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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몽의 함께 이 길을의 칼럼방
▦나도 안정을 원한다
사람들과 만나서 대선에 대해서 이야기할 때면, 옳고 그름을 주로 이야기하고, 제가 글을 쓸 때도 무엇이 옳은가를 주로 주장해 왔습니다만, 오늘은 이른바 義에 대한 것은 다 접어두고 利 만을 기준으로 따진다 하더라도 역시 노무현이라는 이야기를 하고자 합니다.

며칠 전 이른바 잘 나간다는 친구와 대화를 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이 친구가 이회창을 지지한다더군요. 왜 그러냐니까 자기는 이미 우리나라의 최 상위 소득 계층에 속한다는 거에요. ( 월 수입이 8 - 900 만원 쯤 되는 친구입니다 ) 저 소득 계층에서 이회창 지지율이 거꾸로 높은 것은 자기가 생각해도 언론의 왜곡에 속고 있어서 그런건데, 어쨌든 자신은 자신에게 유리한 쪽에 투표를 하겠다는 것이죠.

그 이야기를 듣고, 꼭 그 친구를 설득하기 위해서가 아니더라도, 기본적인 경제 지식에 대해서도 사람들의 인식에 왜곡이 심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결국 경제 문제를 이야기하려면 철저하게 이익의 관점에서만 보는 글이 필요하겠구나... 뭐, 그런 생각을 한 것이죠.

저 역시 지금은 우리 사회에서 부러움을 받는 전문직업을 가지고 있습니다. 뭐 요즘은 노하우에 글 쓰는 게 본업 비슷하게 되어버리는 바람에 정작 본업을 등한시하다보니, 수입이 많이 줄었지만, 그래도 아직은 밥 걱정은 안 합니다. 그러나 저 같은 입장에서, 모든 옳고 그름을 젖혀놓고 경제적인 유 불리만을 따진다 하더라도 역시 노무현이더란 말입니다.

이회창은 친 기업 = 성장 = 경제적 윤택 = 안정 쪽에 자신의 위치를 놓으려 하고, 친노동자 = 개혁 = 성장의 지연 쪽에 노무현을 두려고 합니다. 물론 사기입니다. 지난 번의 버스 운전 광고 역시 그런 사기성 이미지 조작이지요.

우선 근본적인 것부터 시작합시다.

우리나라는 이미 내수가 어느 정도 받춰 주지 않으면 더 이상의 성장이 어려운 단계에 진입했습니다. 물론 아직은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여전히 크고, 수출이 줄면 바로 성장의 지연이 오지요. 하지만 과거처럼 수출이 모든 경제 성장을 이끌 수 있는 상황은 지났다는 것입니다.

박정희 시절의 우리나라의 주요 수출품은 저임의 고품질 노동력을 바탕으로 한 것이었습니다. 이후 점차 고부가가치 상품으로 수출 대상 품목을 바꾸어 갔지만, 이 역시 근본적으로는 기술 경쟁력을 토대로 한 것이 아니라,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한 저가품 위주였습니다.

그러나 근본적인 시장 환경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냉전 체제가 무너지면서 이제 미국이 자본주의의 우위성을 증명하기 위해서 우리나라에 호의적인 태도를 보였던 무역 정책을 더 이상은 기대하기 힘듭니다. 더불어 가격 경쟁력으로는 절대로 중국을 따라갈 수가 없습니다. 이제는 일류의 제품이 아니면 더 이상 세계 시장에서 통하기 힘든 세상이 되어간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아무리 자유 무역의 시대가 되더라도, 자국 상품이 수입 상품보다는 유리한 측면이 완전히 없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겁니다. 운송 비용의 문제, 문화적 차이의 문제 등등 아무래도 여러 가지 조건들이 따르기 마련이지요. 그런 상황에서 제조업체가 처음부터 세계 시장에만 목숨을 걸고 일류 제품에 도전을 한다는 건 무모한 짓이지요. 일류 제품은 그 나라의 내수 시장이 일류 제품을 요구할 수준이 되어야 개발이 가능하다는 겁니다.

따라서 일반 대중의 구매력 확보가 안되면 더 이상의 기술 발전이 어렵습니다. 자국 시장이 신 개발품에 대해서 어느 정도는 소화 능력이 있어야 비로소 세계적인 제품이 나오는 겁니다.

간단한 예를 하나 들어볼까요? 최근의 우리나라 경제를 이끌어가는 최대의 원동력이 IT 산업이라고들 합니다. 그 바탕이 되는 것이 우리나라가 무선 전화기 회선수나, 보급율이 세계적인 수준으로 올라가고, 전용선 보급율이 압도적인 세계 1위이기 때문에 가능한 결과입니다. IT 업계의 세계적인 기업중에 한국을 별도 시장으로 구분하지 않는 나라가 별로 없습니다. 즉, 미국 시장, 유럽시장, 한국 시장, 아시아 시장, 기타 시장 이런식으로 분류한다는 겁니다. ( 일본 시장을 따로 나누는 경우도 있고, 드물게는 현재 시장 규모는 적어도 성장 가능성을 보고 중국 시장을 따로 분류하기도 하더군요 )

결국 일반 대중이 핸드폰 하나 씩은 다 가질 수 있는 정도의 소득 재분배가 이뤄지지 않으면, 세계 일류의 통신 관련 제품은 나올 수 없는 겁니다.

