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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몽의 함께 이 길을의 칼럼방
손님은 왕이다?
가끔은 아주 친절한 음식점에 가는 수가 있습니다. 문을 들어설 때부터 "어서오세요" 하며 허리를 90도로 굽힙니다. 그리고는 깨끗하고 품위있는 실내장식 사이를 지나, 멋있는 식탁으로 안내되죠. 거기까지는 좋은데, 문제는 그 다음에 벌어집니다.

제가 원래 식사량이 좀 적은데다가, 환경 운동을 열심히 하는 가까운 후배에게 하도 야단을 맞아놔서 음식 남겨서 버리는 것을 무척 싫어합니다. 그래서 음식 시킬 때는 다 먹을 만한 양인가를 먼저 가늠하게되는데... 그러다 보면 셋이 들어가 2인분만 시킨다던지 하는 일이 생기지요. 그 순간 갑자기 친절하던 주인의 말투가 바뀝니다. 물론 말씨 자체야 정중하지만, 은근히 더 시킬 것을 강요하는 눈치하며, 돈 몇 푼을 따지고 있느냐는 듯한 경멸의 시선... 정이 뚝 떨어져서 다시는 그 집에는 가지 않게 됩니다.

"손님은 왕이다"라는 말을 처음 들은 것이 꽤 어릴 때 일로 기억됩니다. 처음 그 말을 들었을 때는 좋은 말이라고 생각했지요. "맞아, 맞아 우리나라 가게들은 너무 불친절해"라면서. 뭐, 그 나이 때야 경제 활동은 전혀 안 하고, 부모님에게 타는 돈으로 쓰던 시절이니까, 음식점이던, 물건 파는 곳이던 친절하고, 고개 숙여주면 좋은 것으로만 알았죠.

그런데, 제가 돈을 벌게 되고, 세상 돌아가는 걸 좀 알다보니, 손님은 왕이라는 말이 좋은 말이 아니더군요. 그건 결국은 "돈은 왕이다"라는 말이고, "손님은 봉이다"라는 말이었습니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 동등한 인격체로 대할 때, 한 쪽이 주인이고, 한 쪽이 손님이라고 어찌 한 쪽을 왕처럼 섬길 수가 있겠습니까? 그것이 가능한 것은 단지 한 쪽이 다른 한 쪽에게 돈을 주기 때문이지요. 즉 과다한 친절은 돈을 뜯어내자는 목적의식 없이는 쉬운 일이 아니라는 거죠. 결국 진짜 왕은 돈이고, 손님이란 어떻게든 그 주머니에서 돈을 빼어내야하는 봉이라는 인식이 '손님은 왕이다'라는 말 속에 숨어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손님을 가장 왕처럼 섬기는 직업이 술집 호스테스지요. 또, 그들이 가장 소비 성향이 높은 계층이기도 합니다. 그렇게 자존심 상하며 벌은 돈은 상한 자존심을 만회하는데 씁니다. 고급 옷과 화장품에 낭비하고, 그래도 성이 안차면 호스트 바에 가서 뿌립니다. 인격을 팔아 월에 천만원을 벌어 다시 다른 사람의 인격을 짓밟는 일에 천만원을 뿌리며 사는 삶과 즐겁게 백만원을 벌어 즐겁게 백만원을 쓰며 사는 삶이 어느게 더 행복한 삶인지... 하지만 모든 걸 숫자로 환산하는 이 시대는 천만원을 벌어 천만원을 쓰는 사람을 더 우월한 사람으로 평가합니다. 'MONEY TALKS' 모든 걸 돈이 말하는 시대입니다...

요즘은 '손님은 왕'이라는 구시대적인 구호가 '고객을 가족처럼'이라는 좋은 구호에게 자리를 내어 주더군요. 그 만큼 세상이 개화된 것일까요? 가족처럼... 주체와 객체로 갈리어, 사람을 대상으로 취급하는 사회가 가고, 서로가 서로를 인격체로 대하는 사회가 오는 조짐을 그 짧은 구호 속에서 읽습니다. 하지만 이는 아직은 구호일 뿐, 실사회가 이 구호처럼 되려면 아직은 많은 노력이 필요하겠지요...

