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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ome > 웹진 > 네티즌 칼럼 > amharez의 생각하는 정치 > 제갈량의 글들


amharez의 생각하는 정치의 제갈량의 글들
2002대선 게임의 법칙 5 - 신3당합당은 동남풍을 이겨낼 수 없다.
** 지난 대선 기간 중에 '제갈량'이란 다른 필명으로 썼던 글입니다. 저의 개인 생각보다 다른 분의 아이디어를 차용했고 전략적 관점에서 쓴 글이었는데, 이제 대선도 끝나고 글 쓸일도 별로 없을 것 같아 지난 자료를 정리하는 의미로 이 곳에 올려 놓습니다.**

2002대선 게임의 법칙 5
- 신3당합당은 동남풍을 이겨낼 수 없다.

정가에 때아닌(?) 신3당합당설이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정계의 변화방향을 예의주시하던 제갈량은 이 시점에 미소를 짓지 않을 수 없었다. 어쩌면 정치9단은 못되어도 8단쯤은 됐을법한 사람들의 생각이 제갈량의 손바닥을 벗어나지 못하는 것인지 모르겠다. 이미 신3당합당의 단초는 이인제를 통해 끊임없이 제기되어 왔다. 이인제가 JP에게 갖은 정성을 다했던 것은 자신의 구상인 [호남+충청]의 견고함을 구축하기 위해서였다.

대선을 앞두고 동교동계의 신당 구상은 단 한차례를 빼놓지 않고 계속되어 왔다. 1987년 대선에서 통일민주당에서 평민당으로의 분화, 92년 대선을 앞두고 신민당과 꼬마 민주당의 합당, 95년 총선을 앞두고 새정치국민회의, 2000년 총선 직전에 탄생한 새천년민주당까지 신당의 역사는 사뭇 장구하다고 말할 정도이다. 안 그래도 대선 승리가 캄캄한 시점에서 동교동이 언제 신당 발표 내지 합당 구상을 내 놓을 것인지 기다리고 있던 찰나였다.

<기존메뉴의 재탕, 내각제를 고리로 한 정치적 연대>>

사람들은 느닷없는 이야기로 들렸을지 모르지만, 이것은 시기를 달리하며 나오는 정계개편 시나리오의 재방송에 지나지 않는다. 비영남연합의 성격을 갖는 신3당합당과 이의 고리가 내각제라는 것은 기존 메뉴의 재판에 불과하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제갈량은 그 동안 내각제를 고리로 한 합당문제가 언제 불거질지에 대하여 예의주시해 왔다. 이제 그 신호탄이 민주당 내 공식적인 최대 계보인 중도개혁포럼을 통해 흘러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아직도 이런 구태의연한 합당설이 떠돌아야 하는가?>

제갈량은 이 글을 쓰는 시점에서 통탄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 적어도 우리나라 민주주의를 위해 가장 열심히 투쟁했고, 역사적 정권교체를 이룩한 계파가 고작 한다는 생각이 이 정도밖에 안되는 것인가? 밀실에서 국민도 모르게 자기들끼리 쑥덕대다가 어느 날 국민에게 공표하는 식의 야합적 정치를 언제까지 구사하려고 그러는 것인지 모르겠다. 노선도 다르고, 철학도 다른 정당을 모아 잡탕을 만들어서 어떻게 국민들을 설득할 것인가? 더구나 이런 식으로 한다 해서 민주당의 대선 승리가 이루어진다면 또 모를 일이다. 그러나 이렇게 해서는 천하의 명분이 떠나갈 것이며, 대선 승리는 더더욱 요원한 일이 될 것이다. 쇄신을 통해 21세기형 선진민주정당으로 거듭나려는 시점에서 모든 것을 무로 돌리는 이러한 구태를 반복해야 하는 것인지, 제갈량은 통탄하지 않을 수 없다. >

