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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몽의 함께 이 길을의 칼럼방
역할에 관한 단상 - 1
여러 가지 민감한 정치적 사안들이 많지만, 여러 칼럼니스트 분들이 적절히 맥을 짚어주고 계시니, 저는 또 저에게 어울리는, 부족한 재주나마 그래도 좀 잘 쓸 수 있는 부분의 글을 써야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한 발쯤 떨어져서 차분히 바라보는 글들을 좀 써 볼까 하는 생각에, [역할]이라는 단어에 대한 느낌을 몇 번에 걸쳐 써 보려합니다. 급박한 상황과 동떨어진 이야기를 적으며 신선놀음하고 있다고 너무 나무라지 마시기를...

***

7-80년대... 험하긴 험한 시절이었나 봅니다. 저 같이 겁이 많아서 학생 운동이라면 멀리서 피해 다니기만 했던 사람도 학생운동을 하는 친구들이 몇은 있게 마련이었죠. "화염병을 들고 바리케이트로 뛰어드는 기분이다"라는 유시민씨가 며칠 전에 했던 말을 들으며, 그 시절 운동권 친구들의 얼굴이 떠오르더군요.

"한 동안 못 볼 것 같다"
"니 차례가 된 거냐?"

대답이 없이 쓸쓸한 미소만 얼굴에 띄웁니다.

"꼭 해야 되는 거냐?"
"그렇게 어려운 건 묻지 마라"

차례라는 말, 자기 차례가 되었다는 말...

정치권의 사람들도 자기 차례라는 말을 자주 쓰지요. 나도 이제 위원장 한 번 할 때가 되지 않았냐는 둥, 이번엔 전국구 한 번 받을 차례가 되었다는 둥, 저 놈이 차례도 안 된 새파란 것이 열심히 아부하고 돌아다니더니 대변인을 따냈다는 둥... 주로 좋은 차례, 명예로운 차례, 권세를 누릴 차례를 따집니다.

그러나 그 때 그 친구들의 차례는 빵에 갈 차례, 도발이 생활을 시작해야 할 차례, 자신의 미래가 어떻게 엉클어질지 모르는 험한 길로 뛰어들 차례였습니다. 저 같은 겁 많은 학생이 보기에는 마치 절벽에서 뛰어 내릴 차례를 기다리는 모습 같아 보였습니다. 혹은 도서관 난간 위에 올라서서, 때로는 옥상에 묶어 놓은 밧줄에 매달려서 한 손에는 확성기를 들고... 그렇게 차례를 맞았습니다.

"화염병을 들고 바리케이트로 뛰어드는 심정"이라는 표현 속에는 비장함도 있겠지만, 이제는 내 차례가 되었다는 심정도 한 자락 깔려있는 것이 아닐는지요. 칼럼니스트로의 편안한 생활을 접고 이전투구의 판에 뛰어들어야만 하는 차례가 되었다는 느낌...

***

작년 겨울인지, 올 초 쯤인지, 노짱이 유시민씨와 인터뷰를 했을 때 ( 공교롭게도 오늘 글은 유시민씨 이름이 자주 나오네요 ) 인생에서 가장 후회되는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을 받고 "정치에 뛰어든 것"이라고 대답을 한 적이 있지요. 대통령이 되겠다는 사람이 '정치에 뛰어든 것을 후회한다'는 어찌 보면 참 묘한 느낌을 주는 답을 읽고, 가슴이 뭉클해지더군요.

대통령이란 나라에서 제일 가는 권력과 명예가 뒤따르는 자리입니다. 권력이나 명예를 중시하는 사람에게는 세상이 그보다 더 좋은 자리가 없습니다. 하지만 어떤 사람에게는 대통령직 같은 감옥살이가 따로 없습니다.

모든 사생활이 공개되고, 말 한마디, 한마디가 조심스럽고, 자기 주장 하나를 펼 때도 일일이 주변과 상의를 해야하고... 케네디가 그랬다지요. 세상에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일이 가장 적은 자리가 미국의 대통령 자리라고. ( 뭐 물론 우간다의 이디 아민이나, 쿠데타로 정권을 잡았던 누구처럼 하면 자기 마음대로 못 할 것도 없습니다만... )

노짱의 후회라는 말에는 '정치가라는 직업은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일이 무척 제한되는 직업'이라는 인식이 깔려있더군요. 그런데 정치가 중에서도 가장 제한을 받는 대통령이란 자리에 도전을 한다? 어찌 보면 참 앞뒤가 안 맞는 일입니다.

