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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준의 희망 나누기의 칼럼방
아들에게 띄우는 편지[1]
자랑스러운 나의 아들, 둘째야!

가을비가 다녀가더니 성큼 겨울이 왔다.
더위의 기승이 한풀 꺾인 것을 보고 ‘아, 가을이구나!’하고 좋아했던 것이 바로 엊그젠데 이리도 가을은 금시 지나가 버렸다.
가을이 짧은 것은 참으로 아쉬운 일이다.
하기야 세상사 다 그런 게 아니겠나.
좋은 일은 잠시요, 힘들고 궂은일은 노상 우리의 어깨를 짓누른다.

“집 떠나 있는 우리 아들, 추워서 어쩌나. 지난 번 올라갈 때, 겨울옷을 준비해가지 않았는데……”
“입맛이 떨어졌다 하던데 밥은 제대로 먹는지……”
안 그래도 걱정 많은 네 어머니는 자나 깨나 걱정보따리를 안고 산다.

‘아따, 그 놈이 어디 어린앤가? 추우면 겹쳐 입고, 배고프면 챙겨 먹겠지“

짐짓 지청구를 하지만, 아버지도 마음이 아리기는 매 일반이다.
그래, 네 어머니나 이 아버지가 보기에는 너는 아직도 어린애다.
키만 멀쑥 컸지 뭐 하나 제대로 챙길까 싶어 밤낮 조바심이다.

그래도 너는 이렇게 말하고 싶겠지?

“걱정 마십시오. 제 할일은 제가 다 알아서 합니다. 아버지 어머니는 그저 마음 푹 놓으십시오.”

하긴, 우리가 공연한 걱정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이게 부모의 마음인 걸 어쩌겠나.

아들아!
아버지는 겨울이 그다지 달갑지 않다.
그렇잖아도 힘겨운 세상살인데 어깨를 잔뜩 웅크리고 지내야 하는 겨울이 싫은 것이다.
이건 아마도 먹을 것, 입을 것이 넉넉지 않은 가난한 소시민들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생각이리라.

그런데 이번 겨울은 아무래도 세상이 온통 후끈 달아올라 미처 추위를 느낄 겨를이 없지 않겠나 싶다.
12월 19일―
그날의 대망(大望)을 꿈꾸는 사람들이 세상을 마구 휘젓고 다니면서 정국은 벌써 뜨거운데, 덩달아 춥고 배고픈 사람들조차 이 열기에 시달린다.

매번 속고 살아왔으면서도 사람들은 ‘이번에는…’하고 희망의 끈을 잡고 싶은가 보다.
딴은 이 아버지 마음도 마찬가지다.
이번에는… 그래, 이번에는 정말 뭔가 달라져야 할 텐데…….

때마침 우리 대한민국에는 국운 상승의 도도한 기운이 흐르고 있다.
아버지는 지난 월드컵대회와 남북이 하나 된 아시안게임에서 바로 그 국운 상승의 기운을 보았다.
이것은 한 국가의 운명에 있어서 결코 흔치 않은 기회다.

보아라, 이제 곧 남북의 끊겼던 철도와 도로가 이어지게 될 것이다.
그것은 곧 막혔던 혈맥을 뚫어 우리 한반도의 온 강토에 생기를 불어넣는 일이겠느니,
그 세찬 기운으로 우리 대한민국은 저 중국의 광활한 대지를 가로지르고 유럽대륙으로 뻗어나가 마침내 유라시아 시대의 주역으로 등장하게 될 것이니라.

그런데 이러한 우리의 앞길에는 적잖은 걸림돌이 놓여있다.
그 걸림돌이 우리 바깥에 있는 것이 아니고 바로 우리 내부에 깊숙이 도사리고 있다는데 더 큰 문제가 있다.

우선 남북이 하나 되기 이전에 반드시 극복해야 할 지역감정이라는 장벽이 그렇고,
가진 것을 잃을 가 봐 안절부절못하는 기득권 세력의 뻗댐도 그렇고,
걸핏하면 아무에게나 붉은 색깔을 덧칠하는 냉전옹호 세력들의 한심한 작태가 그렇다.

따라서 이번 12월의 대선도 바로 그 국운 상승의 걸림돌을 치우느냐, 그렇지 못하느냐의 선택이라는 관점으로 보아야 할 것이니라.
다시 말해, 지금까지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저질러졌던 모든 그릇된 일을 바로 잡느냐, 아니면 또 다시 그런 양 그렇게 살아가느냐를 판가름하는 일이다.
가진 자는 끊임없이 가진 것을 늘리고 못 가진 자는 늘 시름에 겨워야 하는 세상의 이 틀을 그대로 방치할 것인지,
그 일그러진 틀을 바로 잡을 것인지를 결정할 일이다.

아들아!
너는 이 아버지의 선택이 무엇인지를 이미 눈치 챘을 것이다.
그런데, 너는?
너는 아직도 너의 속마음을 보여주지 않구나.
혹 아버지의 선택을 묵시적으로 동의하는 건지…?

아버지가 너희만 했을 땐, 젊은 열기 하나만으로도 그저 심장이 마구 뛰었느니라.
그 때는 누구나 다 가진 것이 없고 힘이 부치던 시절,
천둥벌거숭이 군인들이 세상을 제 마음대로 농단하던, 그래서 눈앞이 캄캄하던 시절이었다.
그래도 우리는 우리의 젊음으로 세상을 뒤집어 버릴 수 있다고 믿었다.

그런데, 오늘은?
오늘의 젊은이들은 무엇을 생각하고 무엇을 꿈꾸는지?

우리 어른들이 세상을 제대로 바로 꾸려나갔다면 너희들더러
“얘들아, 너희는 아무 걱정 말고 그저 공부나 열심히 하여라. 그리고 너희의 청춘을 마음껏 엔조이 하라” 이렇게 말할 수 있으련만,
세상은 여전히 그렇게 한가롭지만은 않으니 그것이 슬프다.

아들아, 듣거라.
이것은 비단 내 아들인 너에게만 하는 당부가 아니고 너의 친구들, 이 땅의 모든 젊은 지성들에게 하는 말이다.
세상을 부끄럽게 살아 온 아비 세대가 내일의 희망인 자식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말이라고 생각해 주렴.

부디 오는 12월의 선택을 두고 깊은 고민을 했으면 한다.
강 건너 불구경이 아닐진대 오불관언(吾不關焉)하지 말거라.
들리는 말로는 젊은이들이 선거에 별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고 하더라만, 앞으로의 세상은 너희의 세상이 아니냐.
너희가 기 펴고 온 세상으로 마음껏 뻗어나갈 그 좋은 세상의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바로 이번 대선이다.

혹, 하루 노는 날 쯤으로 가벼이 보고 어디 놀러갈 궁리나 하지는 않겠지?
그러기에는 이번 선거가 지니고 있는 의미가 너무 크다.
너희들 세상을 너희가 만든다는 생각으로 선거에 임했으면 한다.
그리고 신중한 선택을, 결코 후회하지 않을 선택을 하기 바란다.

이 편지, 친구들이랑 돌려보지 않을래?
그만큼 아버지의 간절한 마음을 담았다.

그럼, 할말은 많다만 이만 쓰겠다. 방학으로 집에 오기 전에 한 두어 번 편지 더 보내마.
건강하거라, 내 아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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