<동교동계의 현실적 고민은 영남표>

동교동계를 중심으로 한 민주당의 현실적 고민은 언제나 영남표였다. 호남의 고정표를 중심으로 영남표를 어떻게 이길 것인가가 모든 선거전략의 핵심이었다. 1987년 DJ가 내세웠던 4자필승론은 가장 오래된 민주당의 선거버전이다. 얼마 전 한화갑이 Ohmynews에서 출마 의사를 밝히며 영남지역에서 새로운 후보가 출현할 것이라고 예언한 것은 4자필승론의 연장선으로 보면 이해가 될 것이다. 다시말해 영남의 30%에 불과한 호남표를 기반으로 이길 수 있다는 논리를 증명하기 위해서는 별 수 없이 영남표의 분할을 기대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1992년에도 DJ의 대선전략도 이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민주당은 지지기반의 외연확대를 위하여 보수층을 겨냥한 New DJ플랜을 들고 나왔고, 민주세력의 총결집을 위하여 당시 재야세력의 집결체인 민주주의민족통일전국연합과 정책연합을 실시하였다. 여기에 정주영 후보의 출현을 계기로 영남표의 분할을 선거전략의 기본으로 삼았던 것이다. 그러나 이같은 전략은 상대편 후보에 의해 철저히 간파 당했다. New DJ플랜은 그런대로 성공을 했으나 표로 연결시키는데는 실패하였고, 전국연합과의 정책연합은 색깔시비를 불러일으켰다. 정주영 후보는 당시 김영삼 후보에게 철저하게 마크를 당했다. 특히 조선일보는 선거 당일 [양김각축]이란 1면 머리기사 옆에 한국은행이 정주영 후보를 허위사실유포죄로 고소한 일을 크게 실어줌으로 해서 철저하게 영남표 분할을 차단했던 것이다.

<영남표를 극복하기 위한 외연확대전략과 영남표 분열전략>

1997년 선거전략도 영남표를 포기한 상태에서 최대한 민주당의 외연을 확대하는 전략을 구사하였다. DJP연합이 바로 그것이다. 여기서 야당 사상 최초로 내각제를 고리로 한 연대가 형성된 것이다. 이것의 결과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주지하고 있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1997년 대선의 가장 큰 역사적 특징은 박정희 이후 최초로 영남의 지지를 받지 않은 후보의 대통령 당선이라는 것이다. 극히 역사적 예외상황이 97년에 벌어진 것이다.

<비영남연합이 최초로 성공한 97년 대선>

어찌되었든 DJ는 87년에 600만표, 92년에 800만표로 외연확대를 꾸준히 꾀하다가, 마침내 97년 대선에서 당선권인 1,000만표를 얻음으로서 청와대 입성에 성공하게 되었다. 비영남포위 전략이 97년에 최초로 성공함으로써 민주당은 이 전략에 대한 자신감을 얻었던 것이다. 이런 전략에 대해 민주당 주류가 강렬한 유혹을 느낄 것이란 예상은 삼척동자도 어렵지 않게 유추할 수 있을 것이다.

<이인제 필패론에 대한 동교동 주류의 반격>

문제는 제갈량이 1탄에서 일갈한 바와 같이, 같은 선거 전략을 연속으로 써먹어서는 결코 승리하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이미 영남은 이인제 학습효과를 톡톡히 가지고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상기한다. DJ의 처조카로 알려진 이영작 교수가 말지 등 여러 매체를 통해 꾸준히 "호남+충청+수도권+강원"을 주장하고 있다. 그래서 이영작 교수는 일찌감치 이인제를 지지하고 나섰고, 현재 동교동계의 전략도 바로 이러한 영남포위전략인 것이다. 그러나 영남포위전략이 이인제의 대이회창 필패론이 확산되면서 결정적 균열을 맞이하게 되었고, 이러한 상황에서 신3당합당이라는 판을 새롭게 만들려는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다. 갈수록 세를 얻어 가는 이인제 필패론에 대한 동교동 주류의 타개책이 바로 작금에 제기되고 있는 신3당합당론인 것이다. 효과적인 비영남연합을 위한 시위성 효과를 노린 신3당합당은 이렇듯 흘러간 옛 노래를 다시 틀고 있는 것이다.

