는 것이 선거결과와는 상관없이 우리나라 정치를 한단계 업그레이드 시키는 역할을 할 것임을.. 어느 자리에선가 노무현은 이렇게 말을 했다. 적어도 20년 뒤는 보자고.. 나는 분명히 말할 수 있다. 지금의 그라면 20년 뒤의 그는 이번 선거와는 관계없이 사람들에게 아름다운 이로 기억될 것이라는 것을...


.............................좋은사람, 노마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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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노마 아빠.
어디갖다 이제왓소
내얼마나 기다렷다고
지난 봄의 열정 으로 우리 다시 시작해 보입시다.
님을 사랑 하는 서울 한시민이.
독립이(2002-11-01)
3 민주당에 실망했던것은 어떻게 민주화 운동을 했다는 사람이, 민주주의를 꽃피우려던 정당이 저런 패배주의, 인기영합주의, 집권욕에 메달려 정치를 할 수 있나. 그런사람이 저렇게도 많을까해서 입니다.기존 정치인과 다를것이 무엇인가해서 입니다. 집권기간동안 실정이 많아서 집권가능성이 희박하다면 반성하고, 국민의 심판을 받으려고 해야지. 나아니면 안돼하고 어떻게든 정권을 잡으려는 모습은 너무 추한 것 같습니다. 뼈를 깍는 노력으로 정당을 개혁하고, 부족한 모습을 채워서 또다시 정권을 잡을 수 있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정상이 아닐까요...
물과같이(2002-10-30)
2 아니, 이렇게 신선하고 정확한 글이 있다니...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세간의 몰상식한 상식을 뒤집어엎는 통쾌하고도 명철한 글, 여기서 많이 기대하겠습니다.
안티안티(2002-10-30)
1 노마아빠님!
참으로 오랜만이군여
무신일이라도(?)
뺄셈정치에 대해 좋은 정의를 내려주셨군요
앞으로도 좋은글 부탁드립니다.
강검프(2002-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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