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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harez의 생각하는 정치의 칼럼방
2002년 12월 19일, 우리는 승리할 것이다.
아주 긴 터널을 빠져 나온 기분이다.

노풍이 잦아든 이후에도 희망을 잃지 않았으나,
정몽준 바람이 한창 불고 2002대선이란 망망대해를 헤쳐가는 노무현이
너무나 안쓰러워 보였었기 때문이다.

국민경선 이전에 민주당 지지자들에게 왜 노무현인지를 설명하기는 너무나 쉬웠다.

왜냐하면 상대가 이인제였기 때문이다.

이인제가 구사하는 [호남 + 충청]의 구도는 인구 비례에서 필패의 구도였고,
경선불복이란 원죄는 결코 이회창에게서 도덕적 우위를 가져다 줄 수 없으며,
호남과 민주당이 이어온 민주화 운동의 정통으로 이인제를 내세우는 것은
너무나 상식에 어긋나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노무현은 동남풍을 일으킬 수 있는 히든 카드로 어필할 수 있었고,
영남 출신으로 DJ 깃발을 들고 3당합당에 반대하며 민주당을 지킨
역사와 정통을 강조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비록 노무현이 필승의 카드라는 설명이 완전하지는 않았지만,
상대인 이인제 후보가 필패의 카드라는 설명이 너무 쉬웠고,
여기에 노무현의 정치 이력에 대한 설명이
민주당의 전통 지지세력이라 할 수 있는 호남과 비판적 지식인 그룹을
묶어 세우면서 노무현의 경쟁력을 이해시킬 수 있었다.

물론 이러한 이론적 설명이 민주당 지지자들에게 온전히 먹혀들어가기까지는
아주 지난한 세월을 요구해야만 했다.

민주화 운동의 경험을 공유하는 비판적 지식인 그룹은
일찌감치 자신들의 리더로 노무현을 선택하였지만,
호남의 반응을 이끌어내는 데에는 아주 오랜 시간이 흘러야만 했다.

물론 비판적 지식인 내부의 패배주의도 극복하느라 힘들었던 것이 사실이다.

이것은 그렇게 노무현의 힘이 되어주기를 바랬던 개혁파 국회의원들이
노풍이 불기 이전까지 천정배 의원을 제외하고는
모두 거리를 두고 있었다는 사실에서 여실히 알 수 있다.

그러나 패배주의는 있을지언정 노무현은 비판적 지식인들을 대표하는
대권주자로 일찌감치 자리하고 있었다.

강준만이 출간한 "노무현과 국민사기극"이란 서적에서
정통 야당을 지지해 온 지식인들의 성향의 일단을 엿볼 수 있다.

인터넷이란 효율적 무기를 장악한 민주화운동 세대는
조중동이란 거대 언론의 카르텔에 맞서서
인터넷이란 매체를 통해 자신들의 후보를 만들어가기 시작했다.

결국 민주당의 지지 세력 중 비판적 지식인 그룹이 깃발을 들고 나서,
호남은 혹시 혹시 하다가 울산 경선을 계기로 바람을 일으키더니
결국은 광주에서 일을 내고야 말았던 것이다.

그러나 노풍이 잦아들고 월드컵과 함께 부상한 정몽준 앞에서는
어찌해볼 도리가 없는 체념에 휩싸일 수 밖에 없었다.

정몽준을 요구하는 국민의 목소리는
민주당의 역사와 정통과는 거리가 있던 목소리였기 때문이다.

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쥐 잘잡는 고양이가 좋은 고양이이듯이,
반창을 외치는 국민들 사이에서는 오로지 창을 잡을 후보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노무현을 외치던 명분인 동남풍은 지자체 선거와 보선에서 전혀 불지 않았고,
조직과 자금이 취약한 노무현은 기존 민주당 조직도 장악 못하는
아주 무기력한 모습을 보여주기만 하였다.

솔직히 개인적으로 어떻게 글을 써야 할지도 몰랐다.

정몽준을 미는 사람들의 심리가 정통과 명분과는 거리가 있으니
이것을 강조한다고 해서 넘어올 것 같지는 않았고,
그렇다고 동남풍에 기반을 둔 경쟁력은
이미 지자체 선거와 보궐선거를 통해 의미를 상실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김근태와 김민석은 평화개혁세력이란 새로운 논리를 내세우며
사실상 정몽준으로의 후보 단일화를 주장하고 나섰다.

우리가 경쟁력에서 밀리고 있을 때,
정몽준을 지지하는 이들은 명분마저 만들어 내고 있었던 것이다.

일부 동교동 세력은 노골적으로 노무현의 낙마를 주장하면서
후보단일화에 나서면서 노무현의 입지는 극히 흔들렸다.

노무현은 승부수를 던졌다.

한나라당은 노무현이 정몽준과 러브샷을 하는 것을 보면서 독배를 들이켰다고 비아냥거렸지만,
필생즉사 필사즉생의 각오로 노무현은 정몽준에게 모든 것을 양보하며 단일화 합의를 이끌었다.

그리고 승리했다.

이로써 노무현은 우리가 신뢰할 수 있는 정치인에서
정치 거목의 반열에 올라서게 되었다.

사실 단일화 합의를 바라보는 나의 마음은 너무나 불안했다.

김희선 의원이 눈물을 흘리고 한나라당이 독배를 마신다고 할 정도로
정몽준과 모든 것을 양보하며 합의한 단일화는 노무현에게는 완전한 배수진이었다.

그것은 모든 것을 걸고야 만 승부수였다.

만일 실패한다면 ... ...

오차범위 내에 승부까지 인정한다면 이것은 완전한 주사위 게임이었다.