임금을 묶고, 노측보다는 사측에 유리하게 노동법을 적용하는 식으로 성장이 가능한 것은 소득 수준이 중국이나, 인도 수준일 때의 이야기입니다. 우리나라 정도의 소득 수준에 되면 이제 생산이 아니라, 분배를 통한 구매력의 확보, 내수 시장의 규모 확대가 성장의 가장 중요한 요인이 되는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겁니다.

IMF 사태로 발생한 빈부격차의 축소 노력이 없으면 5년 내로 구매력 부족으로 인한 공황이 올 것이라고 많은 전문가가 말을 합니다. 미국의 대공황 역시 생산력 저하에서 온 것이 아니라, 구매력 부족에서 초래된 것입니다. 우유는 넘쳐 나는데, 빈곤층이 소비할 여력이 없으니까, 가난한 집 아이는 우유를 못 먹어 죽고, 농장주는 안 팔려 버리는 우유 목욕하는 데나 쓴다며, 하루에도 두어번 씩 우유 목욕을 하는 바로 그런 시절, 분노의 포도라는 명작이 잘 그려내었던 그런 처참한 상황이 한나라당이 집권하면 5년 내에 닥친다는 겁니다.

한나라당은 아직도 생산으로 경제를 끌어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냉전 시대의, 미국이 우리나라를 봐주던 시대의 구시대적 사고를 아직 못 벗어난 것입니다. 미국에 열심히 아부하면 여전히 미국이 우리나라 물건을 수입해 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내수 시장의 구매력이 살아나지 않으면 미국이 사 주려고 해도 살만한 물건을 만들 수가 없는 상황이 됩니다. 내수가 기술 개발의 주춧돌이 되는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것입니다.

이제는 분배로 성장을 유도해야 하는 시기입니다. ( 계층간 분배 문제 못지 않게 지역간 분배 문제도 중요합니다. 이 부분이 노무현의 지방 분권 시대 주장이 가치를 가지는 이유인데... 주제를 좁히기 위해 이 부분은 나중에 다른 글에서 쓰도록 하도록 하지요 )

두 번째로 노무현은 반 기업적인 사고를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전문 경영인들의 여론 조사가 몇 차례 있었는데, 모든 결과에서 노무현의 경제관이 이회창의 경제관보다 높은 점수를 얻고 있습니다. 노무현이 반대하는 것은 단지 족벌주의 운영방식의 재벌에 반대하는 것입니다. 투명한 경영을 촉구하는 것에 저항하는 세습 기업주들이 이 내용을 가지고 노무현을 반기업적인 것으로 왜곡 비난하는 것일 뿐입니다.

친 기업이 되려면 기업을 살리는 쪽을 최우선으로 생각해야합니다. 노무현은 가장 친 기업적인 후보입니다. 기업이 건강하려면 노동자의 지나친 요구에서부터도 기업을 보호해야 하지만, 사주가 자신의 이익을 위해 기업을 위태롭게 만드는 것에서도 보호해야합니다. 회사는 망해도 사주는 살아남아 배 두드리는 식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이회창은 가장 반 기업쪽의 후보입니다. 이 부분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습니다. 현재의 대한민국의 상황은 친 재별, 친 사주의 입장이 가장 반 기업이 되는 상황이며, 기업의 위기는 노조에서 오는 것보다, 족벌 경영에서 오는 것이 훨씬 크다는 사실입니다.

예를 하나만 들어봅시다. 삼성이 자동차에 헛 돈을 쏟아 붓지 않고 이를 전자에 집중시켰으면, 삼성전자는 지금보다 훨씬 더 안정적인 위치를 차지했을 것입니다. 거의 모든 경제 전문가가 반대를 하고, 사내에서도 무모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지만, 사주의 개인적인 취향이 자동차에 쏠려 있었기에 제대로 된 보고서 하나 올라가지 않은 채 삼성은 자동차에 손을 대었습니다. 지반이 취약해 다른 곳보다 파일을 세배는 박아야하는 땅에 자동차 공장 부지를 짓고, 기아 합병을 위해 기아 흔들기에 나서고...