<신3당합당으로 영남포위는 이루어지지 않는다.>

문제는 신3당합당이 된다 해서 이영작 교수나 동교동이 생각하는 영남포위전략은 어렵다는 것에 있다. JP의 충청권 영향력을 갈수록 쇠락하고 있는데다, 지난 번 시리즈에서 증명했듯이 효과적인 호남+충청이 이루어진다 해도 영남표가 분할되지 않을 때에는 승리가 난망하다. 신3당합당은 동교동의 고육책일 수는 있으나, 필승의 전략과는 너무나도 거리가 멀다. 영남 유권자 비율인 28%의 벽은 동교동이 독자적으로 뛰어넘기에는 한계가 너무 뚜려해지고 있다.

2000년 총선부터 동남풍이 끊임없이 불고 있다. 동교동은 2가지 중에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바람을 거스르고 선거를 치를 것인지, 동남풍을 향해 높이 돛을 올리고 바람을 이용할 것이지를 말이다. 만일 거스란다면 그 결과는 대선패배가 될 것이요, 동남풍을 이용한다면 대서승리가 넝쿨째 따라 들어올 것이다.

<비영남연합의 반대급부는 내각제 개헌>

그러나 이 전략을 위해서는 반드시 연대세력에게 넘겨줄 반대급부가 필요한 법이다. 그 반대급부가 바로 내각제인 것이다. 언제나 주도권을 넘겨주며 들어오는 세력은 만년 2인자나 혹은 제3세력일 수밖에 없다. 그렇지 않은 경우는 독자적인 생존전략을 구축하지, 누구 밑으로 고개를 숙이고 들어가는 일은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내각제는 제3세력의 캐스팅보트를 확실히 보장하면서, 만년 2인자에게도 최고권력자의 자리를 넘볼 수 있게 해주는 가장 적합한 정치제도이다. 김종필이 내각제에 매달릴 수밖에 없는 필연은 그의 소신이 아니라 바로 이러한 정치공학적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정권을 소유한 사람의 속성상 내각제를 자발적으로 추진하기 어렵다는데 있다. 강제적 상황이 아니고서야 스스로 권력을 내놓는 예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없다. 97년 DJP연합으로 김대중이 당선되었을 때부터 이미 많은 사람들은 내각제 약속이 지켜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90년 이루어진 3당합당 때에도 내각제 합의는 있었다. 그 이름만큼 찬란한 김영삼의 친필 싸인이 그것을 여실히 증명하고 있다. 물론 손바닥 뒤집듯이 말을 뒤집는 버릇이 있던 김영삼은 내각제 합의를 파기한 것은 제쳐두고, 공개하지 않기로 한 각서를 공개했다고 상대방의 신의 없음을 연일 공격한 바 있다. 이러한 김영삼의 사고방식은 아마도 정신의학적으로 분석대상이 되지 않을까 싶다. 말하고자 하는 것은 내각제를 고리로 한 연대의 약속은 휴지조각이 될 것이라는 사실을 천하가 알고 국민이 알고, 심지어는 연대를 합의하는 당사자들까지 알고 있다는 사실이다.

<과연 신3당합당은 될 것인가?>

아마도 사람들은 제갈량에게 알고 싶은 천기는 바로 이것일 것이다. 결론적으로 신3당합당은 조심스럽게 불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세우는 바이다. 이미 시대가 많이 변했음을 알아야 한다. DJ의 총재직 사퇴로 벌어진 민주당 쇄신 정국은 이제 과거와 같은 동교동 독단의 정치가 허용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증명하고 있다. 민주당의 각 대선주자들은 벌써 일정의 지분을 소유하고 각개약진을 하고 있다. 과거 90년 3당합당, 민주당과 국민회의 분당 등과 같은 사태는 여론의 역풍에도 불구하고, 엄청난 원심력을 소유한 양김의 카리스마와 지도력으로 돌파가 가능하였다. DJ빠진 동교동이 이러한 구심점의 역할을 수행하기에는 역부족이란 뜻이다.