'후회는 하지만 그래도 정치를 계속한다. 더 나아가 대통령에 도전한다. 자신이 대통령이 될 것을 믿는다.' 이런 인터뷰 내용에서 '이 사람은 역사의 부름을 읽는다. 역사가 자신에게 맡겨준 역할이 무엇인지를 읽어 낸 사람이다'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대통령직이 탐이 나서가 아니라, 자기 차례가 되었기에, 그 골치 아픈 자리를 다른 사람이 맡아서 잘 해 주었으면 하고 바라는데, 맡을 사람이 없기에, 그 어느 누구도 나라의 가장 시급한 문제인 국민 통합의 문제를 외면하고, 이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사람이 없기에, 맡고 싶어하고, 맡겠다고 나서는 사람은 많지만, 잘 해낼 것이라는 믿음을 주는 사람이 없기에...

"결국은 내 차례인가?"라는 질문을 자신에게 던지고, 그리고 나선 사람. 그게 노짱이라는 생각. 그 인터뷰를 읽고 난 뒤의 첫 느낌이 "아! 이 사람이라면 믿을 만 하다"라는 확신이었습니다.

대통령이 되고 싶어 안달을 하는 사람들, '무엇을 위해서, 대통령이 되어서 해야할 그 무엇이 있기에 대통령이 된다'라는 것은 거의 대답하지 못하고, 자신이 잘나고 똑똑하니 대통령으로 뽑아달라는 말만을 외치는 사람들 중에, '이러 이러한 일을 해야 하니 저를 대통령으로 뽑아주셔야 합니다'라고 당당히 말 할 수 있는 사람이 하나 끼어 있는 것이 참 신선하고 보기 좋았습니다.

어차피 사람이 남을 평가할 때는 자신과 겹치는 면부터 먼저 이해를 하게 되지요. "'변호사라는 직업이 국회의원이나 대통령보다 훨씬 좋다. 하지만 이것이 나에게 맡겨진 역할이기에 한다'라는 것이 나에게 잘 와 닿는 이유에서 이 글을 쓰는 나도 비슷한 성향이 있어서가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 "이런 글을 쓸 시간이 있으면 통신 바둑에 들어가 바둑을 한 판 두는 것이 훨씬 재미있을텐데"라는 생각이 들거든요. 그러면서도 자판 앞에서 이런 글을 두드리고 있습니다.

역할... 때로는 자청해 맡고, 때로는 탐나서 맡고, 때로는 재미있을 것 같아서 맡지만... 때로는 떠밀려 맡고, 때로는 마지못해 맡고, 때로는 미안해서 맡고, 때로는 역사의 부름을 듣고 맡게 되고...

역할이라는 단어를 다시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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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위에서 일몽님이 언급하신 '유시민:노무현 후보의 인터뷰'는
행복한책읽기에서 나온 <노무현: 상식 혹은 희망>에 나오는 인터뷰입니다.(인용한 부분은 77-83쪽에 나옴)

저도 그 날 유시민씨와 노무현 후보와의 인터뷰에 진행자로 참석했었는데, 참으로 감동스러운 자리였지요.
세상에서 가장 매력적인 두 남자(유시민+노무현)와 마주앉아 있는 3시간이 그렇게 행복하더군요.
(이 날의 소감은 개마고원에서 나온 <유쾌한 정치반란, 노사모>의 맨마지막 꼭지에 제가 쓴 글에 나옵니다. 그러고보니, 이 책에는 일몽님 글도 나오는군요. ^^)

혹시 책을 못 읽으신 분을 위하여, 일몽님이 언급하신 부분의 인터뷰를 부분적으로 퍼올려고 했는데, 여기는 500자 밖에 못써서 안되겠네요. 노사모 게시판에 올려져 있습니다,
참조하셔요. ^^


행복한책읽기(2002-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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