이 모든 것이 사주 일인의 판단에 의해 움직인다는 것이 우리나라 기업의 가장 큰 위험입니다. 삼성의 예를 들었습니다만, 괜한 글로 사람들과 시비 붙는 것이 싫어서 그나마 무난하고, 법적으로는 하자가 없는 삼성의 예를 든 것이지, 재벌 회사마다 이런 일들이 비일비재하며 훨씬 더 심한 경우도 상당수가 있습니다. 이런 사실을 잘 알기에 전문 경영인들은 이회창보다 노무현에게 훨씬 높은 점수를 주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국민들이, 고소득자까지를 포함하더라도 재벌이 망하는 것에 피해를 입는 경우는 절대 없습니다. 경제가 휘청거리는 피해는 기업이 망할 때 오는 것이며, 재벌은 망해도 기업은 건강하게 유지될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반재벌이 친 기업이며, 친 재벌이 반 기업입니다.

저는 계속 노무현이 대통령이 되는 것이 이 사회를 정의롭게 하기 때문에 필요하다고 주장해왔고, 상식이 통하는 세상에서 살고 싶어서 노무현을 지지한다고 주장해왔습니다. 그러나 이 글에서는 정의니, 상식이니 하는 단어는 단 한 번도 쓰지 않았습니다. 단지 잘 먹고, 잘 살기 위해서라는 관점에서 보더라도, 역시 노무현입니다. 가난한 사람을 위해서도 노무현이지만, 부자들에게도 노무현이 유리합니다.

장사도 사람들이 잘 살아야 되는 것이고, 전문 직종도 먹고 살 만한 사람들이 찾게 되는 겁니다. 나라가 성장을 지속해야 큰 돈을 벌 기회도 생기는 겁니다. 저처럼 작은 돈에 만족하는 사람이나, 큰 돈에 욕심내는 사람이나, 나라의 성장이 멈추지 않기를 바라야 합니다. 부자도 부자 나라에 살아야 부자가 됩니다. 나라가 가난해지면 저 혼자 부자 노릇하기도 힘들어집니다.

이제 이 글의 결론입니다. 조만간에 외국으로 이민갈 사람들, 손자, 손녀에게 미리 미국 시민권 딸 기회를 확보해준 사람들을 제외하면 누구에게나 노무현이 가장 유리한 선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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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한때 제 마음도 義와利 때문에 갈등한적이 있었습니다.
물론 義를 택했었지만 좀 껄적지근하더군요.
개인적인 이익만 놓고 보자면 이회창이 낫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깊이있는 생각끝에 개인적인 이익을 따지더라도 노무현이 낫다고 결론내렸고, 마음속의 모순이 없어지니 개운했습니다.
그리고, 오늘 일몽님의 글을 읽으니 확인사살까지 되는군요...
다양한 관점의 글...잘 읽고 있슴다.............
새우깡(2002-12-03)
14 그래서 매스미디어가 중요하다.
대중은 인과관계에 관심이 없다. 다만 힘있는, 영향력 있는 매체나 인사가 하는 말에 쉽게 휩쓸릴뿐이다.


tv토론은 그래서 노무현에게 좋은 무기가 될 수 있다.
상식을, 살맛나는 세상만들기를, 경제성장을 이야기 할 좋은 기회다.

오늘 꼭! 그 기회를 살리기를 바란다.
꼭!
moses(2002-12-03)
13 요 내용을 우리 노 후보님도 아시겠지요. 중산층과 서민을 위한 후보... 근디 그 중산 층과 서민은 그 안에서 서로의 이해가 걸려 있거든요. 한 쪽이 승하면 한 쪽은 손해를 본다는 생각을 하겠지요. 승한 쪽에는 성실을 요구하고 손해를 본다고 느끼는 쪽에는 이해와 동시에 희망의 메시지를 전해 줄 수있는 그런 ..... 이 칼럼은 그런 좋은 본보기를 제시한다고 보여요... 앗~싸 화이팅! 거꾸로 메달아도 삼년은 가는디 그깟 3주 쯤이야!!!!!
사자 세끼(2002-12-02)
12 오늘 친구가 이걸 물어보았거든요.
제대로 답을 해 주지 못했는데, 이 글을 쓰면 되겠네요.
감사합니다.
아이아빠(2002-12-01)
11 우리의 적은 부당한 방법으로 사익을 챙기는 악덕재벌이나 기업인이지, 견실한 경영으로 국가경제를 이끌어나가는 재벌들이나 기업인들은 아닙니다. 무조건 싸잡아서 경영인들과 재벌들을 욕할게 아니라 그들이 정당한 방법으로 경영을 하는지, 그리고 국가경제에 해가되는 행동을 하지 않는지에 대해 따져봐야 할 듯...어쨌든 이런 점에서 노후보님이 가장 좋은 선택일 듯 하네요.
이제 벌써 21세기입니다. 진보냐, 보수냐, 동서지역감정처럼 양쪽 편가르지 말고 누가 도덕적이냐, 비도덕적이냐를 따져봐야 하겠습니다. 50년전처럼 또다시 사상의 노예가 되어서야 쓰겠습니까?
대한민국(2002-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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