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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harez의 생각하는 정치의 제갈량의 글들
2002대선 게임의 법칙 3 - " 노 무현 고문을 주목하라 !"
** 지난 국민경선에 즈음하여 '제갈량'이란 다른 필명으로 썼던 글입니다. 저의 개인 생각보다 다른 분의 아이디어를 차용했고 전략적 관점에서 쓴 글이었는데, 이제 대선도 끝나고 글 쓸일도 별로 없을 것 같아 지난 자료를 정리하는 의미로 이 곳에 올려 놓습니다.**


2002대선 게임의 법칙 3 - " 노 무현 고문을 주목하라 !"

" 이인제 고문을 후보로 뽑자는 말은 야당하자는 말과 같다."

쇄신연대에 속해 있다는 어느 국회의원의 말이다. 이 말의 이면적 의미는 크게 2가지로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이회창 대세론 하에서는 어떤 후보가 나와도 이회창을 이길 수 없다는 의미와 또 한편으로는 이인제는 절대로 이회창 대세론을 깰 수 없다는 의미다. 하나는 한나라당의 이회창이 그만큼 강적이란 의미요, 또 하나는 이인제는 그 대항마가 아니라는 뜻이다.

그런데 민주당 내 차기후보로서 가장 경쟁력이 있는 인물이 이인제로 꼽히고 있고, 이인제의 민주당 후보 대세론이 확산되고 있는 것은 참으로 아이러니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다시 말해 민주당은 이인제로는 절대 이회창을 이길 수 없다는 사실을 뻔히 알고 있는데, 별 도리가 없어서 이인제를 후보로 내세운다는 어이없는 결론이 도출되는 것이다. 역사적 정통성도 결여하고, 그렇다고 끈끈한 동지적 인연도 없는 이인제를 내세우고 질 줄 뻔히 아는 전투에 나가 장렬히 패배한다! 너무나 어색한 구석이 많은 구도일 수밖에 없다.

문제의 함정은 작금에 신문에서 발표하고 있는 여론조사에서부터 시작해야 할 것이다. 사회과학이 가지고 있는 과학성의 꽃이라 불리는 통계적 여론조사 기법은 객관성을 담보하는 가장 확실한 지렛대의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나 정수로서의 여론조사 자체에는 과학성이 있지만, 그것을 실시하고 분석하는 사람에게 과학성이 결여될 때는 전혀 엉뚱한 결론에 도달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2000년 실시된 16대 총선에서 여론조사기관은 모두 출구여론조사에 실패했다는 것을 상기해야 한다. 물론 여론조사 자체에는 과학성이 있지만, 여론조사를 실시하는 아르바이트생과 그것을 분석하는 분석가의 오류가 그대로 여론조사의 과학성을 잠식해버리기 때문이다.

현재 이루어지는 여론조사의 흐름을 정확히 짚어낼 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가치중립성을 생활로 체득하고 있는 극히 일부 인사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이 스스로 가지고 있는 정치적 편향의 장막에 눈이 가려져 있는 것이다. 이제부터 그 장막을 거두고 여론조사의 이면에 들어있는 실체를 차근차근 찾아가 보겠다.

<제1포인트는 지역별 지지도분석>

한국적 여론조사의 제1의 유의점은 지역분포이다. 지난 2000년 총선에서 방송사들의 출구여론조사가 모두 새천년민주당이 한나라당을 따돌리고 여유있게 제1당을 차지할 것이라는 전망을 했었다. 그러나 개표결과는 거의 과반수에 육박하는 의석을 차지한 한나라당의 압승이었다. 이러한 오류는 여론조사 기관이 지역분포에 따른 투표양태를 제대로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과학적 선거여론조사의 불모지였던 대한민국에서 1노3김이 겨룬 1987년 대통령 선거 결과를 정확히 예측해냈고, 박빙의 승부를 연출했던 97년 선거에서 김대중 신승을 과감히 발표했던 한국 갤럽의 박무익 소장은 이인제의 등장과 남북정상회담이 영남표의 결집이 예상밖의 한나라당 승리를 가져왔다고 분석을 하였다. 다시 말해 이인제의 등장은 영남지역의 감정을 건드렸고, 여기에 남북정상회담 발표가 잠복해 있던 영남의 반DJ심리에 불을 질렀다는 것이다. 이것을 미리 내다보지 못한 여론조사기관은 사상 최대의 야당 승리를 여당 승리로 예측하는 망신살을 자초한 것이다.