정치도 이와 비슷하다는 생각입니다. 진짜 지역 현안을 위해서 노력하는 사람들은, 민주화 투쟁 같이 공동체의 행복을 위해 노력했던 사람들은 뻣뻣하다는 평을 받습니다. 시장 바닥을 돌며, 달동네를 돌며 허리를 90도로 숙이고 아양을 떨고 아부를 하는 일에 미숙합니다. 그런 일들을 잘 하는 사람들이 있지요. "금뱃지 한 번만 달면 떨어지는게 어딘데"라는 목적 의식에 투철한 사람들... 간이라도 내어 줄 듯이 호들갑을 떨며 표를 긁어 모읍니다.

잘난 이들의 건방에 자존심 상하며 살아왔던 사람들은, 주방에서는 소독을 제대로 하든지 말던지, 화학 조미료만 잔뜩 넣어 간을 맞추든 말든, 유통기한도 지난 수입 고기를 쓰든 말든, 그저 고개 숙여주고 아양 떨어주는 맛에 들어가 옴팍 바가지를 쓰고 나오는 손님들처럼, 높은 양반이 고개 숙여주는 맛에 정치 모리배에게 한 표를 던져줍니다. 그 한표는 부정 부패, 밀실 정치라는 바가지 요금으로 돌아옵니다.

늘 눌려 살았던 유권자들이 그러는 것은 가슴 아프지만 이해는 할 수 있다 쳐도, 더 한심한 것은 이른바 정당의 당원 대의원이라는 사람들입니다. 대통령 후보가 되고도 설렁탕 한 그릇도 돌리지 않았다는 것이 그렇게 서운했을까요? 정치판을 개혁적인 사람들이 주도하게 되면, 선거 때마다 있었던 봄맞이 관광, 단풍 관광이 없어지는 게 그토록 서운합니까? 앞에 나서서 후보교체론을 떠드는 정치 장사꾼들보다, 그들의 주장에 솔깃해하는 민주당 대의원들에게서 더 슬픔을 느낍니다. 우리 정치를 멍들게 했던 뿌리 깊은 손님 의식을 읽습니다.

주인이 없는 나라, 주인이 없는 정당. 모두가 손님 대접을 받으려는 나라...

깨끗한 음식, 정성이 들어간 음식을 먹고 싶으면, 손님을 조카처럼, 친척 동생처럼 푸근히 맞아주는 그런 주인을 찾아갈 일입니다. 대단한 칙사라도 맞듯이 호들갑떠는 집을 찾아갈 일이 아닙니다. 손님을 가족처럼 대하는 세상을 바라거든 손님 역시 주인을 가족처럼 대할 마음의 준비가 필요합니다. 주인의 입장을 배려해 주고, 주인의 입장에서 생각해 주면, 그 만큼 대접을 받게됩니다. 서로가 서로를 배려할 때, 그때는 모두가 주인이 됩니다. 손님과 주인이 따로 없습니다. 남의 가게에 들어가도 내가 내 집에 들어가듯 갈 수 있으면 얼마나 편하고 좋은 세상입니까?

동지(同志). 뜻을 같이 하는 사람이 고통을 겪는 것을 바라보는 것은 가슴이 아픕니다. 그 뜻이, 그 志가 옳고 바른 일이었기에 더욱 아픕니다. 그러나 누구와도 志를 같이 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그런 아픔은 없겠지요. 민주당에 다시 한번 호소합니다. 利를 따르지 말고 志를 따라 주실 수 없습니까? 끝내 그렇게 손님 대접을 받기를 원하십니까? 같이 주인이 되실 생각은 진정 없는 겁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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