모든 것을 양보하고 정몽준 측의 제안을 모두 받아들이고 나서
노무현은 아주 오랜만에 88년 청문회 때부터 같이 생활해왔던
가장 오래된 동지이자 참모 두 사람을 불러 함께 점심을 먹었다고 한다.

자기가 아니었으면 돈도 많이 벌고 골프도 치고 다녔을텐데 고생이 많았다는 말로 그들을 위로했다고 한다.

노무현은 마음 속으로 패배를 각오했던 것이다.

여론조사가 진행되던 일요일,
저녁 MBC뉴스는 각 언론사 조사결과를 종합보도하면서
5:2로 정몽준이 앞서는 여론조사가 나왔다는 보도를 내보내기 시작했다.

마음은 점점 불안해지고 초조했다.

나의 마음 속에 역사는 진보한다는 확신이 있지만,
지금 우리 나라가 지금의 역사가 노무현을 받아들일 것인지에 대해선
솔직하게 확신이 없었기 때문이다.

역사의 신이 있다면 노무현을 지켜주겠지!

5:2로 불리한 보도를 접하면서
주사위는 던질 때마다 새로운 확률로 시작됨을 상기하면서
가슴 졸이는 마음으로 결과를 기다릴 도리밖에 없었다.

만약 여기서 이긴다면 노무현은 대통령이 될 것이다.

왜냐하면 내가 믿는 신이
노무현과 함께 하고 있다는 확신을 얻을 수 있으리라 믿어서였다.

노무현은 한나라당이 비아냥거리고 주위 참모들이 만류하는 독배를
아무런 주저함이 없이 마셔버렸고 그리고 멋지게 부활하였다.

나는 이제 그의 승리를 확신한다.

합리주의에 기반한 인간 이성을 신뢰하고
누구보다 사회과학의 과학성을 신봉하는 사람이지만,
그에 못지 않게 역사의 진보와 발전을 믿고 있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이 노무현을 원하고 있다.

성공한 백범의 길이 이제 노무현 앞에 펼쳐져 있다.

정후보에게 양보하면 안된다고 울음보를 터뜨리는 참모 앞에서
노무현은 "현실에서 실패하는 김구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이 길밖에 없다”고 설득했다고 한다.

노무현의 머릿 속에는 성공한 김구의 길이 떠나지 않고 있었던 것이다.

이제 2002 대선 드라마는 절정을 지나 대단원을 향해 가고 있다.

2002년 12월 19일, 우리는 승리할 것이다.

500자 짧은 답변 달기

10 역사의신은노후보를지켜줄것입니다
황의만(2002-12-01)
9 왜 김구선생이 실패했다고, 하는지? 김구는 실패한 것이 아니다. 전세계를 대상으로 한반도 독립의 명분과 당위성을 각인 시겼다. 그런데도, 실패라함은 아마도 정치인으로서의 의미인 것 같은데, 그것은 실패가 아니라 과정 중에 불행히도 암살을 당한 것이다. 김구의 능력에 상관없이 일어난 일이다. 따라서 실패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것은 적절치않다. 케네디가 암살당했다고 실패한 대통령이라고 하는 이가 있는가? 만약 노후보가 김구와 같은 일을 당한다면, 그의 실패라고 규정할 것인가?
손영철(2002-12-01)
8
최대공약수를 피력하셨군요. 천당 지옥을 자유자재로 드나드는 노후보 오똑이라해도 과장은 아닐 것 같구요. 우리의 삶이 스스로 살아서 사는 게 아니라 살아져서 살듯이 죽음 또한 매일반.
정치라 어찌 다를소냐? 농부가 어찌 밭을 탓하랴. 열악한 환경을 가감없이 받아들이는 그는 긍정맨이었지요. 정치환경을 탓하지 않고 스스로 적응하는 승부수. 멋이란 이런게 아닌가 싶다. 남들처럼 말을 말로써 끝맺지 않고 손가락으로 말을 하는 그는 실사구시의 주인.
이인희(2002-12-01)
7 암하아레츠.....
정말 욕심나는 필명인데요... 그러나 제겐 너무 과분하기도 하죠.
amharez님 같은 좋은 글을 쓰시는 분이 당연히 차지해야 합니다.
암하아레츠... 머리속에 들어찬 " 교만의 먹물 " 을 게워내고 나서야 맑아지는 눈으로 보이는 내이웃과 나자신의 모습. 그것이 암하아레츠였음을 뒤늦게 깨달았던 겁니다.
제아무리 뛰어난 논리를 구사 하는 현란한 지식의 소유자라 해도, 자기 혼자만 열발짝 백발짝 뛰어나가는 지식인은 결국 "공리공론" 의 "관념론" 을 팔아먹고 사는 날품팔이일 뿐. 정말로 소중한 가치는 " 우리모두가 한발짝 앞으로 나갈수 있는 소망" 인것을.
암하아레츠들이 자신의 의지와 소망으로 "앞으로" 나감에 좌절하지 않도록 서로 용기를 나누어 갖는것 이야말로 역사를 움직이는 동력 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부디 암하아레츠가 앞으로만 나아갈 수 있다면....
"amharez" 님의 건필을 "아프로만" 은 계속 기대하겠습니다.
아프로만(2002-12-01)
6 이제 부터입니다...그동안 피땀흘려 지켜온 민주주의를 지켜내는건
우리들에 몫입니다
앞으로 19일......진실한 마음으로 내주위 사람들에게 우리민족의 장래를 이야기 합시다 ....이제 수구세력의 마지막을 우리들이 여기서 종지부를 찍어야 합니다
겸손하게...훗날 역사 앞에서 떳떳한 우리가 되도록 합시다
19일 ..우리모두 새로운 민족정기를 세우는날..함께 기쁨에 눈물을 흘립시다
강성원(2002-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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