<여론조사로 예측이 어려운 한국정치현실>

2000년 16대 총선의 내용을 차근히 살펴보면, 한나라당은 그동안 선전을 해왔던 강원과 충청 지역에서조차 민주당에 잠식을 당했고, 그 차이분을 영남의 싹쓸이로 벌충하였다. 영남 지역당으로 전락한 한나라당의 승리는 어쩌면 상처뿐인 영광일 수도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여론조사기관이 영남정서를 못 읽어낸 것이 그리 비난받을만한 일이 못될 지도 모른다.

한국갤럽이 여론조사기관의 대표를 차지할 정도로 명성을 얻은 지난 87년 선거에서 정확한 예측이 가능했던 것은, 무응답 층의 지역을 분석하여 정확한 지지후보를 예측해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지역별 고려를 통한 판별분석의 승리가 87년 선거를 정확히 예측한 비결이 되는 것이다.

97년 선거는 박빙의 승부라는 측면에서 여론조사기관으로서는 상당히 예측하기 어려웠으나, [경제의 실패=여당의 패배]라는 일반적 여론흐름과 일치하는 선거결과로 상대적인 과학성이 먹혀들 여지가 많은 선거였다.

<경제호황=여당 승리, 경제불황=야당 승리(?)>

우리나라 선거예측이 어려운 것은 [경제호황=여당 승리, 경제불황=야당 승리]라는 일반적 선거원칙이 지역별 판세에 의해 혼란이 이루어져 맞아떨어지지 않는다는 것에 있다. 92년 전세값 폭등으로 가장이 자살하고 하루 평균 30여개의 중소기업이 도산을 하는 불황기였으나, 대선결과는 김영삼 후보가 김대중을 여유있게 따돌리는 여당의 승리였다. 물론 이것은 3당합당의 비호남 구도에 기반한 지역구도의 영향력이었다. 김영삼이 이끄는 신한국당이 대패를 한 95년 지방선거 때에는 오히려 경기가 호황국면이었다. 2000년 총선이 있던 해는 경제가 IMF위기를 극복하고 8.8%의 GDP성장률을 기록했음에도 김대중의 새천년민주당은 야당에게 제1당의 자리를 내주었다. 이러한 경제상황과 선거결과의 역관계는 모두 지역주의가 그 원인이었다. 충청의 맹주 김종필을 김영삼 대통령이 내친 후에 이루어진 95년 지방선거와 영남지역이 그 옛날 호남지역에 버금가게 똘똘 뭉친 2000년 총선은 지역주의가 선거의 향방을 경제상황과 정반대로 만들어버린 대표적인 사례인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경제상황에 대한 주관적인 판단과 고려가 함께 이루어지는 선거예측을 여론조사 기관이 정확히 해낸다는 것은 어쩌면 불가능에 가까운 일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해답은 의외로 단순한 곳에 있다. 미국처럼 선거예측의 과학성이 확립된 나라에서 경제상황을 가지는 잣대를 지역별 잣대로 바꾸어 버리면 문제는 아주 간단해진다. 이것은 공부를 많이 한 사람이 하듯이 너무 많은 변수를 머리에 집어넣어 복잡하게 생각하면 해결책이 나오지 않는다. 지역변수가 차지하는 경제 외적 상황에 더욱 많은 가중치를 두어야 정확한 선거결과를 예측할 수 있다는 것이다. 어줍잖게 미국에서 선진 여론조사기법을 배워왔다고, 그것을 한국 상황에 어설프게 적용했다가는 2000년 총선과 같은 망신살만 당하게 되어 있다. 왜냐하면 미국은 경제가 좋아지면 여당이, 나빠지면 야당이 승리하는 합리적인 등식이 일부 예외를 제외하고는 비교적 잘 맞아떨어지지만, 한국은 이러한 선거의 합리성이 현저하게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제2포인트는 인지도 변수 제거!>

