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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몽의 함께 이 길을의 칼럼방
▦ 당연한 것이 당연시되는 사회
"감동했는데, 나중에 생각해보니 당연한 것이었더라" 이런 경우가 있지요. 이건 별로 행복한 사회가 아니라는 증거입니다. 당연한 것을 당연하지 않은 방법으로 하는 사람들이 워낙 많으니, 당연한 것을 당연하게 하는 것이 감동스러운 것이지요. 하지만, 이런 것들을 별거 아니라고 무시할 일은 아닙니다. 이런 일들에서 "이제는 당연한 것이 당연한 세상이 오겠구나"라는 희망을 얻으니까요. 그 희망에서 우리는 감동을 받습니다.

봄에는 김근태 의원이 감동을 주었습니다. 광주 경선 전에 경선을 포기한 일이었죠. 저는 김근태 의원이 끝까지 가지 않고, 적당한 선에서 노무현 후보를 지지해 줄 것이라는 기대는 했었습니다. 그러나 그 것이 그렇게 일찍 올 줄은 몰랐습니다. 경선 7명 중 7위라는 상황 때문이었죠. 자신의 입지를 중심으로 생각하는 보통의 정치인에 견주어 판단했을 때, 적어도 4위까지는 올라간 다음에야 사퇴가 가능하리라고 보았습니다.

문제는 7위로 끝낸다는 것은 정치자금 고백이 어리석은 일이었다고 인정되는 결과가 될 위험성이 있다는 것이죠. 하지만 4위 정도만 올라가도, 그 부분이 상당히 정당화된다는 겁니다. 게다가 광주는 김근태 의원 지지 대의원이 많은 지역이었습니다. 체면을 살릴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는 것이죠. 그런데도 과감하게 꼴찌라는 결과를 그냥 남긴 채 포기하더군요.

사실 따져보면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개혁 세력이 이인제 의원을 이기고 대선 후보를 내세우려면 광주의 선택이 무엇보다 중요한 상황이었고, 광주에서 승부를 걸지 않으면 승산이 훨씬 줄어들게 되는 상황이었으니까요. 개혁 세력의 승리를 전제한다면, 김근태 의원의 선택은 당연한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당연한 선택이 진한 감동을 주더군요.

오늘 아침에는 한겨레 신문이 감동을 주는군요. 홍세화씨의 직무 정지 해제 결정은 사실은 당연한 것이었습니다. 홍세화씨가 민노당을 지원하던 말던, 한겨레 신문 내에서 자신의 직무를 수행하면서 당파성을 드러내어, 편파적으로 직무를 행한 적은 없으니까요. 하지만 그 당연한 일이 쉽게 이뤄질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조직이 한 번 결정을 내린 것을 번복하기는 쉬운 일이 아니지요. 처음에는 홍세화씨에 대한 직무정지에 반대했던 사람들도, 결정이 한 번 내려지면 조직을 보호해야한다는 논리에 묻히기 쉬운 법입니다. 체면이니, 위신이니 하는 것들에 발목을 잡힌다는 것이죠. 아마 비슷한 일이 조선일보나 동아일보에서 발생했다면, 결정의 번복은 어려웠을 겁니다. 소송까지 가서 소송에서 승소를 해도 번복이 어렵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드네요. 정론을 세우는 것이 언론의 일이지만, 중이 제머리 못 깎는다는 것을 씁쓸한 상식으로 받아들여야 하는 요즘 같은 시대에, 자신의 오류에 대한 한겨레의 빠른 인정은 감동을 주기에 충분하다고 봅니다.

결국 두 가지 다 비슷한 일입니다.

일의 방향을 결정하는 것은 미래를 위한 것인데도, 사람들은 미래를 기준으로 평가하지 않고, 과거를 정당화하는 쪽으로 결정을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토론은 바른 결론을 찾기 위해서 하는 것인데, 과거의 자신의 발언을 정당화하기 위해 점점 깊은 모순의 수렁으로 빠져듭니다. 공약은 미래를 위한 것이지만, 자신들의 과거를 미화하기 위해, 허황된 내용을 제시합니다. 그렇게, 그렇게... 과거를 위해 미래를 희생시키는 어리석은 사람들이나, 집단들이 너무도 많습니다.

봄의 김근태 의원의 결단이나, 오늘 한겨레의 결정은 모두 과거를 정당화하려는 유혹을 떨치고, 현재를 기준으로 미래를 위한 결정을 내렸기에 감동을 줍니다.

영남의 지역감정 문제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아직도 한나라당의 선동이 먹혀드는 모습에서 지역감정에 따라 투표를 했던 자신들의 과거가 부정되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보입니다. "그 지역감정이 호남에 의한 것이었기에 우리는 정당했다"라고 변호하고 싶은 심정이 보입니다. 지역감정의 심화가 어느 지역에 사는 어느 누구에게도 도움이 안 된다는 것은 다 인정하면서도, 과거를 위해 미래를 희생시키려합니다.

더 고약한 것은 그런 심리를 이용해서 정치적 이득을 얻으려고, 유언비어까지 유포하고 다니는 무리들의 행태입니다. 그렇겠지요. 앞장서서 지역감정을 자극하고 다녔던 사람들일수록, 자신들의 과거를 미화할 필요성이 더 높겠지요. 지역감정을 조장하고 다니면서 얻었던 위신이나, 체면을 어떻게든 지키고 싶겠지요.

하지만, 하지만 말입니다...

진정한 권위는 자신의 잘못을 솔직히 인정하는데서 나오는 법이랍니다. 대중들이 앞장 선 사람들의 거짓 권위에 마냥 속아주는 것은 아니랍니다. 권위니 체면이니 하는 것들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대중들은 언제가는 임금님은 벌거숭이에 불과하다는 것을 깨닫기 마련이랍니다. 어느 아이의 한 외침으로 대중이 최면에서 벗어나듯, 깨닫는 그 날은 어느 날 그렇게 갑자기 오는 법이랍니다.

지역감정을 깨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에게서 희망을 읽습니다. 과거보다는 미래를 중시하는 희망을 읽습니다. 오늘 부산의 노무현 유세장에 더 많은 희망들이 모이기를 간절히 기대해봅니다. 이 나라가 과거를 정당화하는 일보다, 행복하고 보람찬 미래를 준비하는 일을 더 중시하는 나라라는 자부심을 가질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해봅니다.

우리도 한 번 쯤은 당연한 것이 당연시되는 사회에서 살아봐야 하지 않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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