또한 대선주자들이 모두들 3당합당에 반대하고 나선 것도 민주당 주류가 3당합당을 추진하기 어??대목이다. 가장 이해관계가 일치하는 이인제마저 내각제 개헌에 대해서는 반대하는 입장이다. 유보적 입장을 취하던 정동영이 급격하게 반대입장으로 선회한 것은 대세가 쉽게 판가름이 났다는 것을 반증하고 있는 것이다. 각 대선주자의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약간의 편차는 있으나, 이미 3당반대가 대세를 타고 있는 것이다. DJ가 빠진 동교동은 이것을 헤쳐갈 정치력이 없다는 것을 주목해야 할 것이다.

<신3당합당이 된다 해도 동남풍이란 역풍에 좌초하고 말 것이다.>

이렇게 어려운 신3당합당은, 또한 되지도 않을 내각제 각서 하나가 탄생해야만 이루어질 수 있다. 자 휴지조각을 들고 국민들 앞에서 또다시 지지를 호소한다면, 민주당의 지지율은 충청도에서, 강원도에서 쑥쑥 올라갈 것인가? 제갈량이 분명히 말하건데 택도 없는 소리다. 설사 JP가 서산을 붉게 물들면서 충청권 표를 성공적으로 몰아준다 해도, 동남풍은 엄청난 위력을 발휘하며 강한 역풍을 만들어 낼 것이다. 영남의 위기의식을 촉발해 벌어질 사태를 동교동계는 어찌 감당할 것인가?

제갈량은 몇 번을 두고 천하대세를 위하여 명분을 잡아야 함을 강조하였다. 소수자가 명분을 저버리고는 도저히 주류를 뒤엎을 수 없다. 제갈량이 보잘 것 없는 유비를 따라 나섰던 것이 바로 명분이었다. 명분은 천하를 잡는 충분 조건은 되지 못할지라도, 필요조건은 확실히 되는 것이다.

<명분과 동남풍을 양손에 쥘 때 정권재창출의 신화가 보일 것이다.>

명분을 틀어쥐어 필요조건을 확보한 다음에, 대선 승리의 충분조건인 동남풍을 이용해야 한다. 제갈량이 동교동계에 그렇게도 메시지를 보내고 있는데 아직도 깨닫지를 못한다는 말인가? 제갈량 손바닥 안에서 훤히 보이는 신3당합당이 언론매체에 대서특필되는 작금의 현실은 우리 정치의 후진성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

다시한번 강조하는데, 민주당 특히 동교동계는 대선승리를 위해서 명분과 동남풍을 선거전략의 양날개로 사용해야 한다. 집권세력이라 하나, 호남에 기반한 민주당 정권은 여전한 마이너스트림이다. 이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의로운 오른손에는 천하의 명분을 틀어쥐고, 왼손에는 동남풍 돌파 전략을 짜라. 이것이 동교동에 제갈량이 보내는 충언이다.

<정계개편을 하려거든 제대로 하라!>

제갈량 역시 한국 정당판이 개편되어야 한다는 것에는 동의한다. 그러나 이인제가 말하는 양당체제를 가야하기 때문에 억지로 잡탕정당을 만들자는 궤변과는 차원이 다른 문제이다. 이제 우리 정치도 투명하고 확실한 색깔을 가져야 한다. 단순히 DJ에 반대하고, 특정 지역의 당락을 기준으로 재편되어 있는 현재의 구조에서는 절대로 제대로 된 정책정당이 탄생할 수 없다.

제갈량은 그런 의미에서 노무현이 국민 앞에 공개적으로 추진하고, 정책에 따라 정계를 재편하자는 제안에 주목하고 있다. 한국 정치가 새로워지기 위해서는 지역구도를 정책구도로 바꿔내야 한다. 이것이 이루어지지 않고서는 선진 정치란 요원한 일이 될 것이다. 현재 인터넷 상에서 제갈량이 필요한 것은 현재 한국의 정치시스템이 예측불가능성을 너무 많이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인터넷 책사로서의 역할을 자임하고 나선 것이다. 만일 노무현이 말하는 정책중심의 정계재편이 이루어진다면 제갈량의 역할은 끝나고, 평범한 사람도 충분히 미래를 가늠할 수 있는 정치가 이루어질 것이다. 이러한 정치가 이루어질 때, 제갈량은 정치는 정치인에게 맡기고 조용히 책사의 임무를 마무리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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