95년에 민주당의 대승을 가져왔던 서울시장 선거를 생각해보자. 호시탐탐 정계복귀의 기회를 노리고 있던 DJ는 조순을 서울시장 후보로 내세웠다. 당시 조순은 많은 식자층들이 소신있는 경제학자로 인식하고 있었지만, 대부분의 대중들은 조순이라는 이름 석자도 제대로 알지 못했다. 민주당 자체 여론조사에서도 인지도가 채 10%도 되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에 따라 지지도 역시 선두를 달리던 박찬종과 비교하면 형편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DJ는 자신의 정계복귀를 위한 필승의 카드로 조순을 내세웠다. 왜일까? DJ는 조순의 잠재력을 볼 줄 알았던 것이다. 여론조사 이면에 숨어있는 정치의 행간을 읽을 줄 아는 감각을 가지고 있었다. 결국 더블스코어를 넘는 여론조사의 열세를 극복하고 조순은 서울시장이 되었고, 여기에만 그친 것이 아니라 강남구청과 서초구청을 제외하고 민주당이 서울의 전 구청창을 싹쓸이하는 역사상 초유의 선거혁명을 만들어 냈다.

현재 대선 여론조사에는 인지도 변수가 전혀 고려되지 않고 있다. 현재 이회창과 이인제의 지지도에는 인지도 변수라는 거품이 들어 있다. 둘 다 지난 대선에 출마하여 최고의 인지도를 구가한다는 것이다. 지식인 계층 같은 식자 그룹에서는 인지도 변수가 문제가 되지 않지만, 대중을 상대로 한 여론조사에서 인지도 변수가 가지는 허수는 전체 판세의 판단을 그르치게 만드는 중요한 변수이다. 대통령 선거는 인지도를 단시일 내에 끌어올릴 수 있다는 측면에서 서울시장과는 더욱 비교가 안 되는 선거이다. 인지도 변수를 제거할 줄 모르면 선거 판세를 읽어낼 능력이 없다고 판단해야 할 것이다.

<여론조사 기관의 신뢰성 문제도 큰 변수이다.>

여기서 가장 크게 불신 받는 여론조사는 언론사 자체가 실시한 조사이다. 올해 1월 1일에 발표한 언론사 여론조사 중 중앙과 한겨레가 자체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둘 중에 더 믿지 못할 결과는 한겨레의 것이다. 추측건데 한겨레와 중앙이 자체 여론조사를 한 것은 상당히 다를 것이다. 한겨레는 아마도 돈이 없어서 전문 여론조사 기관에 외주를 줄만한 형편이 못되었을 것이고, 중앙은 자체의 전문기자와 자본력으로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었을 것이다. 전문가의 식견으로도 어려운 여론조사를 신문사 자체 인력으로 커버하기에는 무리수가 따르는 것이 사실이다. 박사급 전문기자를 채택하고 있는 중앙일보는 모르겠지만, 자본력으로 인해 자체 여론조사를 실시하는 한겨레신문은 조금 미심쩍은 여론조사결과가 많이 나오고 있다.

