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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몽의 함께 이 길을의 칼럼방
민주당을 어떻게 압박할 것인가
이른바 진퇴양난이군요. 노무현은 "후보 재신임의 모든 절차를 당에 맡기겠다"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당에서는 이를 얼마나 일찍 결정해줄지 전혀 알 수가 없습니다.

아직도 당내 최대 계파인 '동교동구파 + 일부 경선 주자' 세력은 후보 재신임 건이 늦어지면 늦어질수록 유리하겠죠. 노무현이 "후보 재신임 건이 결말이 날 때까지, 민주당 후보로서의 공식적인 활동은 중지하겠다"라고 했으니, 이회창은 열심히 활동을 하고 돌아다니고, 노무현은 뒷짐지고 있으면 지지율 격차는 점점 벌어질 것 아닙니까?

게다가 후보 재신임 건이 시간을 끌다 보면 8.8 보선 대책 수립도 더 늦어지겠죠. 그렇게 되면 결국은 당내 계판 간 나눠먹기가 될 것이니, 자파 후보 공천도 쉬워질 것이고, 결국 8.8 보선도 이번 지방선거와 마찬가지로 참패를 하게되겠죠. 진짜로 노무현을 밀어 낼 절호의 찬스가 오게되는 거죠.

집권가능성? 그 쪽 사람들이 언제 집권 가능성을 염두에 두었던 적이 있나요? 한 번 집권해 봤으니 이제 또 한 30년 야당하면서 수구와 적절히 타협하며 살아가는 게, 골치 아프게 집권해서 욕먹고 사는 것보다 훨씬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니까... 게다가 이 번에 여당의 비리에 대해, 야당 시절보다 국민들이 훨씬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것도 알았잖아요. 야당일 때야 비리로 걸리면 정치탄압이라고 우겨버리면 통하곤 했었는데... 한나라당이 비리 저질러도 정치 탄압이라고 우기며 넘어가는 걸 보니, 야당이 오히려 부럽죠.

그렇다고 노무현이 "재신임 절차를 빨리 서둘러달라"고 하면, 이제는 당내의 노무현 반대파에, 한나라당, 조중동까지 가세해서 "재신임 절차를 요식행위로 몰고 가려는 수작이다"라고 떠들어대겠죠. 일단 "당에 모든 걸 맡긴다"라고 선언하고서 다시 언급한 다는 것이 노무현의 기존의 이미지와도 맞지를 않습니다.

노무현 지지자 일각에서는 이런 말들이 나오더군요. "아예 민주당 후보를 사퇴하라"라고요. 사퇴해 버린 상태에서 다시 시작하면 "역시 노무현이 약속을 확실히 지킨다"라는 말이 나올 수 있다는 거죠. 이런 주장은 일단은 호쾌해 보입니다. 그런데, 이 방법은 이미 노무현 지지자들인 사람들을 다시 결속시키는 것에 불과할 뿐입니다.

노무현이 후보를 사퇴하는 그 순간부터 조중동은 "노무현 선장, 난파선을 버리고 먼저 하선하다"라고 떠들어댈 겁니다. 모든 황색언론들은 '노무현 신당 창당설'을 떠들어대기 시작할 것이고, 당내 반대파들은 "거 봐라, 처음부터 노무현은 민주당에 대한 애정이 없었던 사람이다"라고 떠들어대겠죠. 결국 노무현의 후보 사퇴는 후보 재선출(이 경우는 재신임이 아니라 재선출이 되겠죠)의 과정을 단축시키지는 못하고, 여러 가지 파문만 불러일으킬 겁니다.

자... 그럼 진퇴양난이니 꼼짝없이 당하고만 있어야 하나요? 희망적인 조짐은 전혀 없을까요?

저는 호남에서의 무소속 약진에서 희망을 봅니다. 전국적으로 민주당이 참패를 했으니, 호남에서의 민주당의 패배 역시 그 연장선에서 가볍게 보는 사람들이 많지만, 이는 분명히 다릅니다.

역대의 선거에서 보면, 민주당의 고전은 호남의 결속을 불러왔습니다. 그런데, 이 번에는 호남에서도 민주당은 상당히 고전을 했습니다. 또 하나 주목할 것이 호남의 민주당은 특히 동교동 구파 출신이 많다는 것이지요. 호남인들은 아직도 김대중 대통령에 대한 애정은 여전합니다. 즉, 민주당에 대한 애정이 식은 것이라기보다는, 당내 동교동 구파 + 특정 경선 후보 세력이 싫은 것이고, 그들이 야당으로 안존하려는 전략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표로서 경고한 것이라 봅니다.

이게 희망적인 조짐이기는 한데, 문제는 "이 경고를 민주당이 제대로 이해하고 받아들이느냐"가 또 문제죠. 이 경고 자체를 아예 엉뚱하게 해석하고 모른 척 할 수도 있으니까요...

그렇다면 시민단체들이 다시 한 번 나서 주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위의 과정에서 시민단체들이 나서서 노무현의 호남 방문을 막는 일이 있었습니다. 노무현은 결국 호남 방문을 포기했고, 시민단체들은 목표한 경고를 보여줬습니다. 노무현이 시민단체에 대해 신뢰를 보여줬다면, 이번에는 그들이 노무현에 대한 신뢰를 보여줘야 할 때가 아닐까요?

지금 바로 민주당의 후보 재신임 절차를 최대한 단축해 줄 것을 요구하는 성명서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경선 과정에서 전국 각지에서 보여주었던 노무현지지 지식인 성명서에 참여했던 분들이 다시 한 번 나서주셔야 할 때입니다. 노무현을 위해서? 아니 그 이상입니다. 민주당의 재신임 절차가 길어진다는 것은 정치의 실종이 길어진다는 의미입니다. 정치가 제 자리를 찾아야 민생 문제를 다룰 수가 있습니다.

전 국민이 월드컵 열기에 빠져 있기 때문인지, 하반기 원구성이 마냥 지연되고, 모든 민생법안은 낮잠을 자고 있는 상황에 아무도 주목하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선을 몇 달 앞두고 대선 후보 재신임 건이 걸려있는 정당에게 민생 문제에만 신경쓰라고 요구하는 것도 무리한 요구입니다. 대선이 있는 해에 당이 대선 주자를 중심으로 재정비되지 않으면 사실상 당은 무기력 상태에 들어갑니다. 노무현이 정 마음에 안 들면 국민들이 납득할 만한 절차를 거쳐서 후보를 다시 뽑아도 좋습니다. 어쨌든 조속한 마무리가 되어야 정치의 실종이 계속되지 않습니다. 이 것이 재신임 건의 조속한 마무리가 필요한 이유입니다.

저 같은 일개 네티즌이 나서서 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속만 답답합니다. 민주당의 빠른 발걸음을 재촉하는 성명서가 하루라도 빨리 나와주기를 기대해봅니다. 지역별로 산발적으로 나오는 몇 백명 수준의 성명서가 아니라, 전국적으로 이루어지는 한 만 명 수준의 성명서가 일, 이 주일 만에 나온다면 민주당도 압력을 좀 느끼고, 민의가 어디에 있는가를 느끼지 않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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