<여론조사는 전체적인 흐름과 자료의 종합을 통한 전체적인 판단이 중요하다.>

여론조사를 특정시기의 조사로만 국한해서 분석을 하면 타당성을 잃어버리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따라서 가장 최근의 여론조사를 기본으로 해서 지난 6개월 간의 추이를 살펴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이다. 일단 지난 1월 1일 각 언론사별로 실시한 여론조사를 종합하고 지난 6개월간의 추이를 분석하면서 여론조사 결과를 분석할 것이다. 또한 가장 공신력 있는 기관으로 알려져 있는 한국갤럽이 실시한 MBC와 조선일보의 여론조사 자료를 많이 인용할 것이라는 점을 미리 밝혀둔다. 물론 객관성 있게 하려면 한겨레와 조선일보의 자료로 하는 것이 그럴듯해 보이겠지만, 앞서 말한 것처럼 한겨레는 좀 미심쩍은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한국갤럽은 개인적으로 가장 신뢰하는 여론조사기관 중에 하나이다. 조선일보사 사이트를 가면 원 데이터가 공개되어 있으니, 자료를 다운받아 이 글을 읽어가면서 같이 분석해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이인제냐 노무현이냐 상관없이 일정한 이회창 지지율>

조선일보의 갤럽조사(1월 1일)는 대이인제 지지율이 45.4%, 대 노무현 지지율이 47.4%로 나타났다. 대 노무현 지지율이 2%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나, 오차범위가 1.7%이므로 아주 미세하게 높게 나타난 것으로 판단해야 할 것이다.

2001년 12월에 실시한 폴앤폴 조사에서도 이 같은 경향성은 똑같이 보이고 있다. 이회창은 이인제와 대결시 36.9%, 노무현과는 38.9%의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 불과 2%의 지지율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 조사의 오차율은 3.1%였으므로 통계적인 편차는 없는 것이다.

다만 이회창의 지지율이 전체적인 여론조사에서 2%정도를 꾸준히 유지하고 있으므로, 약간의 차이를 나타내는 경향성은 있다고 인정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이것이 본선 경쟁력을 비교할 때는 큰 의미가 되지 않는 다는 것이 통계적인 무의미에서 찾아야 할 유의점이다.

다시 말해 이회창을 상수로 놓고 보았을 때, 이인제와 노무현의 경쟁력은 자체 지지도로 나타난다. 이것은 여러 면에서 시사하는 바가 있다. 이회창의 지지율이 반DJ에 기초한 화석화된 지지율이라는 시사점이다. 그러나 여기서는 이인제가 주인공이니 이것은 논외로 하기로 한다.

<이인제와 노무현 지지율 차이는 3.5% 내외>

현재 이인제와 노무현의 지지율은 가상대결 말고 다른 지지율 조사는 볼 필요가 없다. 왜냐하면 이회창이란 야당의 상대가 상수로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불가측성을 특징으로 하는 한국 정치에서 현재 가장 확실한 것은 이회창이 한나라당 후보로 결정되어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딴지를 걸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새천년민주당이 후보를 선출하는데 가장 중요한 여론조사 결과는 이회창과의 가상대결 여론조사이다. 즉, 민주당의 7룡과 이회창을 두고 누가 가장 대통령감이니 하는 식의 단순 지지율 조사는 승패를 따져야 하는 정치현실에서는 커다란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노무현과 이인제의 지지율 차이는 일반적으로 3.5% 내외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 3.5라는 숫자는 한국갤럽의 조사와 한길리서치, 폴앤폴의 조사를 모두 종합해서 평균치로 나타나는 결과이다. 이인제 대세론의 근간은 바로 이 3.5%에서 나오고 있는 것이다. 이 3.5%를 분석하면 이인제 대세론의 실체가 드러날 것이다.

<서울과 경기도에서 보이는 이인제와 노무현의 상반된 지지율>

지역별 판세를 분석하면 수도권에서 미묘한 차별이 나타나는 현상을 볼 수가 있다. 한국갤렵(1월 1일)의 조사를 보면 서울에서 이인제의 지지율은 33.9%, 노무현은 38.1%로 노무현이 4% 이상 앞서나가고 있다. 그런데 경기도에서는 이인제가 36.9%, 노무현이 29.0%로 지지율의 역전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일반적으로 서울과 경기도는 같은 수도권이라 해서 여론조사 지지율이 같은 추세를 보이는데, 이인제와 노무현의 지지율은 이상하리만치 상반된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이것이 바로 앞에서 이야기한 인지도 효과이다. 실제로 정치무관심층은 이인제가 대권후보라는 사실을 인식하고 있으나, 노무현에 대해서는 그렇지 못하다. 특히 청문회를 경험하지 못한 20대의 경우 노무현은 이름마저 생소한 정치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울에서 노무현의 지지율이 높은 것은 그만큼의 파괴력을 의미하는 것이고, 경기도의 열세는 또 다른 변수를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 변수는 재빠른 사람은 벌써 눈치 챘겠지만, 이인제가 경기도에서 도지사를 한 적이 있다는 것이다. 도지사직의 역할을 잘했건 못했건, 지난 대선에 출마한데다 도지사를 한 적이 있으니 이인제란 이름 석자는 무지 유명한 이름이 된 것이다. 이것이 바로 같은 수도권임에도 불구하고 경기도와 서울의 지지율 차이를 가져온 것이다.

수도권에서 인지도 효과를 거둬내면 압도적인 노무현의 우세라는 결론이 도출된다. 현재의 여론조사 분석에서는 이 같은 면이 완전히 배제되어 있다. 현재 여론조사에서 이것을 읽어낼 줄 안다면 과히 천기를 읽어내는 능력이 있다고 인정해도 좋을 것이다.

<20대와 30대에서도 나타나는 인지도 효과>

지난 대통령 선거까지만 해도 20대와 30대를 같은 묶음으로 하는 경향이 많았다. 특히 92년 대선에서 당시 김대중 후보는 물결유세단이라 해서 노무현, 홍사덕, 김민석 등 젊고 참신한 의원들로 2-30대를 겨냥한 지원유세단을 따로 조직할 정도로, 20대와 30대는 같은 정치성향을 보이는 것으로 간주되어 왔다.

그러나 요즘 여론조사를 보면 이인제와 노무현 지지율에서도 상반된 결과가 나타나고 있다. 갤럽 여론조사에서도 20대에서는 이인제가 39.5%, 노무현이 35.8%로 이인제 우세로 나타났다. 그런데 30대에서는 반대로 노무현이 39.8%, 이인제가 37.9%로 노무현 우세가 나타나고 있다. 왜일까? 이 비밀도 역시 세대차이에서 오는 인지도에 숨겨져 있다. 30대 이상은 1988년 청문회를 기억하는 세대이다. 이들에게 노무현의 이름은 무지 친숙하고 유명하다. 물론 이인제 역시 유명하다. 그러나 20대는 다르다. 20대는 청문회를 기억하지 못하는 반면에, 지난 대선에 출마한 이인제의 이름은 잘 기억하고 있다. 바로 서울과 경기도에서 나타나는 인지도 효과가 20대와 30대에서도 고스란히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전국 3.5%격차의 비밀은 호남지역에서 나오고 있다.>

사람들이 착각하고 있는 것이 있다. 이인제와 노무현의 격차가 충청지역에서 나오고 있다는 인식이다. 물론 단편적으로 이것은 사실이다. 충청 지역에서 둘의 격차가 나오고 있으니까 말이다. 그러나 이것은 한마디로 단세포적 시각이다. 노무현에게는 서울과 영남의 지지가 있다. 퍼센트 차이는 1-2%로 극히 미세할 수 있다. 그러나 한번만 더 생각을 전진시켜서 수도권과 영남의 인구규모를 생각해보자. 노무현이 기반으로 생각하고 있는 서울과 영남에서 1%의 격차는 별로 차이가 없어 보여도, 충청지역의 3%의 격차를 상쇄하는 결과를 낳게 된다. 잘 머리가 돌아가지 않는 사람은 인구규모를 갖고 차근차근 다시 따져보기 바란다. 어찌되었든 이인제에게 충청권이 있다면, 노무현에게는 서울과 영남이 있기 때문에 지지율의 차이는 결국 상쇄되어 버린다는 것이다.

이제 눈치 까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이인제와 노무현의 차이가 숨어있는 여론조사의 행간은 바로 호남지역의 지지율 차이다. 3.5의 차이는 바로 호남이 모든 열쇠를 쥐고 있는 것이다. 현재 이인제 대세론의 가장 큰 힘이 호남에서 나오고 있는 것이다. 이인제의 전북과 전남 지지율은 각각 70.2%와 78.9%, 노무현의 전북과 전남 지지율은 49.1%와 57.2%이다. 무려 20%의 격차가 호남지역에서 나타나고 있다.

서서히 복잡한 여론조사의 뒤편에 숨어 있는 비밀이 조금씩 베일을 벗기며 나타나는 것을 깨달을 것이다. 이것이 서울지역 식자층 사이에 회자되고 있는 <내 주위에는 이인제 찍겠다는 사람은 하나도 없는데... 왜 이인제 지지율이 높은지 모르겠다>는 말에 대한 확실한 해답이다.

<이인제는 본선에서 더 이상 늘어날 표가 없다.>

호남의 지지율 격차는 본선에서는 완전히 의미가 사라진다. 이인제가 되었든 노무현이 되었든 DJ당 후보에 대한 지지율은 일정한 비율을 유지할 것이기 때문이다. 현재 이인제는 본선에서 나올 표가 이미 다 계산되어 나온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현재의 이인제 지지율은 그대로 본선의 득표율로 연결된다는 뜻이다. 이인제는 모든 자산이 완전히 드러나 있다.

이인제 대세론이 호남의 지지율에 근거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면 이인제 대세론의 단편성은 더 이상의 논증의 필요성이 사라진다. 다만 전국 지지율 3.5%의 차이가 사람들에게 가져다 주는 심리적 효과는 무시할 수 없다. 왜냐하면 표는 선두주자에게 몰리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영남지역에 대한 피해의식을 가지고 있는 호남사람에게 이인제는 자포자기 심정으로 매달리는 지푸라기일 수도 있다. 진정 호남을 위한다면 호남인의 상식적 판단을 위한 조언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일 것이다.

20대 지지율이 높은 것 역시 마찬가지다. 이인제는 이들에게 더 이상 인지도를 높일 상승분이 없기 때문에 늘어날 수 있는 표에 한계가 있다. 오히려 경선불복 등 약점이 공격당함으로 해서 깎여질 표만 남아 있는 것이다. 그에 반해 노무현은 인지도만 증가시키는 것으로 해서 늘어날 표의 잠재력이 상당하다. 국회의원 선거와 달리 전 국민적 관심사가 집중되고 있는 대통령 선거에서 인지도의 차이는 본선 경쟁력에서 의미가 없다는 것은 더 이상 설명이 필요치 않을 것이다. 그래도 잘 모르겠으면 앞서 예를 든 조순 서울시장을 생각해보기 바란다.

<지역주의와 인지도 효과를 벗겨내면 여론조사의 실체가 나타난다.>

이인제 대세론의 허상은 바로 20대와 경기도 지역에서 나타나고 있는 인지도 효과와 호남에서 나타나는 지역적 표심의 향방에서 나타나고 있다. 이인제는 지난 대선에 출마했다는 인지도와 호남지지율로 인해 나올 표가 모두 여론조사에 계산되어져 있다. 더 이상 늘어날 것이 없는 최대치가 여론조사에 나타나고 있다.

결국 이인제는 여론조사 결과대로 이회창에게 질 수밖에 없는 필패의 카드가 되는 것이다. 민주당은 현재의 지역대결 구도로 선거를 치르면 질 수밖에 없다. [호남+충청]을 하면 영남의 인구규모와 비슷한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데, 초등학교 산수만 할 줄 알아도 이것은 말도 안 되는 구도이다. 충청은 전체 유권자의 9.9%, 호남은 11.7%로 둘을 더해 21.6%이다. 영남은 28.2%에 달한다. 도대체 7%의 차이를 어디서 벌충할 것인가?

이인제가 지난 대선에서 이회창과의 경선에 불복한 사실은 20대와 수도권 지지율을 끌어올리는데 분명한 장애로 작용할 것이다. 인지도 변수를 기대 못하는 이인제가 더 이상 기댈 곳이 없다. 유일한 희망인 영남권 제3후보마저 지난 시리즈에서 민국당의 예를 들었듯이 기대하기가 난망이다.

<제갈량의 천기누설, 노무현을 주목하라!>

제갈량이 제시하는 천기누설이다. 흔히들 여론조사 분석가들을 보고 천기를 누설하는 사람이라고 한다. 그런데 미국에서 최신 여론조사 기법을 배워 온 사람들이 한국 정치에서는 완전한 먹통이다. 미국과 한국의 오묘한 정치환경 차이를 모르는 것이다. 경제가 호황일 때 여당이 승리한다는 식의 합리적(?) 계산법을 한국에 들이댔다가는 100전 100패이다.

영남의 심리를 살펴볼 줄 알아야 한다. 영남은 노무현이 민주당 후보가 되는 것을 심리적으로 싫어한다. 적이 불명확해지는 상황에 빠져들기 때문이다. 노무현이 민주당 후보가 되는 순간 영남은 심리적 딜레마에 들어간다. 여기서 전혀 새로운 선거판도가 나타날 수 있다. 민주당은 판을 어떻게 흔들 것인가를 고민하고 있다. 갖은 합종연횡 시나리오는 호남의 인구가 영남보다 절대적으로 작은데서 나타나는 현실적 고민이다. 이 현실적 고민을 해결해 줄 단초가 바로 노무현인 것이다.

<호남과 20대는 노무현의 확실한 잠재력이다.>

노무현은 자신의 영남 지지율을 잠재 지지로 이야기하지만, 가장 확실한 잠재력은 호남과 20대다. 호남은 민주당 후보가 되는 순간에 현실적 득표력으로 전환되는 지지율이요, 20대는 인지도 상승과 함께 바로 득표율이 올라가게 될 것이다. 여기서만 최소 5% 이상의 숨어있는 지지율을 찾아낼 수 있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이회창에게 밀린다. 여기서부터 민주당의 딜레마가 시작된다. 이인제 필패론은 설득이 쉬운데, 노무현이 확실한 대안이라는 것은 영남의 지지율 상승이 담보되지 않는 한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나 영남 지지율 상승은 노무현이 후보가 되기 전까지는 증명해 보이기 어??것이 현실이다.

<민주당에는 제갈량과 같은 책사가 필요하다.>

이것이 필패의 카드인 이인제를 노무현이 앞지르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인 것이다. 물론 이것을 일반 국민이 인식할 필요는 없다. 왜냐하면 현재 간접민주정치에서 대선후보는 국민에게 있어서 굿이나 보고 떡이나 먹는 남의 잔치이기 때문이다. 현재 민주당 대의원들이 이인제를 지지하는 것은 민주당 내에 유비의 제갈량, 왕건의 최응, 견훤의 최승우 같은 훌륭한 책사가 없기 때문이다. 안타까운 현실이다.

유감스럽게도 동교동계에서 가장 머리가 좋은 DJ가 대선후보 선출에 일절 관여를 않겠다고 선언했으니 문제는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결국 남은 것은 국민참여 경선제이다. 동교동계 주류가 필패의 카드를 고집한다면 이것을 제어할 수 있는 것은 비판적 지식인 그룹밖에 없다. 이들이 대거 민주당 경선에 참가하여 대선 승리전략을 만들어내는 수밖에 없다.

정치란 사람을 바보로 만드는 구석이 있다. 보통 사람의 눈으로 보면 잘 보이는 것이 정치 한복판의 주인공이 되면 멀쩡한 상식이 날아가 버린다. 아마 지지자의 장막에 싸여 있는 정치인의 한계인지도 모른다. 이 글을 쓰는 제갈량도 정치권에 들어가면 총명을 잃어버리고 사리판단이 흐려질까?

오늘은 천기를 너무 많이 누설한 것 같다. 하늘의 노여움이 걱정된다. 다음 호에는 적당히 누설해야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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